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신한은행이 5대 은행 중 개인형 퇴직연금(IRP) 3년 평균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 상품 중 '개인형IRP'는 확정급여형(DB)·확정기여형(DC)을 포함한 3가지 유형 가운데 개인들이 스스로 연금을 운용하려는 수요와 세제 혜택이 맞물리며 '대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 증권사, 보험사의 IRP 적립금은 34조4000억원으로 1년 전(25조4000억원)보다 35.4%(9조원) 증가했다. 지난 2015년(10조8716억원)과 비교하면 5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퇴직연금 유형 중 가장 큰 증가세다.
이에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IRP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은행 간 경쟁도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최근 증권사들이 줄줄이 IRP 수수료 '0원'을 선언하면서 은행들의 위기의식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올 들어 시중은행들이 IRP 가입 이벤트 등에 적극 나선 것이 이를 방증한다. 올해 은행들이 진행한 IRP 고객 모집 프로모션은 총 5건으로, 한 달에 한 번 꼴로 진행됐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 가운데 개인형IRP 3년 평균 수익률(원리금보장·비보장형 모두 포함)이 가장 높은 곳은 신한은행으로 나타났다. 2019~2021년(1분기 기준) 신한은행의 IRP 평균 수익률은 2.26%로 유일한 2.2%대를 기록했다. 2019년 5대 은행 중 가장 높은 1.4%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올해 6%에 육박한 5.96%의 수익률을 낸 덕분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고객만을 위한 전담조직인 퇴직연금전문센터를 신설해 체계적으로 고객관리를 하고 세무사·투자자산운용사·CFP 등 전문 자격증을 소지한 전문가들이 협업해 IRP 고객들을 위한 콘텐츠를 생산한 점 등이 좋은 수익률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5대 은행 IRP 3년 평균 수익률(2019-2021년 1분기 기준, 단위: %). [자료=은행연합회]](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521/art_16221629007336_1ac1e3.png)
2등은 하나은행이 차지했다. 하나은행은 최근 3년간 IRP 평균 수익률 2.1%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올 1분기 6.07%의 수익률을 거둬 5대 은행 중 성적이 가장 좋았지만 작년 1분기 기대 이하의 수익률(-0.84%)을 거두면서 1등을 놓쳤다. 1년 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올해 유일한 6%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3등에 자리했다. 신한은행과 '리딩뱅크' 경쟁 중인 점을 감안하면 IRP 부문에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다. 최근 3년간 국민은행의 IRP 평균 수익률은 1.97%로 나타났다. 올 1분기 IRP 수익률은 5.77%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1년 전 마이너스 수익률(-0.8%)을 내고 2019년 1분기 1%를 밑도는 0.94%를 기록한 영향이다.
우리은행은 IRP 3년 평균 수익률 1.68%를 나타내 4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IRP 마이너스 수익률 '칼바람' 속에서도 국민·신한은행보다 나은 수익률(-0.26%)을 얻었지만 올해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부진했다. 우리은행의 올 1분기 IRP 수익률은 4.56%로, 국민·신한·하나은행보다 최대 1.51%포인트 낮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증시가 호황기에 들어서면서 은행 퇴직연금 수익률이 전체적으로 상승했지만 우리은행은 채권형 주식형이 다른 은행보다 많아 증시 호조 영향을 덜 받아 상대적으로 IRP 수익률 상승폭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은 5대 은행 중 가장 낮은 IRP 수익률을 나타냈다. 농협은행의 IRP 3년 평균 수익률은 1.61%이다. 농협은행은 5대 은행 중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곳이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작년 1분기에도 유일하게 0.12%의 수익률을 내며 최상위에 섰지만, IRP 상품 중 원리금보장형 성적이 좋지 않아 평균 수익률이 낮아졌다. 농협은행의 올 1분기 원리금보장형 수익률은 0.96%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원리금보장형 수익률이 낮은 것은 다른 은행보다 제1금융권 정기예금 고객이 많고 제2금융권 저축예금, 증권사 예금이 상대적으로 적어 이용 고객층의 보수적 성향이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며 "원리금비보장형 수익률은 금융권 최상위권"이라고 말했다. 올 1분기 농협은행의 원리금비보장형 수익률은 23.7%로 국민은행(27.9%)에 이어 2위에 자리한다.
한편 은행 IRP 가입 시 주의할 점도 있다. 같은 IRP 상품이라도 원리금보장·비보장형, 채권형, 채권혼합형 등이 있어 은행마다 해당 상품의 수익률이 상이하다. 또 주력 고객층 또한 은행별로 다른 만큼 자신에게 맞는 상품과 최근 수익률 등을 잘 살펴 가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