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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삼성중공업, '7년적자' 벗어날 마지막 카드는?

자본잠식 위기에...무상감자·유상증자 동시 시도
재무개선 서둘려야…자본총계는 줄고 자본금은 그대로
“물들어올 때 노젓자”…수주기대감 속, 신조선가지수도 ↑

[FETV=김현호 기자] 7년 연속 적자가 유력한 삼성중공업이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오랫동안 영업손실이 이어진 만큼 재무개선을 통해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겠다는 계산이다. 올해 조선업계는 발주량 확대가 예상되고 배값도 연일 상승곡선을 나타내고 있어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물 들어올 때 노젓자’는 인식이 강해진 만큼 삼성중공업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重, 8년 연속 적자 가능성 ↑…무상감자 카드 꺼내들어=삼성중공업은 1분기 연결기준, 1조5746억원의 매출과 50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8% 감소했고 적자폭은 45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이는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어닝쇼크를 나타낸 것으로 올해 7년 연속 적자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극심한 수주가뭄에 도크(선박 건조를 위한 대형 수조) 공백 우려를 이유로 123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설정했다. 또 시추사와 갈등으로 인도되지 못하고 있는 드릴십 평가손실과 강재가 인상으로 각각 2140억원, 1190억원을 반영했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고정비 부담에 따른 경상손실로 2023년 이전 흑자전환은 어렵다”고 분석했다.

 

지속적인 적자가 발생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삼성중공업은 무상감자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카드를 동시에 꺼내들었다. 무상감자는 액면가를 5대 1 비율(5000원 → 1000원)로 감액하는 것으로 발행주식수가 감소하지 않아 주주들의 지분은 훼손되지 않는다. 사측은 이를 통해 자본금을 낮추고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로 했다.

 

◆세번째 유상증자 카드 꺼내들어=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주가는 전날 6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거래일 보다 16.2% 감소한 것으로 지난해 11월20일(599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액면가를 줄이고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무상감자와 달리 유상증자는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있어 시장이 크게 반응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6월22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의결사항이 통과되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5년 사이 3번의 유상증자를 시도하게 된다. 사측은 지난 2016년과 2018년 각각 1조1400억원, 1조5000억원의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재원은 친환경 선박과 디지털 전환을 위해 투자될 예정이다.

 

유상증자 카드가 주총을 무리 없이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대주주들의 참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삼성중공업의 1대 주주는 15.9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이며 3대 주주는 삼성생명(3.06%)이다. 두 회사는 지난 두 차례 진행된 유상증자에 모두 참여했으며 올해에는 임시 주총을 전후로 확인될 전망이다.

 

◆자본잠식 위기속...체질개선 성공할까=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이번 결정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올해 예상되는 누적적자는 760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260%에서 320%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자본총계는 4년 연속 감소해 3조7182억원을 기록한 반면, 자본금은 3조1505억원으로 자본잠식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감자 이후 회사의 자본금은 6301억원으로 줄어들고 납입자본금 감액분 2조5000억원은 자본잉여금으로 전환해 자본잠식 우려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 사측은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원활한 RG(선수금지급보험) 발급과 금융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RG는 금융기관이 조선소에 발급하는 것으로 수주한 선박을 조선사가 건조하지 못하면 RG를 발급한 금융기관이 대신 선수금을 납부하는 보증보험을 뜻한다.

 

삼성중공업은 안정적인 재원 조달을 바탕으로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사측은 1분기에만 51억 달러를 수주해 올해 수주목표(78억 달러)의 65%를 달성했고 신조선가지수도 4월 말 134p를 기록하며 지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신조선가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선가가 올랐다는 의미를 뜻한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유상증자는 주가 희석 요인이지만 업황이 개선되는 상황에서 재무구조 개선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