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이 7월부터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충청권으로 확대한다.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519/art_16206050780046_eb8e76.jpg)
[FETV=김윤섭 기자] 전국이 새벽 배송전쟁터로 탈바꿈했다. 물류센터는 24시간 환하게 불을 밝혔고, 배송기사들은 잠을 잃었다. 서울 수도권에 한정됐던 이커머스의 새벽 배송전쟁이 전국으로 확전된 것이다. 쿠팡, SSG닷컴, 마켓컬리, 네이버 등이 전국을 무대로 새벽 배송전쟁에 출전한 대표적인 이커머스 기업들이다. 이들에겐 전진만 있을뿐 일시멈춤은 없다. 밀리면 죽는다는 각오아래 전국 새벽배송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쿠팡이 상장 이후 로켓배송 강화를 위해 물류센터 3곳 건립 계획을 밝힌 가운데 SSG닷컴과 마켓컬리도 새벽배송 전국화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는 7월 네이버도 본격적으로 배송전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새벽배송 경쟁에 뛰어든 선후발 업체 모두가 만만치 않을 이커머스들이다. 올해 불붙기 시작한 이커머스의 새벽배송이 전쟁을 방불케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 마켓컬리 이어 SSG닷컴 충청권 새벽배송 도전=SSG닷컴이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오는 7월부터 충청권으로 확대한다. 기존에 SSG닷컴 새벽배송은 수도권에서만 주문할 수 있었다. 이에 이달부터 충청권 지역에서 샛별배송을 시작한 마켓컬리와 시장 선점을 위한 정면승부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미 SSG닷컴은 최근 충청권에 콜드체인(Cold Chain·저온 유통체계)이 있는 물류센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대전·세종·아산·천안·청주 등에 새벽배송을 할 수 있게 됐다. 충청 지역 새벽배송 하루 처리 건수는 약 3000건으로 예상된다. 현재 SSG닷컴은 수도권에서 새벽배송 약 2만건을 소화할 수 있다.
SSG닷컴은 수도권과 가장 인접한 충청권에서 새벽배송 확대를 시도한 뒤 차차 전국으로 범위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수요가 있어 시작하게 됐다. 전국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일정이 나온 건 아니다"면서도 "목표는 전국 확대가 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자체 자동화 물류센터인 '네오' 추가 건립도 계획하고 있다. 최근 이사회에서 투자 계획이 확정됐다. SSG닷컴은 현재 경기도 김포 등에 네오 물류센터 3개소를 운용 중이다.
SSG닷컴의 이번 새벽배송 확대는 마켓컬리의 행보와 깊게 연관돼있다. 마켓컬 리가 이달부터 대한통운과 협력으로 새벽배송을 충청권으로 확대하자 신선식품 배송 경쟁력을 위해 SSG닷컴도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마켓컬리가 이달 1일부터 대한통운과 새벽배송을 충청권으로 확대한다.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519/art_16206050776854_028807.jpg)
◆ 마켓컬리, 대한통운과 협업해 이달부터 충청권 도전=마켓컬리는 지난 1일부터 대한통운과 손잡고 대전시(서구, 유성구), 세종시, 천안시, 아산시, 청주시 등 충청권 5개 도시에 샛별배송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올해 하반기에는 영남과 호남 등 남부권까지 대상 지역을 넓히며 샛별배송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오는 장보기 시장 성장이 예상보다 3배쯤 빨라졌다"며 "지난해 분기점을 지났다고 보고 지방 대도시에도 지속 가능한 수준의 물류비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겠다는 판단이 섰다"고 설명했다.
마켓컬리의 샛별배송은 밤 11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7시 전에 소비자의 집 문 앞에 풀콜드체인 방식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마켓컬리는 지금까지 서울∙수도권에만 샛별배송을 운영했고 수도권 외 지역은 익일 내 배송을 진행해왔다.
5월 1일부터 시행되는 마켓컬리의 대전∙세종∙충청권 샛별배송은 컬리의 새벽배송 노하우와 CJ대한통운의 물류 역량 간 결합을 잘 보여준다. 마켓컬리가 수도권 지역 물류센터에서 신선식품을 최상의 상태로 포장해 출고하면, CJ대한통운의 냉장 차량이 주문고객의 집까지 상품 운송을 담당한다.
