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518/art_16200262375481_e1dd20.jpg)
[FETV=김윤섭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상무가 회사 자금 유용 의혹 책임을 지고 지난달 말 보직해임된 것으로 확인됐다. 홍원식 회장에 이어 차기 회장으로 언급됐었던 만큼 더욱 파급이 클 전망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상무는 회삿돈으로 캐딜락, 도요타, 레인지로버 등 수 년에 걸쳐 고가의 외제차를 리스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난달 말 보직 해임됐다. 홍 상무는 홍원식 회장에 이은 차기 회장으로 지목된 인물로 올해부터 남양유업 기획마케팅총괄본부장을 맡았었다.
이 차량은 홍 상무 자녀의 통학 등 개인적인 용무로 쓰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또 광고대행사가 남양유업에 쇼핑백, 생일파티 용품으로 각각 100만원 넘는 돈을 청구했는데 행사 내용엔 홍 회장 부인 선물용, 홍 상무의 자녀 생일이라고 기재됐다.
직장인 익명 앱인 블라인드엔 회장 일가가 병원에 가거나 가족 여행할 때 직원들을 동원한다는 내부인의 주장까지 나왔다. 남양유업 측은 SBS에 해당 차량은 의전용이며 개인용으로 사용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회삿돈을 개인적으로 쓰는 건 세금 탈루나 횡령에 해당할 수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유용 의혹의 사실관계 여부는 현재 조사 중"이라며 "이 같은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책임을 지게 하는 차원에서 우선 보직 해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불가리스 사태의 파장이 커지며 남양유업이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처한 가운데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가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 논란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4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국민 사과를 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3일 오전 임직원에게 사내 이메일을 보내 "최근 불가리스 보도와 관련해 참담한 일이 생긴 것에 대해 임직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태 초기부터 사의를 전달했고, 모든 책임은 제가 지고 절차에 따라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유의미한 과학적 연구성과를 알리는 과정에서 연구의 한계점을 명확히 전달하지 못해 오해와 논란을 야기하게 된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4일 오전 10시 본사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태가 발생한 지 21일 만에 직접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홍 회장의 입장 발표에는 사과의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연이은 논란에 휩싸인만큼 홍 회장이 경영 쇄신책을 함께 내놓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의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며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검증한 것이 아니라서 실제 효과가 있을지를 예상하기가 어렵다"고 반박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대리점 갑질 사태' 이후 또다시 불매운동이 벌어졌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남양유업의 본사 사무실과 세종연구소 등 6곳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