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식 넷마블 대표. [사진=넷마블]](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624/art_16238885899213_f3bb58.jpg)
[FETV=김창수 기자] 넷마블이 올해 상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제2의 나라(Cross Worlds)’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제2의 나라는 넷마블의 이전 흥행작인 ‘리니지2 레볼루션’을 개발한 자회사 넷마블네오가 3년여에 걸쳐 개발한 대작이다. 일본 스튜디오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이 원작인 콘솔 게임 ‘니노쿠니’ 지적재산권(IP)을 활용, 모바일 게임으로 녹여냈다. 섬세한 원화와 거장 히사이시 조가 참여한 BGM 등으로 론칭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한국·일본·대만·홍콩·마카오 등 아시아 5개국에서 시차를 두고 출시한 제2의 나라는 앱마켓 매출 순위에서 수위를 다투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본 유저들도 부드러운 카툰랜더링 그래픽, 스토리 전개 등 게임성에 후한 점수를 주며 ‘플레이 인증’을 올리는 등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도 일(日)매출에 대한 설왕설래가 오가며 제2의 나라를 넷마블의 체질을 바꿔놓을 ‘게임 체인저’로 보는 분위기다.
한편 넷마블은 제2의 나라 이후 이어질 신작 론칭 효과를 더해 1분기의 부진을 완전히 씻어내겠다는 각오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넷마블의 매출 규모를 전년대비 상승한 약 2.6조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아울러 제2의 나라 흥행 돌풍을 타고 개발 자회사 넷마블네오의 IPO(기업공개) 행보에도 가속도가 붙은 가운데 넷마블 측은 “성과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론칭 전부터 화제 불러모은 '제2의 나라', 5개국 출시 후 ‘1위’ 등극= 제2의 나라는 넷마블이 자회사 넷마블네오를 통해 지난 2018년부터 3년여에 걸쳐 준비한 대작 게임이다. 넷마블네오는 2016년 출시작 ‘리니지2 레볼루션’을 통해 넷마블을 명실상부한 모바일 게임 강자로 탈바꿈시킨 주역이다.
제2의 나라는 레벨파이브와 스튜디오 지브리가 협력한 판타지 RPG ‘니노쿠니’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원작의 세계관을 새롭게 구성, 카툰 렌더링 방식의 3D 그래픽을 기반으로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제2의 나라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OST의 거장 히사이시 조의 음원이 사용됐다. 넷마블은 히사이시 조를 게임 광고모델로도 기용해 눈길을 끌었다. 넷마블은 히사이시 조 지휘에 맞춰 ‘제2의 나라’ 테마곡을 연주하는 도쿄 필하모니 교향악단의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일본 IP의 활용이 이번이 첫 사례는 아니다. 지난 2019년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과 만화 기반의 ‘일곱개의대죄’를 출시한 바 있다. 당시 애니메이션보다 더 애니메이션 같은 게임, 원작을 넘어선 이른바 ‘원작초월’ 콘텐츠라는 마니아들의 평가를 받았다. 이후 일곱개의대죄는 세계 시장에서 넷마블의 주력 매출원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넷마블은 이달 8일 대만, 홍콩, 마카오를 시작으로 10일 한국와 일본에 순차적으로 '제2의 나라'를 출시했다. 대만과 홍콩, 한국에서는 출시 당일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마카오와 일본에서도 매출 수위권을 오르 내리는 등 화제의 중심에 섰다.
!['제2의 나라' 플레이 화면 스크린샷. [사진=넷마블]](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624/art_16238886258459_553c31.jpg)
'제2의 나라'를 플레이하는 유저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게임 공식 카페, 직장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다”, “처음으로 현질(게임 아이템 유료 결제)했다” 등 '제2의 나라'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넷마블 측은 '제2의나라' 흥행에 대해 “지브리 감성을 담은 그래픽이 이용자들의 시선을 끌었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제2의나라 그래픽에 대한 호평이 많은 것을 목격할 수 있다.
회사 측은 또 “일반적인 콘텐츠 튜토리얼(초보자 지침)에도 게임 세계관을 녹여내서 스토리라인을 갖췄다”며 “이 때문에 RPG(역할수행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들이 접근하기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12세 이용가 게임이기도 한 제2의 나라를 대중성을 염두에 두고 개발했다는 얘기다.
제2의 나라를 통한 넷마블의 ‘돌풍’에 관련 업계도 들썩이고 있다. 게임업계에서 통상 비밀에 부쳐지지만 ‘공공연한 비밀’로도 통하는 일(日)매출에 대한 평가가 그것이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의 경우 '제2의 나라'를 통해 올리는 하루 매출이 8억8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아울러 올해 넷마블이 '제2의 나라'를 앞세워 연간 1810억원 상당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김 연구원은 내다봤다.
◆ 신작 효과 노리는 넷마블…연매출 2.7조원 ‘정조준’=넷마블은 올해 '제2의 나라' 이후에도 굵직한 신작들을 대거 쏟아낼 예정이어서 기대를 더하고 있다. 넷마블은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마블 퓨처 레볼루션’,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BTS드림’, ‘머지 쿠야 아일랜드’ 등 4종의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새로운 게임 론칭을 통한 ‘신작 효과’가 이어지며 실적도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넷마블은 올해 1분기 매출 5704억원, 영업이익 54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7%, 165.7% 증가했다. 하지만 전분기 실적 기준으로는 각각 8.6%, 34.3% 감소한 실적이다. 특히 1분기에는 이렇다 할 신작이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넷마블은 올해 하반기 이후로는 확연한 성장세가 감지된다. 메리츠증권은 넷마블이 올해 매출액 약 2.7조원, 영업이익은 324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더불어 2022년에는 영업이익이 4600억원대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차후 출시작들도 중요하지만 넷마블의 올해 성적은 역시 제2의 나라의 성패에 달려있다는 분석에 의견이 모아진다.
![넷마블 신사옥 '지타워'. [사진=넷마블]](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624/art_16238886553994_2f0952.jpg)
◆ ‘알짜’ 자회사, 넷마블네오 기업공개는 언제쯤?= 제2의 나라가 ‘대박’ 조짐을 보이면서 개발사인 넷마블네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2의 나라가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을 기록 중인 가운데 그간 넷마블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온 넷마블네오가 상장하게 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넷마블네오는 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상장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지난해 넷마블네오의 매출은 881억원, 영업이익은 432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각각 16.7%, 21.6%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 제2의 나라가 출시되면서 흥행에 따라 기업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지난 4월 14일 열린 제2의 나라 간담회에서 “(넷마블네오는) 현재 주관사 선정은 완료된 상황이지만 향후 일정은 변수가 많아 확정하기 어렵다”면서 “제2의 나라 성공 여부가 상장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 상반기 게임 출시 이후 좋은 성과가 있으면 그에 따른 일정대로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넷마블 측의 이러한 입장은 현재도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 관계자는 “제2의 나라의 이후 성과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며 간담회 당시 권 대표가 밝힌 입장과 다른 점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