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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홍콩,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현지 정치·경제 불안정에 1분기 부실채권 251억원 기록
4월 '아시아심사센터' 설립...'글로벌 허브' 디딤돌 될까

 

[FETV=권지현 기자] 국민은행이 홍콩심사유닛(Unit)을 '아시아심사센터'로 확대 개편한 이후 '홍콩'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월 설립된 국민은행 '아시아심사센터'는 미주, 유럽을 제외한 글로벌 전역의 여신 심사를 맡는다. 기존 홍콩, 중국 대출 담당에서 동남아시아, 인도, 오세아니아에까지 확대된 셈이다. 해외 현지에서 현장 중심의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심사센터 전결권을 신설했다. 국민은행은 향후 미주, 유럽까지 포함하는 것이 목표다. 아시아심사센터가 국민은행의 '글로벌 금융허브' 구축의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눈길을 끄는 것은 국민은행의 아시아심사센터 추진 시점이다. 홍콩은 전통적으로 낮은 세율,최소한의 규제, 금융친화적 사업 환경 등으로 아시아 금융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와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등으로 정치·경제적 불안정성이 커졌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 긴장 고조까지 더해져 금융허브로서의 영향력이 축소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지난해 홍콩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1%로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으며, 실업률은 작년 4분기 7%로 1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높아진 정치·경제적 불안정성은 국민은행 홍콩지점의 실적 악화로 연결됐다. 올해 1분기(1~3월) 홍콩지점은 고정이하여신은 251억원을 기록했다. 부실채권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채권을 말한다. 대출자산은 건전성 정도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분류되는데 이 중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처럼 고정이하여신에 해당하는 채권이 부실채권이다. 이 채권액의 금액이 커질수록 은행의 부실 위험이 커져 건전성은 악화된다.

 

국민은행 홍콩지역의 올 1분기 부실채권은 3개월 전(113억원)보다 122.1%(138억원) 급증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경제 상황을 맞은 미국 뉴욕지점(82억원) 고정이하여신액의 3배에 달한다. 작년 9월 말까지만 해도 홍콩지점의 부실 대출액은 '0억원'이었다. 

 

이 때문에 국민은행의 홍콩시장 확대 전략이 모습이 주목받고 있다. 홍콩이 코로나19 사태에서 점차 안정화되고 경제활동도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불안정한 정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금융사들이 홍콩에 투자하기를 머뭇거리거나 이미 뿌린 투자를 유지, 거두는데 급급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은행의 이 같은 결정은 현재의 불확실성보다 장래의 회복 및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회복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홍콩의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는 전년 동기(-9.1%)보다 7.8% 증가해 2010년 1분기(7.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1분기 기저효과로 인한 영향이 크지만 홍콩 GDP가 반등세로 돌아선 것은 2019년 3분기 이후 7분기 만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홍콩의 경제성장률은 3.5~5.5%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예상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8%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전반적으로 홍콩의 상황이 완전한 회복기에 들어섰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향후 흐름을 지켜보면서 아시아심사센터가 글로벌 허브의 주요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