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좌),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우). [사진=각 사]](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521/art_16218205639601_185b09.jpg)
[FETV=김창수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각각 미국 완성차업계 1, 2위인 GM·포드와 손잡고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동맹 구축’에 나섰다. 유럽에 이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전기차 육성 정책과 안정적 배터리 수급처를 모색하는 국내 배터리업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한편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집계에서 자국 수요를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은 계속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K-배터리’ 3사는 중국 버금가는 시장인 미국에 투자를 집중함으로써 중국 배터리사들의 팽창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 미국 완성차 1·2위 업체와 ‘맞손’…역량 강화 나서= 지난 20일(미국 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과 포드는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JV) ‘블루오벌에스케이(BlueOvalSK)’를 설립키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간 소문만 무성하던 양사의 협력이 공식 발표되자 이날 업계와 시장의 기대감은 급상승했다,
두 회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미국에서 2020년대 중반부터 연간 약 6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 모듈 등을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이후 생산 확대 여부에 대해서도 추가 검토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위해 합작사가 투자하는 6조원, 현재 건설 중인 조지아 1·2공장 3조원 등 총 9조원의 직·간접 투자를 단행한다. 뿐만 아니라 향후 시장 성장을 감안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번 합작은 SK와 포드의 협력을 넘어 미국 정부가 강력히 추진 중인 전기차 산업 밸류체인 구축 및 성장에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국내 배터리사와 미국 완성차업계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9년 12월엔 미국 1위 완성차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를 설립했다. 양사는 현재 미국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각각 35GWh 규모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다.
양사는 지난해 12월에는 지분을 절반씩 출자, 단계적으로 2조7000억원을 투자해 30GWh 이상 생산 능력을 가진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GM이 미국 오하이오주에 설립 중인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좌), SK이노베이션 조지아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우). [사진=각 사]](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521/art_16218205958092_52c0c5.jpg)
◆ “중국 잡아라”…바삐 움직이는 美, 국내 배터리업계와 동맹 형성= 최근 들어 본격화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업계와 미국 완성차사와의 ‘동맹’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경쟁을 향한 미국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풀이하고 있다. 가장 큰 경쟁 상대로는 중국이 꼽힌다.
중국은 14억의 인구에서 나오는 풍부한 수요와 당국의 적극적 산업 부양 정책에 힘입어 향후 가장 유망한 전기차 시장으로 떠올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달 포드 전기차 공장을 찾은 자리에서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전기차”라며 “중국이 이 레이스에서 이기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중국과의 경쟁을 부각하기도 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 역시 자국 기업 우선주의 정책을 펼치는 중국 시장보다 개방적이고 협력이 용이한 미국으로의 진출을 잇달아 성사시키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에 대한 한-미 기업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 2025년, 수요가 공급 추월…전기차 배터리업계 판도 변화는?= 한편 SNE리서치가 발표한 올해 1분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중국 제외) 점유율 집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31.3%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SDI는 10.0%로 3위, SK이노베이션은 9.6%로 5위에 올랐다.
중국 CATL은 9.9%로 4위를 기록했다. CATL의 사용량은 전년대비 204% 성장했는데 이는 자국 외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영향력을 넓혀 가고 있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전기차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본격 궤도에 오른 가운데 ‘K-배터리’ 삼총사가 팽창하는 시장에서 어떠한 존재감을 보여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수요-공급곡선은 역사상 첫 역전을 앞둔 실정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1257GWh에 이르지만 공급은 1097GWh에 그칠 것으로 예측, 처음으로 배터리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