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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무신사 창업주 조만호, "회사와 나를 분리해야 할 필요성 느껴...결자해지하겠다"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 공개
임직원에 1000억 규모 주식 지급

 

[FETV=김윤섭 기자] 무신사기 창업자인 조만호(38)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히며 3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전문을 4일 홈페이지 뉴스룸을 통해 공개했다.

조 대표는 워드파일 8장 분량의 이메일에서  최근 ‘남혐’ 논란과 관련된 심정과 사퇴 결심 배경, 향후 계획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먼저 전날 알려진 대로 쿠폰 발행 남녀 차별과 이벤트 이미지 '남성 혐오 논란'을 사퇴 이유로 언급했다.

 

올해 3월 무신사는 여성 회원을 대상으로 쿠폰을 발행했는데 남성 상품에도 해당 쿠폰을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습니다.

 

또 무신사의 이벤트 홍보 이미지에 최근 온라인상에서 남성 혐오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집게 손' 모양이 그려져 반발이 일기도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해당 손 모양이 한국 남성을 비하할 때 쓰는 동작이라는 주장이다.

 

조 대표는 3월 쿠폰 논란이 일었을 당시 이미 회사에 사의를 표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이번 일을 겪으며 한국에서 브랜드 패션 유통을 대표하는 지금의 무신사에는 제 개인의 직관에 의존한, 자칫 성급한 추진력보다 앞으로 더 큰 성장과 발전으로 전문화한 팀의 시스템이 더 필요하고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지난 수년간 매일 하루 10번 이상 포털사이트에서 '무신사'를 검색해 거의 모든 외부 반응을 살피고 '명예 QA(제품 검수) 요원'으로 불릴 정도로 하루 100번 넘게 무신사에 접속해 서비스 전체를 모니터링해왔다"면서 그런 자신에게 이번 일이 회복이 어려워 보이는 큰 상처를 남겼다고 토로했다.

그는 "어느 시점부터 무신사에 동기화돼 '무아일체'됐던 것 같다"면서 "만약 같은 상처를 다시 입게 된다면 무신사 대표이기 이전에 한 명의 자연인으로서 온전히 삶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 같다는 무거운 생각까지 들었다"고 적었다.

이어 "무신사와 자신을 분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대표직에서 내려오는 것이 하나의 방법일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무신사의 창업부터 지금까지 성장 과정을 돌아보며 "백화점과 대기업 위주였던 패션 유통산업구조에서 중소 규모 브랜드들이 큰 영역을 차지할 수 있도록 도와 더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데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그간 무신사가 중소 브랜드들이 더 많은 국내 고객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면 이제 해외고객에게도 우리 입점 브랜드를 소개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준비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앞으로의 20년은 한국 브랜드가 해외 고객들에게도 사랑받을 수 있게 하는데 쓰겠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전날 조 대표가 사임 의사를 밝힌 데 따라 새 대표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무신사는 2001년 조 대표가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커뮤니티를 개설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길거리 패션을 소개하는 무신사 매거진을 발행했고, 2009년에는 무신사 스토어로 성장했다. 2013년 100억원에 불과했던 무신사 거래액은 7년 만인 지난해 1조 2000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