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다 결국 ‘8만전자가 무너졌다. 이처럼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시선도 우하향세를 보이는 등 신통치 않다. 당초 증권업계에선 ‘12만전자’를 예측했다. 증권가의 전망에 맞춰 눈높이를 높였던 ‘개미’들이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셈이다.
삼성전자는 가전과 스마트폰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 회복의 ‘만능키’ 결국 반도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투자자들이 등을 돌렸던 가장 큰 이유도 반도체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는 등 이름값을 못했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사업이 삼성전자 주가 회복의 ‘시그널’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를 향한 전망은 매우 긍정적이다. 1분기 부진은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 컸고 잇따른 대규모 투자 계획도 예정되는 등 향후 상승 모멘텀 만들기 충분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1분기 개미들의 비명이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국민주’의 자존심을 회복할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521/art_16219875805956_f941f0.jpg)
◆‘롤러코스터’ 타는 삼성전자=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하며 개인투자자들의 표정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첫 거래일 종가는 8만3000원을 기록했고 1월11일에는 9만1000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이틀 만에 ‘9만전자’가 붕괴됐고 이후 하락폭이 커지면서 이달 13일에는 7만850원으로 마감돼 ‘8만전자’가 무너지기도 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2만전자’까지 높이면서 개미들의 기대감을 키웠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하이투자증권은 8만원에서 9만6000원으로 상향시켰고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도 각각 10만원, 11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심지어 한국투자증권은 메모리 업황 개선과 파운드리(위탁생산) 산업의 구조적 성장을 이유로 12만원까지 설정했다. 이는 기존 대비 30% 높여 잡았던 것이다.
하지만 현재 목표주가는 일제히 하향 조정되고 있는 추세다. 하나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는 각각 10만1000원, 10만5000원으로 내려잡았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목표주가를 9만2000원으로 하향시키며 “최근 주가 조정 폭이 큰 상황에서 올해 2분기와 3분기, 실적은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해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면서 “주가 회복 시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알맹이 빠진 투자계획에도...러브콜 쏟아져 ‘느긋’=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1분기 역사상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지만 반도체 사업은 제품 가격 하락과 셧다운 영향 등으로 부진했다. 전체 사업 가운데 반도체가 핵심인 만큼 투자자들 입장에선 공격적인 투자로 주가 회복의 모멘텀을 원할 수밖에 없지만 잇따른 청사진 발표에도 ‘알맹이’가 빠져있는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2030년까지 총 171조원을 시스템반도체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19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이후 38조원을 추가한 것이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공격적인 투자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반도체 투자 압박이 거센 가운데 이달 21일 오전(현지시간),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참석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170억 달러(약 19조원)의 파운드리 신규 대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최고경영자 가운데 처음으로 투자 내용을 공식화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이달에만 반도체에 두 차례나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이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디에·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는 공개하지 않아 궁금증을 더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와 관련, “미국내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찍부터 세제혜택과 관련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러브콜’이 쏟아진 만큼 조만간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오스틴 공장이 위치한 텍사스주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하며 향후 20년간 8억550만 달러(약 9000억원)의 세금감면 혜택을 요구했다. 반대로 뉴욕주와 애리조나주는 세금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안하며 삼성의 투자 유치를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주가 회복 시그널은 결국 비메모리=현재 비메모리 반도체는 글로벌 수요가 크게 높아졌지만 공급량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은 기록적인 한파로 지난 2월 셧다운 됐고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TSMC의 공장도 화재가 발생해 ‘반도체 대란’에 기름을 부었다. 양사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하는 만큼 반도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반도체가 부진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흔들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주가 회복의 모멘텀은 비메모리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오스틴 한파 영향이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이후 비메모리 반도체 관련 악재는 주가에 반영됐다”며 “비메모리 사업부의 이익 정성화가 주가 반등의 시그널”이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비메모리 사업의 이익 성장은 ‘시간문제’ 라는 반응이다. 이미 파운드리 업계의 주문량은 폭발직전인 상태이며 1분기 실적은 재해로 인한 일회성 손실이 반영됐던 만큼 실적 회복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세계 파운드리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946억달러(약 106조원)로 역대 최대치를 예상했다. TSMC와의 점유율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지만 TSMC와 삼성전자만이 제조할 수 있는 10나노(1nm=10억분의 1m) 이하 공정에서 양사 점유율은 6:4 수준으로 높지 않다. 미세공정의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삼성전자 파운드리 전망이 긍정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