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윤섭 기자] 신세계와 네이버 컨소시엄이 이베이코리아 우선인수협상자로 선정되면서 단숨에 네이버의 뒤를 잇는 2위 이커머스 업체로 올라섰다. 네이버와 합치면 거래액 기준 5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연합이 탄생하게 된다. 이베이 인수전에서 패배한 롯데가 지속적으로 M&A에 나선다고 밝혔고 쿠팡과 11번가 등 경쟁상대들고 공격경영을 예고한 가운데 이베이를 품은 신세계그룹이 이커머스 시장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신세계-네이버, 이베이코리아 인수우선협상자 선정=이베이 본사는 16일 이사회를 열고 신세계그룹을 이베이코리아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미국 이베이 본사가 보유한 이베이코리아 지분 100%로 거래 금액은 약 4조원으로 알려졌다. 이중 신세계가 80%, 네이버가 약 20% 가량의 금액을 담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단독 응찰한 롯데는 이보다 5000억원가량 낮은 약 3조원 초반 입찰가를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작업은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맡았다. 앞서 진행된 본입찰에는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이 참여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 등은 최종 입찰에는 불참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신세계그룹은 단숨에 이버에 이어 국내 이커머스 2위로 도약하게 된다.기존 SSG닷컴 3조9000억원과 이베이코리아 20조원을 더해 거래액 기준 24조원 규모의 이커머스 기업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네이버까지 합치면 거래액 50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이커머스 연합이 탄생하게 된다.
이베이코리아는 네이버·쿠팡에 이어 국내 이커머스 3위, 오픈 마켓으로는 1위 업체다. 시장점유율 12%를 차지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새주인이 누구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이커머스 시장의 패권이 달린 상황이다. 지난해 국내 주요 이커머스업체 거래액은 ▲네이버(27조원) ▲쿠팡(22조원) ▲이베이코리아(20조원) ▲11번가(10조원) ▲위메프(7조원) ▲티몬(5조원) ▲카카오(4조6000억원) ▲SSG닷컴(3조9000억원) 등으로 추정된다.
신세계그룹이 4조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을 이베이코리아에 투자한 것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신세계그룹이 단숨에 선두권으로 올라가기 위한 승부수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등장한 이후 롯데와 신세계그룹이 강력한 후보자로 떠오른 이유다. 또 올 3월 쿠팡이 미국 증시에 약 100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으며 상장한점도 신세계그룹에게는 강력한 인수의지를 갖게 했다.
◆ 신세계그룹 올해 광폭 행보...야구단,W컨셉이어 이베이까지=올해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의 광폭행보아래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1월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1352억원에 인수한데 이어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 계약을 맺었다.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도 양사간 지분 동맹의 연장선상이다.
지난달에는 자사 온라인 쇼핑몰인 SSG닷컴을 통해 패션 플랫폼 W컨셉을 품었다. 이번에는 마침내 4조원에 달하는 이베이 인수까지 성공해냈다. 신세계가 역대 단행한 인수합병(M&A) 거래 중 최대 규모다. 여기에 배달앱 요기요 인수전에도 참여한 상황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계기로 물류, 배송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SSG닷컴을 통해 실험해온 자동 물류화와 풀필먼트 사업을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마트의 구매력을 바탕으로 이베이코리아의 사업을 오픈마켓에서 직매입까지 확대하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네이버, 이베이코리아의 결제 시스템 및 멤버십을 신세계그룹 회원제와 연결해 시너지도 낼 수 있다.
또 이번 인수로 SSG닷컴의 상장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SG닷컴은 2018년 10월 해외 투자운용사 어피니티 에쿼티파트너스, 비알브이 캐피탈 매니지먼트로부터 1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확정했는데, 당시 5년 내 거래액 10조원 달성 및 상장 약정을 둔 것으로 알려져있다.
◆ 롯데그룹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서 고배..."계속 M&A검토할 것"=이베이 인수전에서 밀린 롯데그룹은 인수전 전략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계속해서 M&A를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검토 결과 당초 기대보다 당사와의 시너지가 크지 않고, 인수 이후 추가 투자 및 시장 경쟁 비용도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보수적 관점에서 인수 적정 금액을 산정했다”며 “아쉽지만 e커머스 시장에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가치 창출 방안을 지속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M&A를 비롯한 외부와의 협업 등도 계속해서 검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 인수전에 다시 등장할지 주목된다. 롯데그룹은 요기요 인수 시 롯데GRS, 롯데쇼핑 등 여러 계열사와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상황에서도 지나친 몸값 대비 이점이 적다는 이유로 예비입찰에 불참했다. 그러나 이번에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실패하면서 다시 요기요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요기요 인수전 초반 업계에서 롯데그룹이 원매자로 거론됐던 것은 롯데그룹이 요기요 인수 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었다. 롯데그룹이 요기요를 인수하면 외식사업을 영위하는 롯데GRS, 세븐일레븐·롯데마트·슈퍼 등 오프라인 매장, 이커머스 ‘롯데온’까지 ‘퀵커머스(Quick-Commerce)’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 쿠팡,네이버,11번가 공격투자 지속…주도권 경쟁 본격화=기존 경쟁업체들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다. 우선 올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티몬은 모바일 플랫폼 '피키캐스트' 운영업체인 아트리즈를 인수하면서 장윤석 아트리즈 대표를 공동 대표로 선임했다. 지난달 선임된 전인천 대표와 함께 티몬의 상장작업을 이끌 적임자로 발탁된 것이다.
티몬은 장 공동대표 선임을 기점으로 아트리즈의 경쟁력과 크리에이터 접점을 티몬에 접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티몬의 경쟁력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15일부터 출근한 장 공동대표는 전인천 현 티몬대표와 함께 공동경영 체제를 구축한다. 업계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전 공동대표가 티몬의 IPO(기업공개) 와 IR(투자자 홍보) 활동 등에 전념하고, 장 대표는 라이브커머스 등 커머스 사업을 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 이진원 전 대표와 유한익 전 의장이 모두 회사를 떠나면서 상장작업에 차질이 생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티몬은 신임 대표와 함께 상장레이스를 완주하겠다는 의지다. 티몬 관계자는 "지속적인 체질 개선으로 3년 연속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큰 폭으로 줄이는데 성공했다"며 "올해는 핵심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등으로 더욱 개선된 실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일찌감치 발을 뺀 11번가도 자체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업계는 SK텔레콤이 이베이코리아 인수 이후 11번가와 시너지에 대해 부족하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11번가와 이베이코리아를 합쳐서 오픈마켓 ‘1위’라는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시너지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5조 원에 달하는 가격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평가다.
대신 당분간 독자노선으로 국내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11번가의 시장 점유율은 이베이코리아에 이어 4위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만 한다면 충분히 BIG3에 안착할 수 있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은 11번가를 글로벌 유통허브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아마존과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여기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조만간 미국 출장에 오르는 것도 아마존과 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행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는 23년으로 예상되는 상장작업도 착실히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11번가는 2018년 SK플래닛에서 분사할 당시 나일홀딩스(H&Q코리아·국민연금·새마을금고)에 18.2%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500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나일홀딩스와 약정에는 5년 내 기업 공개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이 시점이 2023년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3월 SK텔레콤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상호 11번가 사장은 "성공적인 IPO 추진을 위한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며 "특히 아마존 직구 서비스에서는 언어·결제·배송·CS 등 네 가지 영역에서 고객들이 아마존 상품을 가장 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이겠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11번가는 오는 7월로 예정된 아마존과 협업을 앞두고 내부에 글로벌 제휴 운영 조직을 꾸리고 관련 인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