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강철왕국' 포스코가 부활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포스코 부활의 중심엔 최근 연임에 성공한 최정우 회장이 자리하고 있다. 최 회장의 올해 첫 성적표는 10년 만에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실적이 살아나면서 활기가 넘치는 등 내부 분위기도 크게 달라졌다. 실적이 연일 곤두박질치며 패배의식에 휩싸였던 몇년전 상황과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이처럼 포스코가 활기를 되찾는 핵심 포인트는 세계 각국의 인프라 확대와 전방산업의 호조 등에 힘입어 철강재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철광석 고공행진에 따른 원자재 부담 가중도 큰 문제가 되질 않는다는 게 포스코측 설명이다. 포스코는 '물들어 올 때 노 젓는다'는 옛말을 실천하듯 조강 생산량을 2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포스코의 철강 제품은 생산 즉시 팔려 나가고 있다. 일부 품목은 생산량이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품귀 현상마져 우려되고 있다. 포스코 매출 지수의 우상향 전망에 힘이 쏠리는 이유다.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가 형성 되면서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몸값도 크게 뛰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020년과 180도 다른 ‘환골탈태’ 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업계에서 바라보는 ‘눈높이’도 일제히 높아지면서 목표주가도 일제히 상향조정 됐다. 미국의 대규모 투자와 철강재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포스코는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대하게 됐다.

◆“10년 만에 최대 실적”…1Q, 보고서 뜯어보니 모든게 좋았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6조687억원, 영업이익은 1조55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5%, 1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 2011년 2분기(1조7000억원)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재무상태도 크게 개선됐다. 영업이익률은 4.85%에서 9.7%까지 상승했고 부채비율은 72%대에서 68.3%로 끌어내렸다.
주요 사업 가운데 E&C부문을 제외한 전 사업에서 매출이 모두 올라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철강부문은 8조4765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고 무역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5조2464억원에 달했다. 또 포스코에너지㈜와 ㈜포스코케미칼 등 12개 연결회사 실적이 반영된 기타부문은 8854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같은 기간 15.6% 증가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철강부문은 전 품목에서 모두 매출이 상승했다. 자동차와 가전 등에 사용되는 냉연제품은 4조2619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14.8% 증가했고 열연과 스테인리스 제품의 매출도 각각 2조2500억원, 2조6975억원을 기록해 17%, 28% 올랐다. 납품량이 늘어나면서 조강생산량도 5.7% 증가한 1076만 톤까지 끌어올려 2000년(2654만톤) 이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원자재값 ‘천정부지’…포스코, 어디까지 치솟을까=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중국 칭다오항에서 거래된 철광석 가격은 톤(t)당 216.16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던 12일(t당 237.57달러) 보다 떨어진 수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배 이상 증가해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서 밝힌 14일 철광석 가격도 t당 226.46달러까지 올라 신고가를 새롭게 달성했다.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만큼 포스코는 철강재 가격을 올리면서 1분기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17일 기준, 국내 열연 유통가는 톤당 120만원으로 지난해 5월 대비 82% 증가했고 철근과 후판 유통가도 98만원과 120만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각각 48.4%, 85% 상승했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잇따라 경기부양책을 쏟아내면서 향후에도 원자재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각국의 타이트한 철강 수급이 자국 내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고 특히 미국과 유럽의 철강 내수가격은 아시아보다 훨씬 높은 수준까지 상승해 공급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중국의 본격적인 탄소감축을 위한 철강 감산이 진행될 예정으로 타이트한 철강 수급은 연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잇따른 호재가 겹치면서 ‘몸값’도 대폭 오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는 10일, 40만70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지난 2012년 3월8일(40만1500원)이후 9년2개월여 만에 40만원을 넘겼다. 11일 종가는 40만95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18일에는 38만5500원까지 떨어져 40만원 선이 무너졌지만 현재 포스코 주가는 전년 동기 대비 128% 상승한 상태다.
증권업계에서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포스코가 2분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높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눈높이를 일제히 상향조정한 상태다.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포스코의 목표주가를 45만원으로 설정했고 하이투자증권과 SK증권은 49만원까지 끌어올렸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제품가격 상승분은 2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내 감산정책과 공급부족이 동반되고 있어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520/art_16214745619486_8b0a25.jpg)
◆“공급망도 안정적이네”…철강수요 커진다=전방산업의 수요는 앞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대규모 투자로 인프라 확대를 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철강재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도로·교량·항구 등을 재건하고 제조업 경기 등을 활성화하기 위해 2조3000억달러(약 2560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개선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전방산업에도 원가반영 된 철강재를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분기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동기대비 17% 늘어난 95만7000대로 예상했고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올해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량을 전년 대비 134% 오른 980만CGT(표준화물톤수)로 전망했다. 자동차용 강판과 조선용 후판의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올해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포스코 매출은 65조3479억원, 영업이익은 6조965억원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3%, 153%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최대치로 예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