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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현대제철, 중국 경고에도 ‘새역사’ 예고

국제 원자재 부담 가중에도 불구하고 올해 1Q 최대 실적 올려
중국 경고에 원자재 선물시장 급락...“철강가격 영향 제한적”
가격인상 바람타는 현대제철, 연이어 올린 철강재로 2Q 실적 ↑

[FETV=김현호 기자]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직접 영입한 인사로 지난 2019년 포스코에서 현대제철로 넘어왔다. 34년간 몸담은 회사를 떠난 만큼 현대제철의 수익성 회복에 역량을 집중했지만 지난해에는 충격의 적자를 나타내며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1분기부터 새역사를 기록한 현대제철은 2분기도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철광석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지만 이를 철강재 가격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시장에 경고를 내리며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기도 했지만 경기 회복을 위한 글로벌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가격 변동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철광석 가격 치솟자...철강재 가격도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에 수입된 철광석 가격은 27일, 톤(t)당 189.73 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치를 나타낸 지난 12일(237.57 달러)보다 떨어졌지만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서 밝힌 철광석 가격도 21일 기준, 톤당 214.19 달러를 나타내 소폭 낮아졌지만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철광석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운데 철강재 가격도 가파르게 올랐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열연 유통가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상승해 톤당 130만원을 기록했다. 열연은 용광로(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을 가공해 만들어지며 철 구조물과 교량, 선박, 차량 등 다양한 산업에 쓰여 기초 철강재로 불린다.

 

또 철근은 같은 기간 톤당 40만원 오른 106만원을 나타냈다. 철근가격이 100만원을 넘어선 건 지난 2008년 이후 13년 만이다. 선박 제조시 필요한 후판(두께 6㎜ 이상 두꺼운 철판)도 지난 4월, 10년 만에 100만원을 넘어서더니 이달 말에는 13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수치다.

 

◆철광석 가격 왜 오르나=업계에서는 철광석 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이유를 코로나19의 영향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철광석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재고 수준은 낮은 반면, 위축됐던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세계 각국이 경기부양책을 쏟아내기 시작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커지게 됐다는 것이다.

 

글로벌 철강 수요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도 철광석 가격 상승을 부채질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2060년 탄소중립’ 선언으로 중국은 철강재 생산량을 잇따라 줄이고 있다. 중국 내 최대 철강 생산 지역인 당산시에 이어 허베이성 한단시는 6월까지 생산제한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철강산업은 중국내 탄소배출에 약 15%를 차지해 첫 번째 타깃이 된 것이다.

 

최근 중국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시장에 경고를 내리면서 중국의 원자재 선물시장 가격이 하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14일, 중국 다롄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인도분 철광석 선물 가격은 톤당 187.10달러로 전날 대비 20% 가까이 급락했다. 이는 당산시가 철강업계 관계자들을 소집해 투기와 매점매석 등 가격 조작 행위에 대한 엄중처벌을 경고하는 메시지를 전달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글로벌 철강가격에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의 선물시장 규제는 2016년과 2017년에도 실시됐지만 모두 연말까지 철강 유통가격의 강세가 지속됐다”며 “올해 철강가격은 중국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고 세계 각국의 타이트한 철강 수급이 가격상승을 견인하고 있어 중국의 이번 조치가 글로벌 철강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보다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세계 철광석 생산량 가운데 70% 이상을 책임지는 호주와 브라질에서 치솟는 철광석 가격에 기름을 붓고 있다. 세계 1위 생산국인 호주는 자국 광산업체들의 광구 확장으로 생산 캐파(생산능력)를 일시적으로 줄였다. 또 지난 2019년 댐 붕괴 사고로 철광석 생산량이 2년 연속 감소한 브라질 발레(Vale)는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조업에 차질이 생겼다. 업계에 따르면 발레의 1분기 생산량은 6805만톤으로 3년 전에 비해 80% 수준에 그쳤다.

 

 

◆가격 인상 바람타고...최대실적 노리는 현대제철 안동일號=최근 들어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추세지만 원가 부담이 여전한 만큼 철강사들은 철강재의 가격 인상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미 지난 1분기,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25만원씩 인상한 현대제철은 6월에도 10~12만원 인상하기로 했다. 납품가격을 연이어 인상하기로 한 만큼 올해 실적도 기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현대제철은 1분기, 생산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3년 만에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거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1분기 생산실적은 511만톤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1% 감소했고 가동률도 4% 줄어든 82.0%에 불과했다. 철강재 가격이 연이어 오르고 있는 만큼 납품가격 인상분은 2분기에도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제철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5조원대 중반, 영업이익은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2016년 이후 최대치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 것이다. 이 같은 수치가 현실화 될 경우 현대제철은 안동일 사장 취임 이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것이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공급변화가 이끄는 가격상승은 내수시장에도 반영하고 있으며 냉연, 후판 중심으로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로 물량(Q)부담이 존재했던 자동차 강판도 6월말 이후로 생산차질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기존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 중인 제품가격과 수요회복을 반영해 올해 영업이익은 1조4300억원으로 상향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