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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자이익이 갈랐다" 연임 3인 행장 '성적' 들여다보니

국민-큰 폭 늘고, 우리-선방...'신탁이익' 증가 영향
신한-홀로 감소...'수수료' 사업구조 개선 필요

 

[FETV=권지현 기자] 올해 4대 시중은행 중 '연임'에 성공한 국민·신한·우리은행장의 첫 성적표가 나왔다.

 

3곳 모두 순익이 늘면서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다만 수수료이익 등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유일하게 비이자이익이 감소했다. 은행 이익 구조는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으로 불리는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으로 나뉜다. 비이자이익은 펀드나 파생상품 판매, 방카슈랑스(은행 판매 보험), 신탁, 신용카드 업무대행 등으로 얻는 수수료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 은행들은 이자이익에 치우친 수익구조를 개선하고자 비이자이익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 1분기(1~3월) 68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5863억원)보다 17.4%(1023억원) 증가한 금액으로 4대 시중은행 중 최고 성적이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지난해 말 일찌감치 3연임을 확정 받았다.

 

비슷한 시기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연임이 확정됐다. 다만 신한은행은 연임 행장이 이끄는 3곳 가운데 가장 낮은 순익 성장률을 거뒀다. 1분기 신한은행의 당기순익은 6564억원으로 전년 동기(6265억원)보다 4.7%(299억원) 늘어났다. 진 행장은 연임 행장 가운데 가장 긴 2년 임기를 보장받았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임기가 1년 연장된 권광석 행장이 이끌고 있다. 우리은행의 1분기 순익은 5920억원으로 1년 전(5060억원)보다 16.9%(860억원) 성장했다. 6000억원 순익에 가까운 이번 성적은 우리은행이 거둔 분기 최고 성적이다. 신한은행보다 12%포인트(p) 높은 성장률이며, 업계 1위 국민은행과도 맞먹는 증가세다.

 

 

이 같은 순익 증가율 차이는 비이자이익 부문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대손충당금전입액 감소율이 28% 안팎으로 큰 차이가 없음에도 순익 증가율이 12%p 이상 차이가 났다. 이자이익의 경우에도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1분기 이자이익 증가율은 각각 10.5%, 4.6%로 두 은행의 순익 증가율 차이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올 1분기 가장 높은 순익 성장률을 기록한 국민은행은 비이자이익 역시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작년 1분기 1589억원이던 국민은행의 수수료이익과 기타영업이익은 올해 2237억원을 기록했다. 1년 만에 40.7%(648억원) 급증한 규모다. 순수수료이익이 10.9%(312억원) 늘어나고 기타영업이익이 26.4%(336억원) 개선된 덕분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 1분기 한동안 규제와 시장여건 악화로 다소 부진했던 은행의 신탁이익이 ETF·ELS 판매실적 증가로 상당부분 회복되면서 순수수료이익 등 비이자이익의 체력이 제고됐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비이자이익이 부문에서 선방했다. 올 1분기 우리은행의 비이자이익은 2640억원으로 전년 동기(2580억원)보다 2.3%(60억원) 증가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할 경우 우리은행의 비이자이익 약진은 두드러진다. 우리은행의 작년 4분기 기준 비이자이익은 1520억원으로, 3개월 만에 73.6%(1120억원)나 더 거뒀다.

 

반면 신한은행은 비이자이익이 줄어들었다. 올 1분기 신한은행의 비이자이익은 1959억원으로 1년 전(1967억원)보다 0.4%(8억원) 감소했다. 수수료가 7.5%(196억원) 덜 걷힌 영향이다. 그중 방카슈랑스 수수료가 가장 크게 줄었다. 작년 1분기 134억원이던 방카수수료는 1년 만에 절반 수준인 7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외 투자금융·신탁수수료가 각각 27.1%, 3.3% 감소하는 등 1년 전보다 펀드·전자금융수수료를 제외한 모든 부문의 수수료가 줄어들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게 이자이익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이자이익에만 집중할 경우 사회적으로 따가운 시선을 받을 수 있고 사업구조에도 한계를 가져올 수 있어 몇 년 새 부쩍 내부적으로 비이자이익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는 분위기"라면서 "수수료이익 등의 비이자이익 역시 은행의 주요 이익원이므로 그 비중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