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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디지털 손보사 '삼국지'를 보는 두 가지 시선

"카카오손보, '시장 확대' 기여"…장기간 지켜봐야 한단 시선도

 

[FETV=서윤화 기자] 카카오손해보험(가칭)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보험업 영위 예비 허가를 받으면서 첫 관문을 통과했다. 이에 카카오손보가 기존의 캐롯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등 디지털 손해보험사들과의 삼국지 국면을 조성해 시장 규모를 키울 것이라는 시선과 출범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두 가지 시선이 나오고 있다.

 

10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열린 정례회의에서 카카오손보가 자본금, 사업계획 타당성, 건전 경영 요건 등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하며 예비 허가를 내줬다. 카카오손보의 자본금은 1000억원이며, 출자자는 카카오페이(60%)와 카카오(40%)다. 카카오손보는 통신판매 전문 보험회사(디지털 보험사) 방식으로 운영된다.

 

카카오손보는 사업계획서에서 소비자가 참여하는 'DIY(Do It Yourself) 보험', 플랫폼 연계 보험 등의 상품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인과 함께 가입하는 '동호회·휴대전화 파손 보험', '카카오 키즈 연계 어린이보험', '카카오 모빌리티 연계 택시 안심·바이크·대리기사 보험' 등의 상품을 제안했다. 특히 자사의 강점으로 '카카오톡·카카오페이를 통한 간편 가입', '플랫폼을 통한 간편 청구',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속한 보험금 지급 심사' 등을 꼽았다.

 

보험업계에서도 카카오손보가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 오랜 시간 쌓아온 데이터를 통해 공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가입자 수는 지난 4월 기준 3600만명을 넘겼고, 지난해 3월에 출시된 카카오페이증권의 계좌도 400만개를 돌파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카카오손보가 보험업계의 ‘메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디지털손보사 한 관계자는 "디지털 손해보험사에 대한 고객들의 인지도가 아직 높지 않기 때문에 카카오페이처럼 익숙한 플랫폼이 있다는 것은 아주 큰 장점이며 시장에서도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경쟁에서 위기를 느끼는 부분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카카오손보가 출범하더라도 업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며 '디지털 손보사 삼국지' 국면이 쉽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카카오손보의 성과가 시장 규모를 얼마나 확장할 것인지는 장기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기존의 디지털 보험사처럼 소액단기상품 판매에 주력할 경우, 차별점이 없기 때문에 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2019년 디지털 손보사로 첫 출범한 캐롯손해보험은 당해 9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381억원의 적자를 봤다. 디지털 손보사로의 전환을 선언한 하나손해보험의 실적도 아직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보험사들도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데 새로 진입하는 카카오손보가 새 상품을 만들어 출시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손보업계 관계자도 "카카오손보의 출범이 기대 되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 구체적인 방향성에 대해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며 "소액단기보험만으로는 성과를 기대할 수 없기에 지켜봐야 한다"고 우려 섞인 목소리를 전했다.

 

카카오손보는 연내 본허가를 목표로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예비 허가를 받은 카카오손보는 6개월 이내에 허가 요건인 자본금 출자, 인력 채용·물적 설비 구축 등을 이행한 후 금융위에 본허가 신청을 해야 한다.

 

플랫폼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의 손보업계 진출에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면서도 성과를 내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나오는 만큼, 카카오손보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