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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Pick]"주가도 수출도 高高高"...삼성전자, '이재용·반도체' 쌍축포 희망가

고개 드는 이재용 사면 가능성, 삼성전자는 한달 만에 8만2000원 회복
5월 반도체 수출, 3년 만에 100억 달러 돌파…DS부문, 2Q 영업이익 ↑
하반기도 메모리 수요 기대…서버·PC·모바일 D램 모두 가격 협상력 우위

[FETV=김현호 기자] "주가도 수출도 高高高"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했다. 한 달여 만에 8만2000원에 복귀하면서 그동안 울상을 지었던 개인투자자의 얼굴에도 모처럼 환한 웃음 꽃이 피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가능성을 언급하자 시장에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데 발맞춰 주가도 덩달아 우상향 곡선을 그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주가 회복이 지속하려면 결국 실적 회복이 핵심 열쇠라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삼성전자 실적 성패를 판가름하는 반도체 사업이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이는 한때 반도체 실적이 부진하자 삼성전자 주가도 덩달아 곤두박질치며 ‘8만전자’가 맥없이 붕괴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두고 긍정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전방산업의 높은 수요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재용 사면론 사회적 분위기 모락모락...삼성전자 주가 우상향=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일, 전날보다 2000원 오른 8만2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기준, 8만2000원대 이상을 기록한 건 지난달 5월10일(8만3200원) 이후 한 달여 만이며 주가 상승률은 지난 2월25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13일, ‘8만전자’가 붕괴됐지만 주가가 회복하기 시작하면서 500만 ‘개미’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당일 주가가 크게 오른 이유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방미 당시 삼성 등 4대 그룹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자 지난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그룹 대표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이 부회장의 사면에 대해 “고충을 잘 이해한다”며 “국민이 공감하는 부분도 많다”고 말했다.

 

이번 언급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경제 5단체장이 건의한 것을 고려해 달라"는 질의의 답변으로 이 부회장의 사면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앞서 청와대는 사면에 “검토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지난달 10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을 열었던 문 대통령은 “국민 의견을 들어 판단하겠다”며 입장을 선회하기도 했다.

 

삼성 측은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재계에서는 광복절 특사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현충일 특사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특사’로 언급되는 가장 근접한 시점이 광복절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가석방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지만 실제 이뤄지더라도 해외출장시 정부의 허가가 요구되는 등 경영활동에 제약되는 부문이 있어 현실성이 떨어져 보인다.

 

◆“반도체 수요 커졌다”…삼성 반도체, 2분기 수혜 예고=이재용 부회장이 실제 가석방이 되더라도 당초 증권가에서 예측했던 ‘10만전자’가 되기 위해서는 결국 실적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1분기에는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의 부진이 반영되면서 주가가 크게 흔들렸지만 반도체 수요가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실적 회복은 2분기부터 반영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반도체는 5월, 2018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00억 달러 넘게 수출됐다. 그동안 반도체 수출은 미중 무역분쟁 여파 속 반도체 수요가 감소했고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메모리 공급 증가량)의 예상 하회로 역성장을 반복했다. 하지만 노트북과 서버 등의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강세가 이어지면서 11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PC용 D램(DDR4 8G) 고정가격은 1분기 3.00달러에서 지난 4~5월에는 26.6% 오른 3.80달러를 기록했다. 또 올해 3월까지 4.20달러를 나타냈던 낸드 플래시는 지난달 4.56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는 5G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어난 가운데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투자 확대와 언택트(비대면) 수요가 지속된 영향이 컸다. 또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품귀 현상도 가격 상승을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는 “최근 반도체 장비 수입은 2017~2018 년 슈퍼 사이클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반도체 장비의 수입이 6개월 가량 반도체 수출을 선행하는 경향을 볼 때 이후에도 반도체 수출의 호조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당시 삼성전자는 2년 연속 5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해 역대 최대 호황을 맞았었다.

 

반도체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격도 오르면서 삼성전자는 2분기 호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1분기 실적을 견인했던 모바일(IM) 사업부는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으로 영업이익 하락이 예상되지만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에서는 D램과 낸드의 평균판매가격(ASP) 상승과 오스틴 라인의 회복에 따라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 하반기에도 “반도체 가격 오른다”에 한표=하반기에도 D램을 중심으로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트 업체들의 높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공급사의 재고 수준이 낮은 상태라 가격 상승을 이끌 수 있는 요인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인도발(發) 코로나19 확산세로 모바일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이는 ‘기우’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서버와 PC용 D램은 3분기, 전분기 대비 3~8%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수요가 확대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공급사들의 재고 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세트 업체들 입장에선 완성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도체 공급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메모리 가격은 공급사들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부장연구원은 “생산업체들의 재고가 감소하기 시작한 건 출하량이 생산량보다 많은 구간으로 진입했다는 의미”라며 “신규 생산 캐파(CAPA : 생산능력) 증가가 없는 상태에서 생산업체들의 재고는 빠르게 감소할 전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생산업체들의 생산량과 재고량이 제한적인 상태에서 D램 가격 상승 폭은 시장 예상을 크게 상회할 가능성 높다”고 전했다.

 

최근 인도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급격히 악화되자 모바일 D램 시장의 위기론이 거론되고 있다. 인도 시장은 중국 기업의 영향력이 큰 곳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 시장 점유율 가운데 2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1위부터 5위까지 샤오미, 비보 등 모두 중국 기업이 차지했다. 확진자가 급등하면서 중국 기업의 출하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돼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모바일 D램도 재고 확보를 위해 전방산업이 발 빠르게 대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모바일 전방 시장과 관련해 부정적인 뉴스에도 불구하고 선두업체들은 안정적 메모리 재고 확보를 위해 전향적인 판가 협상에 임하는 분위기”라며 “3분기 모바일 D램은 20%대 중반의 높은 판가 인상을 용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