CJ대한통운은 1차로 충청지역 자체 물류센터로 상품을 이동시킨 뒤 주소지별로 세부 분류 과정을 거쳐 소비자의 집 문 앞에 최종 배송하게 된다. 충청지역 샛별배송 역시 풀콜드체인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컬리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신선식품 새벽배송 노하우와 CJ대한통운의 우수한 물류 인프라가 잘 결합되어 높은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신선하고 우수한 품질력을 갖춘 상품을 더 많은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샛별배송 전국 확대를 위해 앞으로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슬아 컬리 대표. [사진=마켓컬리]](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519/art_16206050773648_031f86.jpg)
마켓컬리가 새벽배송 확대를 공식화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컬리가 증시 상장을 앞두고 기업 규모를 더 늘려 가치높이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온라인 최저가 정책을 도입하고 대규모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마켓컬리는 지난달 12일 장바구니의 기본이 되는 기본 채소, 과일, 수산, 정육, 유제품과 쌀, 김 등 60여가지 식품을 1년 내내 가장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EDLP(Every Day Low Price) 정책을 도입했다.
지난달 9일부터는 배우 박서준을 모델로 세워 신규 고객 확대 캠페인을 공개했다. 마켓컬리는 신규 TV광고 론칭에 맞춰 4월 9일부터 5월 31일까지 100원딜과 무료배송을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최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JP모간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빠른 시일 안에 주관사단과 킥 오프 미팅을 열고 상장 절차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슬아 대표는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는 업계의 경쟁 상황 때문이라기보다는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 성장에 따라 투자하고 싶은 영역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달 자금은 물류센터와 기술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으로 신선식품을 사도 된다는 의식이 자리 잡으려면 몇 년이 걸릴 것으로 생각했지만, 코로나19로 (생각보다) 시장이 더 빨리 확장됐다"면서 "시장 확장이 숫자로 보였고 결정적으로 이 시장을 잡으려는 회사가 많아지면서 기술과 데이터 플랫폼, 물류센터를 확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컬리만의 색깔을 유지하며 생존하기 위해서는 컬리 역시 대규모 자본 유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배송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쿠팡은 막강한 자금을 앞세워 더욱 강력한 배송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519/art_16206050769863_aed6da.jpg)
◆ 쿠팡, 청주에 상장 후 3번째 투자...4000억원 규모 물류센터 건립=쿠팡은 3월 뉴욕증시 상장 이후 두 달 만에 세 번째 투자 및 고용계획을 발표했다. 쿠팡은 충청북도, 청주시, 충북경제자유구역청과 총 4000억원을 투자해 28만4000㎡ 규모의 물류센터를 청주에어로폴리스2지구에 건립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물류센터 건립으로 2,000개 이상의 직접적인 일자리 창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쿠팡은 신규 청주 물류센터를 통해 충북지역의 물류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MOU는 전라북도 및 경상남도 지역의 물류센터 건립계획 발표에 이은 세 번째 신규 물류센터 계획으로, 지난 두 달간 발표한 투자금액은 총 8000억원, 직접고용계획은 6500여 명에 달한다. 뉴욕증시에서 대규모 글로벌 자금을 조달한 바 있는 쿠팡은 전라북도, 경상남도에 이어 충청북도까지 전국적인 투자와 신규 일자리를 늘려가고 있다.
쿠팡은 현재까지 전국 30여 개 도시에 100개 이상의 자체 물류센터 및 배송센터에 투자를 해왔다. 각 지역의 물류센터 건립은 해당 지역 주민들을 위한 수천 개 일자리 창출로 이어졌다. 쿠팡은 물류센터가 위치한 지역에서 흔히 나타나는 고용 격차 해소를 위해 여성 및 장년층을 적극 고용하는 정책도 펼쳤다. 쿠팡에 따르면 대한민국 인구의 70%는 쿠팡 배송센터에서 10km 이내에 거주하고 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조달한 자금을 투입해 추가로 7개 풀필먼트센터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쿠팡 상장 후 투자 계획. [사진=쿠팡]](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519/art_16206052019159_fd13df.jpg)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지난 3월 12일 상장 직후 인터뷰에서 "자금을 갖고 글로벌 경쟁자들과 겨룰 여건을 확보하고 지금까지 투자해왔듯이 공격적인 투자를 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면서 "특히 지역 경제 활성화와 물류 인프라 구축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표는 “새로 건립할 청주 물류센터는 전국 단위 물류 시스템 구축 계획의 핵심 가운데 하나”라며 “쿠팡의 지속적인 투자와 고용 창출이 전라북도와 경상남도에 이어 충청북도까지 지역사회 발전에 고루 스며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60조 규모의 이커머스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각 업체의 잠을 잊은 배송경쟁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게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