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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뜨거워!’...증권사, IRP 고객 유치 경쟁

수수료 ‘0원’ 동참 줄줄이...수익률 높여 주도권 확보 전략

 

[FETV=이가람 기자] 증권사들이 앞 다퉈 개인형개인퇴직연금(IRP) 수수료 '0원'을 선언하고 있다.

 

장기 투자 상품인 만큼 수수료를 줄임으로써 수익률을 끌어올려 은행 및 보험사 고객을 빼앗겠다는 증권사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IRP는 다른 퇴직연금과 달리 직장이 바뀌어도 재가입하지 않고 계속 운용할 수 있어 장기 고객 확보가 용이하기 때문에 놓치기 어려운 먹거리다.

 

지난해 말 IRP 시장 규모는 34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5% 확대됐다. 특히 증권사의 IRP 적립금 증가 속도가 빨랐다. 지난 2019년 말 5조773억원에서 작년 말 7조5485억원으로 50% 가까이 늘었다. 초저금리 기조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증권사로의 자금 이동이 이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13일 자본사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의 IRP는 평균 6.5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은행·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가 각각 3.50%·2.96%·2.24%인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높은 수준이다. 은행과 보험사는 정기예금처럼 원금을 보장하는 상품이 대부분인 반면 증권사는 상장지수펀드(ETF)·리츠(REITs) 같은 원금 비보장형 상품이 다양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다. 

 

또 증권사 IRP를 통해 투자하면 향후 연금으로 수령 시 연금소득세만 부과돼 일반 계좌를 통해 투자할 때보다 절세 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은행 및 보험사에서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 등 여섯 개 대형증권사로 넘어온 IRP 자금은 지난 2019년 2320억원에서 지난해 5491억원으로 137% 확대됐다. 올해 1분기 내역만 집계해 봐도 3811억원에 달한다.

 

우호적인 시장 상황이 형성되면서 증권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IRP 수수료가 없는 다이렉트 상품을 출시했다. IRP 가입자가 근무한 회사에서 지급한 퇴직금과 개인의 추가 납입금에 대한 운용·자산관리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다른 금융기관의 IRP를 이전하거나 신규 입금하는 방법으로 일정 조건을 충족할 시 선물까지 증정한다.

 

이기태 삼성증권 연금본부장은 “금융업계 전체 IRP 잔고 중 퇴직금과 개인의 추가 납입금을 비교한 결과 증권업계 IRP는 퇴직금 비중이 77%로 가장 높았다”며 “적극적 투자가 가능한 증권사를 통해 퇴직연금을 관리하려는 니즈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유안타증권은 증권업계 최저 수준인 0.1%로 인하했던 수수료를 전액 면제로 변경했다. 온·오프라인 고객 모두에게 혜택이 적용된다. 이를 기념해 타 금융사가 운용 중인 IRP를 유안타증권으로 옮겨올 경우 이전 금액에 따라 현금 쿠폰을 지급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17일부터 다이렉트 IRP 수수료 무료화에 돌입한다. 수수료를 없애 연금자산에 대한 실질적인 수익률 개선 효과를 높이겠다는 목표다. 이어 한국투자증권도 IRP 수수료를 받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대면 채널인 뱅키스의 수수료를 우선 면제하고, 오는 하반기부터 기존의 영업점 고객을 대상으로 수수료 혜택을 도입할 계획이다.

 

대신증권도 다음 주 IRP 수수료 조정에 나선다. 신한금융투자도 이르면 이달 말 수수료 체계를 손보겠다는 방침이다. NH투자증권 역시 전산시스템 작업을 마무리하는 대로 수수료 전쟁에 참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금융투자도 수수료 면제에 대해 내부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