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신세계와 동반으로 이베이 인수전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각사]](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521/art_16219002172951_3b3500.jpg)
[FETV=김윤섭 기자] 한동안 소강 상태를 보였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네이버 참전으로 재차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이커머스 1위인 네이버가 신세계와 동시에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네이버와 신세계와 동반인수시 단순 계산으로 50조원에 달하는 거대 유통 연합이 탄생하는 만큼 업계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 이베이코리아 본입찰...네이버 등장에 다시 활발=네이버와 신세계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베이코리아 인수 계획을 검토 중이다. 신세계가 최대 주주가 되고, 네이버가 2대 주주가 되는 방안이다. 네이버가 참전하면 이베이 인수전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 3월 진행된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는 SKT·롯데쇼핑·신세계·MBK파트너스가 참여했다. 일단 두 회사는 모두 "확정된 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네이버와 신세계는 지난 3월 2500억원 규모 지분 맞교환을 통해 온·오프라인 쇼핑 동맹을 맺었다. 최근 미국 증권 시장 상장으로 5조원 실탄을 장전한 쿠팡 등에 맞서 유통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두 기업이 힘을 합치는 게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은 소강 상태에 접어드는 듯했다. 업계 안팎에서 이베이코리아가 원하는 인수 금액인 5조원을 두고, 신세계·롯데·SK텔레콤·MBK파트너스 등 입찰 후보자들이 '너무 과하다'는 식의 인식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그러면서 이달로 예정됐던 본입찰도 다음 달로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네이버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커머스 거래액 1위 네이버가 신세계와 함께 이베이를 인수하게되면 약 50조원의 거래액을 자랑하는 초대형 이커머스업체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7조원, 이베이코리아는 20조원이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SSG닷컴 거래액은 7조6000억원이었다.
![롯데와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각사]](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521/art_1621900541419_a7e9af.jpg)
◆ 롯데 vs 신세계 이베이 놓고 경쟁 후끈...“밀리면 끝난다”=네이버의 등장으로 뜨거워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전통 라이벌 신세계와 롯데의 경쟁이다.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 BU장과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최근 잇따라 공개석상에서 이베이코리아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면서 그룹의 의지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는 지난달 12일 이베이코리아 출신 나영호 대표를 영입하면서 롯데온 살리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또 이번 인사를 통해 롯데온 대표를 부사장급으로 격상하면서 그룹의 의지를 드러냈다. 롯데쇼핑의 4개 사업 부문(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 가운데 그동안 백화점 부문장만 부사장급이었으며 나머지는 전무급이었다.
롯데그룹이 롯데온 대표를 외부에서 영입하면서 부사장 직위까지 준 것은 그룹 미래와 사업 전략 측면에서 롯데온의 중요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롯데온의 지난해 거래규모는 7조6000억원으로, 연간 20조~22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이베이나 쿠팡 등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 이베이코리아 사정을 잘 아는 나 대표를 영입한 것 자체에 이런 포석이 깔렸다는 분석에도 나온다.
