[FETV=이가람 기자] CJ그룹 상장사들의 주가가 올해 들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증가와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대표적인 포스트코로나 수혜주로 꼽혀 투자심리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그룹의 지주회사인 CJ의 주가는 현재 주당 10만6500원이다. 올 들어 15%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2조2000억원에서 3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CJ제일제당은 전날과 비교해 4000원(-0.88%) 내린 주당 44만9500원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여전히 연초 가격을 17% 가까이 웃돌고 있다. 이날 주가가 하락 조정된 CJ프레시웨이(-1.54%)와 CJCGV(-2.58%)도 연초 대비 각각 85.98%와 15.27% 상승했다.
CJ대한통운은 전장 대비 2000원(+1.14%) 오른 주당 17만7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택배 단가 인상 가능성에 우체국이 택배사업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체국의 지난해 택배 처리량은 2억5000만개다. 이 가운데 1억5000만개를 CJ대한통운이 흡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CJENM은 전장과 비교해 9500원(+5.43%) 치솟은 주당 18만4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갈아엎었다. CJENM이 올해부터 3년 동안 티빙에 4000억원을 투자해 콘텐츠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티빙의 유료 가입자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성장성과 수익성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21일에 진행한 공모채 수요예측에서도 모집액(1500억원)의 4배가 넘는 6500억원이 몰렸다.
콘텐츠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에게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스튜디오드래곤은 전일보다 1500원(+1.54%) 오른 9만8700원을 나타냈다. 연초보다 주가가 내려간 곳은 CJ씨푸드(-1.06%)가 유일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CJ그룹 상장사의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달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안 시행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개편안은 현행 5단계 분류 체계를 4단계로 간소화하고 사적 모임 인원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전 국민의 절반이 백신을 접종한 미국의 경우 식당, 영화관, 쇼핑몰 등 이용률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미국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국내 백신 접종 속도도 예상보다 빠르다. 등교 및 출근 정상화로 단체 급식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CJ프레시웨이와 관람석을 채울 수 있게 될 CJCGV의 실적 증대가 이뤄질 전망이다.
주요 계열사인 CJ올리브영이 기업공개(IPO)에 나설 계획인 점도 긍정적이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 1조8739억원을 시현했다. 헬스앤뷰티스토어들이 줄줄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가장 많은 전국 매장수(1259개)를 보유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의 증권시장 입성 시기는 내년으로, 상장 전 지분 매각을 통해 평가받은 기업 가치는 1조 836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CJ올리브영이 이경후 CJENM 부사장과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CJ지주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자금줄 역할을 해 경영권 승계 핵심 키워드가 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CJ그룹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체인 측면에서 봤을 때 성장 단계에 있는 지주회사”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정리되면 그동안 부진했던 자회사들의 반등이 가능해져 지주회사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이 CJ의 목표주가를 올린 것은 지난 2019년 9월 이후 약 20개월 만이다. 이외에도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SK증권 등이 CJ그룹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올려 잡으면서 목표가 평균치도 기존 11만원대에서 12만3000원대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