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류세현 기자] 비상장 조선·해운업체들이 올들어 뚜렷한 호실적을 앞세워 줄줄이 기업공개(IPO) 행렬에 뛰어들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조선·해운 IPO 시장의 최대 대어로 꼽히는 현대중공업의 상장 시기는 이르면 8월 중순, 늦어도 9월 추석 전이 유력하다고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과 SM상선 등은 모두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하고 있다. 하지만 업황 개선 속도에 발맞춰 오는 9월내 IPO를 마무리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월 친환경 미래 산업 투자를 위해 연내 IPO를 추진한다고 밝힌 후 한달여 만에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상장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기존 대주주인 한국조선해양의 지분 매각 없이 20% 규모의 신주를 발행, 최대 1조원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자금은 친환경 선박 개발과 생산설비 구축 등에 5년간 투자하게 된다.

SM그룹의 해운 부문 계열사인 SM상선도 올해 코스닥 입성을 노리고 있다. SM상선은 아직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진 않았지만, 9월 추석 전 IPO를 성공시키겠다며 노선 확장과 중고선 매입 등에 나섰다.
벌크선사인 에이치라인해운도 상장 준비에 들어갔다. 이치라인해운은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한진해운의 벌크전용선 사업부를 인수, 지난 2018년 상장을 추진한 해운업체다. 이 회사는 그동안 업황 침체로 상장 프로젝트를 잠시 멈춘 실정이다.
조선·해운 비상장사들이 이처럼 상장을 서두르는 배경은 모처럼 맞은 호경기가 자산을 제대로 평가받는 등 기업공개 타이밍으로 최적이기 때문이다. 조선업계는 지난 2019년에 이어 2020년엔 코로나19로 수주절벽을 겪는 등 심각한 불황을 경험했다. 따라서 조선업계는 향후 10년간 연간 발주량이 작년 기준 2배 이상 늘어나는 '슈퍼사이클' 진입을 앞둔 상황이다.
조선업계는 올해 1분기 전세계 수주량의 52%를 차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의 '운임 치킨게임'과 한진해운 파산 등으로 10년 넘게 장기침체를 겪었던 국내 해운업계도 운임 급등에 힘입어 전에 없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조선·해운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보복 특수가 한창인 올해가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의 적기"라며 "예상보다 업황 개선이 빨라지면서 상장 시기도 앞당기려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