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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Why] 현대모비스, 실적 전망은 좋은데 주가는 왜?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실적 상향 예고됐는데...주가는 ‘지지부진’
목표주가 일제히 ‘뚝뚝’…반도체 부족에 부품사 손실 우려 커진 듯
주가 회복의 ‘키’는 전동화…“하반기부터 현대차·기아 판매량 오를 것”

[FETV=김현호 기자] "실적 전망은 좋은데 주가는 왜?"

 

현대모비스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안정적인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지만 영업이익은 높은 성장세가 유력한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 기대와는 다르게 주가는 여전히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별한 해법도 없다. 이 때문에 현대모비스 주주들의 표정엔 어두운 그림자가 떠나질 않고 있다. 현대모비스 경영진이 무척 곤혹스러워하는 이유다. 

 

증권업계에서 바라보는 현대모비스의 눈높이도 일제히 하향조정 됐다.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해지면서 완성차 업계의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부품사들의 손해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주주들 입장에선 주가 회복의 모멘텀이 절실한 가운데 핵심 열쇠는 전동화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1분기부터 ‘점프업’ 이뤄낸 현대모비스=현대모비스가 현대차·기아의 생산량 증가에 따라 1분기부터 실적을 끌어올렸다. 모듈사업이 약진을 이뤄낸 가운데 지역별 손익은 의외의 결과를 나타냈다. 특히 회사의 ‘미래 먹거리’로 분류되는 전동화 사업은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며 올해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9조8158억원, 영업이익은 490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5%, 35.8% 이상 증가한 수치다. A/S용 부품사업의 실적은 소폭 감소한 반면, 모듈사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특히 모듈사업의 매출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9조원을 넘기는 성과를 거뒀다.

 

지역별 수익은 엇갈렸다. 2017년부터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중국에서는 1분기에도 6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적자폭은 전년 동기 대비 470억원을 줄였다. 반면, 미주지역 영업이익은 19.7% 줄어든 724억원에 그쳤고 유럽도 513억원을 기록해 30% 줄어들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중국은 비용절감의 노력으로 적자폭을 축소했지만 미국과 유럽은 운송비 증가와 환율 하락 등 부정적인 비용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의 부품을 공급하는 전동화 사업은 1조150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63% 이상 증가한 수치로 2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정했다. 전동화 사업은 적자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흑자 가능성에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사측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현대모비스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내부적인 목표는 있지만 불확실성 요인이 있어 손익분기 시점은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실적 전망도 좋은데...주가는 뚝뚝=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2분기 매출 10조원, 영업이익은 6000억원이 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40%, 270%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주가는 2개 분기 연속 성장 가능성에도 거꾸로 흘러가고 있는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31일, 28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24일부터 주가가 나흘 연속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오름폭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지난 1월21일, 현대자동차와 애플의 ‘애플카’를 합작한다는 소식에 52주 신고가(36만1000원)를 세우고 30만원대 초중반을 이어왔지만 현재까지 20만원대 벽을 뚫지 못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 생산 차질로 부품사에게도 영향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 시장의 기대 요인을 떨어뜨린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초부터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글로벌 완성차 시장은 현재에도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1월, 중국 공장 가동을 중단시켰던 폭스바겐은 올해 10만대 가량의 자동차 생산 차질을 예상했고 미국 일리노이주와 미주리주 등에 위치한 공장이 잇따라 멈췄던 포드도 올해 영업이익이 종전보다 약 10억 달러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기아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현대차는 지난 4월12~13일과 19~20일 아산공장 가동을 중단시켰고 지난달 24일에도 3일 동안 공장이 멈췄다. 세계 최대 규모의 울산공장도 잇따라 멈추면서 첫 번째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의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다. 그동안 생산량을 조절해오던 기아는 미국 일리노이 주에 이어 지난달 처음으로 광명 2공장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전방산업의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았다. 사측은 지난달 24일, 완성차 생산중단에 따른 생산라인 가동 중단으로 아산공장 가동을 3일 동안 멈추겠다고 공시했다. 아산공장이 휴업한 건 지난 4월에 이어 올해에만 세 번째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는 파운드리(위탁생산) 생산 차질 영향이 컸던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현상은 2, 3분기 가장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뚝’ 떨어진 목표주가...핵심 ‘키’는 전동화=1분기 실적발표 이후 증권업계에서 바라보는 현대모비스의 눈높이는 일제히 내려갔다. 메리츠증권은 현대모비스의 목표주가를 주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낮은 34만5000원으로 낮췄고 대신증권과 키움증권은 각각 38만원, 36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목표주가가 내려간 이유는 1분기 실적이 ‘아쉽다’는 평가와 함께 반도체 부족현상을 우려한 결과였다. 투자자들 입장에선 주가회복의 모멘텀이 중요할 수 밖에 없는 가운데 핵심 ‘키’는 전동화 사업이 좌우할 것으로 분석된다. 내연기관차의 종말이 앞당겨지고 있는 상황에서 친환경차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어 부품사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밝힌 ‘글로벌 전기차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2억3000만대에 달하는 전기차가 글로벌 시장에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판매량만 고려하면 지난해 대비 2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현재 세계 각국은 이르면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친환경차의 수요는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승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상황이 회복되면서 차량 판매량과 해운·항공운송비는 하반기부터 정상 수준으로 회귀할 전망”이라며 “하반기부터 현대차·기아의 전용 전기차 판매량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전동화 사업부의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