나 부사장은 국내 e커머스 '빅3' 중 하나인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출신이다. 삼성물산·현대차그룹·LG텔레콤 등을 거쳐 2007년부터 이베이코리아에서 일했다. 이베이코리아에서는 간편 결제와 모바일 e쿠폰 사업 등을 이끌었다. 실탄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22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하고 있던 롯데월드타워 및 롯데월드몰 지분 전량인 15%를 8300억원에 롯데물산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롯데쇼핑은 부동산(5개 점포 및 물류센터 토지)을 롯데리츠에 양도해 약 7300억원을 확보했다. 5개월 동안 확보한 실탄만 1조56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롯데쇼핑의 현금및현금성자산 1조9132억원이다. 이번 자산 매각 금액까지 포함할 경우 2조7000억원대의 실탄을 확보한 셈이다.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약 5조원대로 추산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1년 이내에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자산(1조6000억원)까지 합하면 롯데쇼핑의 투자 가능 재원은 3조2400억원이 넘는다다른 계열사와 공동으로 인수에 나서거나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한다면 인수대금 마련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신세계 입장에서도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SSG닷컴과 더해 단번에 온라인 시장에서 네이버, 쿠팡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만큼 쉽게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신세계는 올해 네이버와의 지분교환을 시작으로 W컨셉 인수, 이베이코리아, 요기요 인수전 참여 등 온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느 기업보다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네이버와의 협업과 W컨셉 인수 등은 현재 SSG닷컴과 시너지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관건은 가격이다. 매각가는 최대 5조원까지 거론되지만, 업계에서는 그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지난해 기준 약 12% 점유율로 네이버(17%)와 쿠팡(13%)에 이어 3위에 위치한 알짜기업이자 거래액 20조원을 돌파한 매물이지만 유통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가격을 불러 인수했다가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주요 이커머스업체 거래액은 ▲네이버(27조원) ▲쿠팡(22조원) ▲이베이코리아(20조원) ▲11번가(10조원) ▲위메프(7조원) ▲티몬(5조원) ▲카카오(4조6000억원) ▲SSG닷컴(3조9000억원) 등으로 추정된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의 경우 수조원의 인수 비용에 더해 추후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한 대규모 투자도 필요하다"면서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도 확실하게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는 신형 플랫폼이 대형 유통업체에 이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한걸음 물러나 있는 쿠팡은 1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여전한 파괴력을 보이고 있다. 또 투자비용 증가로 영업손실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쿠팡이 최근 3개 물류센터 건설에 8000억원 투자를 공식화하는 등 쉼표 없는 전진을 계속하고 있다. 후발 이커머스 기업들도 쿠팡의 공격적 행보에 질세라 전국 물류네트워크 강화를 서두르는 등 맞불 작전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쿠팡]](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521/art_16219006668819_68bb82.jpg)
◆ 쿠팡, 1분기 매출 4조7000억원...역대 최대 규모 실적=쿠팡이 역대 최대의 1분기 매출을 올리며 '성장'을 계속했지만 적자 규모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쿠팡은 13일 오전(한국시간) 1분기 매출이 42억686만달러(약 4조7348억원)로 지난해 동기보다 7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분기 기준으로 역대 가장 큰 규모다.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180% 증가한 2억 9503만 달러(약 3321억 원)으로 집계됐다. 적자 폭이 커진 이유는 신규 물류 센터 설립 등 새로운 제품 확장을 위한 투자 비용이 커지고, 1분기 운영 및 관리 비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회성 주식보장 비용으로만 8700만 달러(약 979억 원)가 지출됐고, 부분적으로 기업공개(IPO)와 관련된 주식 보상 등으로도 6600만 달러(약 743억원)가 집행됐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쿠팡은 성장 주기(growth cycle)의 초기 단계에 있다"며 쿠팡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날 김 의장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내년에 전국적으로 쿠팡의 손길이 닿는 범위를 50% 이상 늘릴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 쿠팡, 청주에 상장 후 3번째 투자...4000억원 규모 물류센터 건립=쿠팡은 3월 뉴욕증시 상장 이후 두 달 만에 세 번째 투자 및 고용계획을 발표했다. 쿠팡은 충청북도, 청주시, 충북경제자유구역청과 총 4000억원을 투자해 28만4000㎡ 규모의 물류센터를 청주에어로폴리스2지구에 건립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물류센터 건립으로 2,000개 이상의 직접적인 일자리 창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쿠팡은 신규 청주 물류센터를 통해 충북지역의 물류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MOU는 전라북도 및 경상남도 지역의 물류센터 건립계획 발표에 이은 세 번째 신규 물류센터 계획으로, 지난 두 달간 발표한 투자금액은 총 8000억원, 직접고용계획은 6500여 명에 달한다. 뉴욕증시에서 대규모 글로벌 자금을 조달한 바 있는 쿠팡은 전라북도, 경상남도에 이어 충청북도까지 전국적인 투자와 신규 일자리를 늘려가고 있다.
쿠팡에 따르면 대한민국 인구의 70%는 쿠팡 배송센터에서 10km 이내에 거주하고 있다. 여기에 달한 자금을 투입해 추가로 7개 풀필먼트센터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엄청난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는 쿠팡이 공격적인 투자에 계속 나서는 데에는 올해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유례없는 치열한 경쟁상황이기 때문이다. 1위 네이버의 등장으로 이베이 인수전이 다시 한번 불이 붙는 가운데 이베이코리아가 어느 업체로 향하게 될지, 이커머스의 판도변화는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