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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수익·건전성 두 마리 토끼 잡을까

4년 만에 BIS비율 추월 당해...낮은 순익 증가가 원인
자기자본 확충 필요...후순위채 발행 등 선제적 관리에 착수

 

[FETV=권지현 기자] 국민은행과 치열한 '리딩뱅크' 전쟁을 벌이고 있는 신한은행이 올해 1분기(1~3월) 수익성에 이어 건전성에서도 국민은행에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이 국민은행보다 재무건전성 부문에서 열위에 처한 것은 2017년 이후 4년 만이다. 낮은 순익 성장률로 인해 자기자본 확충에서 뒤처진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신한은행이 자존심을 회복할지 주목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지난 3월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은 18.53%로 1년 전(15.01%)보다 3.52%포인트(p)나 개선됐다. 'BIS비율'은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대출업체 등 거래기업의 도산으로 부실채권이 갑자기 늘어나 은행이 경영위험에 빠지게 될 경우 이를 얼마나 잘 감당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항목이다. 은행의 '위기상황 대처 능력'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국민은행의 3월 BIS비율은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수치다. 내내 16%를 밑돌던 국민은행은 이번에 역대급 상승폭을 내며 단숨에 18%대 중반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의 BIS비율은 2017년 3월 16.65%를 기록한 이후 1년 만에 15%대로 떨어지더니 지난해에는 15%를 가까스로 넘었다. 이후 올해 BIS비율이 3.5%p 이상 개선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국민은행보다 상승폭이 적었다. 3월 말 신한은행의 BIS비율은 17.98%로 전년 동기(15.54%)보다 2.44%p 개선됐다. 이는 최근 5년 내 가장 높지만 국민은행보다는 1.08%p 이상 낮다. 신한은행의 BIS비율은 2018년 3월 16.04%를 기록한 이후 이듬해 15%대로 떨어지더니 지난해 15% 중반대를 나타냈다. 이후 올해 BIS비율이 2.4%p 이상 개선되며 18%에 근접하게 됐다. 그러나 국민은행의 상승폭이 워낙 커 신한은행의 선전은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신한은행이 국민은행보다 낮은 BIS비율을 기록한 것은 2017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신한은행은 2017년 3월 말 BIS비율 15.77%를 나타내 국민은행(16.65%)보다 0.88%p 뒤처졌으나 이듬해 반등에 성공하며 국민은행을 앞질렀다. 이후 지난해까지 3년 간 국민은행보다 높은 BIS비율을 유지, 상대적으로 견고한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1분기 국민은행이 0.55%p라는 차이로 신한은행을 따돌리며 수익성에 이어 건전성마저 신한은행을 넘어섰다. 불과 1년 전 신한은행의 BIS비율이 국민은행보다 0.53%p 높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은행의 자본비율 개선이 더 크게 와 닿는다.

 

신한은행이 국민은행보다 BIS비율이 낮은 데는 자기자본 확충에서 밀린 영향이 크다. BIS비율은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자기자본을 대출자산의 위험성(건전성)에 따라 가중치를 둬 평가한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눠 계산한다. 자기자본이 많아지고 위험가중자산이 적어질수록 BIS비율은 높아지게 된다.

 

신한은행의 3월 말 기준 위험가중자산은 170조8000억원으로 1년 전(190조6000억원)보다 10.3%(19조800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도 202조원에서 181조원으로 위험가중자산이 줄어들어 신한은행과 같은 감소폭인 10.3%(21조원)를 기록했다. 결국 두 은행 간 BIS비율 차이는 자기자본 능력에서 비롯된 셈이다.

 

실제 신한은행은 국민은행보다 자기자본(감독목적)을 덜 쌓았다. 3월 말 기준 신한은행의 자기자본은 30조7000억원으로 1년 전(29조6000억원)보다 3.7%(1조1000억원) 늘어났다. 반면 국민은행은 올 3월 33조5000억원을 기록, 전년(30조3000억원)보다 10.5%(3조2000억원) 자기자본이 늘었다. 신한은행과는 6.8%p 차이가 난다.

 

이처럼 신한은행이 자본확충 부문에서 국민은행에 밀린 것은 낮은 순익 증가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자기자본 구성 항목인 이익잉여금은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 준비금·적립금 등으로의 전입액, 자본조정 항목을 상계한 금액 등을 빼고 남은 잔액을 뜻하므로 당기순이익이 많을수록 이익잉여금이 늘어나 자기자본이 커지게 된다.

 

신한은행은 올 1분기 6564억원의 당기순익을 내 전년(6265억원)보다 4.7%(299억원) 성장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6886억원의 순익을 거둬 1년 전(5863억원)보다 17.4%(1023억원) 증가했다. 3개월 동안 국민은행은 신한은행보다 약 2.5배 많은 순익 증가분을 거둔 것이다.

 

이에 신한은행은 자기자본 확충을 위해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신한은행은 1분기 실적발표 후인 지난 6일, 4000억원 규모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후순위채권 발행을 알렸다. 후순위채권은 처음에는 발행금액 전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지만 특정 시점부터 자본 인정금액이 일정하게 감소하는 채권이다. 통상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BIS비율 상승으로 이어진다. 발행한 지 5년째부터 상각조건이 발동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기자본 비율이 24bp(1bp=0.01%)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자기자본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