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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Pick]쿠팡, '배달앱 절대지존’ 배달의민족에 도전장

쿠팡이츠 단건배달 앞세워 점유율 확대 속도...2위도 보인다
배달의민족, 위메프오도 단건배달 도입...전략이끄는 쿠팡이츠
쿠팡이츠, 쿠팡라이더 모집 본격화...‘로켓배송’ 노하우 심는다
배달의민족 간편식 시장 도전장...사업다각화로 승부수

 

[FETV=김윤섭 기자] 쿠팡이 이커머스에이어 배달앱에서도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굳건히 지키고 있던 배달앱 시장에서 쿠팡이츠가 단건배달을 앞세워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로켓배송을 통해 국내 유통업계에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쿠팡이 배달앱에서도 전략 선두주자로서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올해 배달앱 2위 요기요 매각을 앞두고 있는 배달앱 업계가 어떠한 모습으로 재편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 쿠팡이츠 단건배달 앞세워 점유율 확대 속도...2위도 보인다=서울 강남 지역 ‘단건 배달’ 수요가 폭증하면서 쿠팡이츠가 오토바이 근무로 배달 형태를 한정한 ‘쿠팡라이더’ 모집을 시작했다. 기존 ‘쿠팡이츠 배달파트너’는 배달 수단을 제한하지 않아 일반인들도 부업 형태로 접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쿠팡라이더는 오토바이를 필수로 이용해야 해 전문 라이더가 아닌 이상 가입이 어렵다. 이에 업계에서는 쿠팡이츠가 빠른 배달이라는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이 같은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라이더 모집과 함께 이날부터는 배달파트너 ‘3진 아웃’ 제도도 도입됐다. 현재 쿠팡이츠는 과도한 수준의 배달 호출을 거절·수락 후 취소·무시하는 배달파트너들에게 1일 위탁 제재를 진행한다. 이 제재를 총 세 번 받을 시 영구적으로 배달파트너 계정을 정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 3진 아웃 제도다.

 

 

쿠팡이츠의 3진 아웃 제도는 배달 앱 최초로 도입하는 제재 제도다. 배달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3진 아웃’제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 막강한 자본력을 통해 파격적인 프로모션과 투자에 나서면서 쿠팡이츠의 점유율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로켓배송 DNA를 쿠팡이츠에 탑재해 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한 것이 주효했다. 한 건당 한 집이란 단건 배달 체제인 '치타배달'이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배달 속도를 절반으로 감축한 데 이어 사업 초기 소비자는 물론 식당과 라이더를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실시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닐슨코리아가 서울·경기권 배달앱 순방문자 비율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월 쿠팡이츠의 점유율은 2%에 불과했지만 올 2월 20%까지 올라섰다. 같은 기간 배민은 59%에서 53%로, 요기요는 39%에서 27%로 각각 떨어졌다. 쿠팡이츠가 배민과 요기요의 떨어진 점유율을 그대로 흡수한 셈이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쿠팡이츠가 배민을 제친 것은 물론, 서울 전체 점유율도 박빙이라는 말이 나온다.

 

쿠팡은 소비자경험 극대화를 위해 지난달 자회사 '쿠팡이츠서비스'를 출범하면서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달 파트너 지원·운영을 관리하는 조직으로 고객·상점주, 배달 파트너의 문의사항에 실시간으로 응대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 배달의민족 내달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 론칭...1위 굳히기 나선다=쿠팡이츠의 무서운 추격에 업계 1위 배달의민족도 반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배달의민족은 6월부터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을 도입한다. 그동안 식당과 고객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역할에 충실했던 배민이지만 쿠팡이츠 등 경쟁 배달앱 업체들이 기존보다 배달 속도가 빠른 단건배달을 무기로 서울 강남구 등 배달 수요가 많은 지역을 선점하자 배민도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4월 중순부터 배민이 영업망을 총 동원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특히 단건 배달 선호도가 높은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영업력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특히 배민은 경쟁 업체에 비해 실질 수수료율을 낮게 책정하고 있어서 같은 조건일 경우 선호하는 업주들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민의 월 광고료는 8만원(정액제)으로, 쿠팡이츠의 15%, 요기요의 정률 수수료 12.5%에 비해 낮은 편이다.

 

또 서비스 론칭 이후 한시적으로 주문 액수에 상관없이 주문 건당 1000원의 중개 수수료만 받고 배달비도 5000원만 적용하는 프로모션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는 쿠팡이츠와 동일한 수준의 프로모션으로, 배민1을 도입하는 배민이 사실상 쿠팡이츠에 정면승부를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1일에는 전국 유명 식당들과 손잡고 인기 메뉴를 HMR로 출시하는 배민의발견을 론칭하고 가정간편식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배민의발견'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음식점 방문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소문난 맛집 메뉴를 안방에서도 즐기고자 하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해 기획됐다.

 

맛집과 메뉴 선정은 배민의 지역별 영업담당자와 사내 구성원의 추천과 배민 리뷰·평점, 주문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현장답사 후 식당주가 참여 의사를 밝히면 상품화할 수 있다. 김용훈 우아한형제들 신사업부문장은 “코로나19로 음식점 방문객이 줄어들어 고객과 식당주 간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배민의발견'을 시작했다”면서 “식당에게는 판로를 확대하고 고객에게는 맛집 메뉴를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배달앱 2위 요기요 인수전 앞두고 신중....가치높이기 집중=쿠팡과 배달의민족의 치열한 배달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요기요는 매각을 앞두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쿠팡이츠가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지만 매각을 앞두고 있는 요기요로선 공격적으로 나서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요기요 인수전에는 SSG닷컴과 MBK파트너스 등 5곳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눈에 띄는 곳은 SSG닷컴과 MBK파트너스다. 유일한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SSG닷컴은 요기요를 인수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유통사업과 배달앱 플랫폼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를 보유한 MBK파트너스도 사실상 SI에 가까워, SSG닷컴과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유통사업과의 연계 가능성이 주목된다.

 

매각 대상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이하 DHK) 지분 100%다. 지난해 12월 2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DH가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주식 88%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서 낸 기업결합신고를 심사한 결과 조건부로 기업결합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요기요를 운영하는 자회사인 DHK 지분 100%를 6개월 안에 제3자에 매각하도록 했다. 불가피한 경우 기간을 6개월 더 연장할 수 있다.

 

현재 요기요 인수전은 분위기가 저조한 상황이다. 당초 2조원 안팎의 희망 매도 가격은 시장에서 1조원대까지 떨어진 가운데 협상 과정에서는 1조원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는 신세계그룹과 MBK파트너스가 이베이코리아와 요기요 사이에서 '선택과 집중'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을 동시에 인수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신세계그룹과 MBK파트너스가 국내 배달시장을 살펴보기 위해 전략적으로 실사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쿠팡이 배달앱에서도 존재감을 나타내는 가운데 이커머스에 이어 배달앱업계의 판도변화가 어떻게 이뤄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