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희 삼성증권 전무(왼쪽)와 백혜진 삼성증권 상무. [사진제공=삼성증권]](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520/art_16213030892257_7b2409.png)
[FETV=이가람 기자] 삼성증권이 올해 1분기(1~3월) 사상 최대 성적을 기록했다.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전략이 호실적의 일등공신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금융권의 관심이 장석훈 사장의 선택을 받아 종합자산관리 본부를 이끌고 있는 박경희 전무와 백혜진 상무에게 모이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3993억원과 당기순이익 2890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17.34%와 1776.34% 증가한 수치다. 거침없는 성장세에 영업이익 ‘1조원 클럽’ 가입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졌다. 모든 사업부가 고루 선전한 가운데 리테일부문의 약진이 눈에 띈다. 먼저 고객예탁자산이 280조원을 넘어섰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 약 10조원이 순유입됐다. 지난 3월 말을 기준으로 1억원 이상의 자금을 맡긴 자산가도 20만2000명을 돌파했다. 1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산관리 비중이 높아 안정적인 것이 삼성증권의 강점”이라며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자산 재평가에 따른 손실이 없는데다가 자산관리로의 머니 무브 트렌드가 더해지면서 갈수록 수익성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의 고액자산가들을 위한 서비스인 ‘SNI’의 역할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지난 2010년부터 운영 중인 SNI는 단순 투자 조언을 넘어 부유층의 관점에서 시장을 분석해 개개인에게 특화된 금융·세무·법무·부동산 등 종합 컨설팅을 제공한다. 후계자 양성·자금 운용·해외 진출·상속 등 복잡한 기업 관련 이슈도 해결해 주고 있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에서 고루 업력을 쌓은 전략가 장석훈 사장이 특별 관리하고 있는 사업으로도 알려졌다.
국내 1세대 프라이빗뱅커(PB) 박경희 전무가 이 SNI 서비스의 기반을 닦았다. 박 전무는 은행업과 증권업을 모두 경험해 시류를 읽는 감각과 영업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06년 삼성증권에 합류한 뒤로 개인금융 및 자산관리 관련 사업을 담당해 왔다. SNI 채널을 전국으로 확대한 것도, 각 분야별 전문가들을 대거 충원해 방문을 전담하는 조직을 꾸린 것도, 증권업계 최초로 가업승계연구소를 설치한 것도 박 전무의 결단이었다.
박 전무가 여섯 달 동안 진행한 순회 컨설팅만 6100건이 넘는다. 서비스 업그레이드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박 전무는 지난해 하반기에 자산 규모 100억원 이상의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멀티 패밀리 오피스를 선보였다. 개인투자자도 기관투자자처럼 각종 투자 사업에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투자 기회 다양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들어 박 전무가 삼성타운금융센터 총괄로 자리를 옮기면서 백혜진 상무가 새로운 사령탑이 됐다. 박 전무의 이화여대 동문인 백 상무도 은행과 증권사를 두루 거친 베테랑 PB다. 지난 2003년 삼성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뒤 투자컨설팀장, WM센터장, SNI지점장 등 자산관리부문의 요직을 맡아 왔다. 백 상무의 지휘 아래 SNI 고객수와 자산도 각각 3000여명과 99조원대로 성장했다. 벌써부터 경쟁사들이 백 상무 전략을 벤치마킹하고자 나서고 있다는 후문이다. 증권시장도 반응했다. 삼성증권의 주가는 지난 17일 종가 기준 주당 4만4900원으로 이달 들어서만 8.32% 올랐다. 시가총액도 4조원을 넘어섰다. 전체 임원 중 여성의 비율이 5%도 채 되지 않는 증권가에 등장한 몇 안 되는 여성으로서 우먼파워를 톡톡히 보여 주고 있다.
백 상무는 당분간 패밀리오피스 서비스에 집중해 외형과 내실을 동시에 다질 계획이다. 여기에 최근 급격히 늘어난 디지털 수요에 대응하고자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서비스를 출시한 만큼 기존 사업 강화와 신사업 추진에 전사적 역량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0년의 명성을 이어 갈 앞으로의 10년이 기대되고 있는 이유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급변하는 환경에 발맞춰 부유층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겠다”며 “11년이라는 시간 동안 축적해 온 사업 노하우를 집약한 핵심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