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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가 옳았다...KB금융 최대실적 효자 '비은행’

KB증권, 비은행 '맹주' 등극...푸르덴셜생명도 실적 급증
두 회사 인수 당시 '고가매입' 등 논란 잠재워...현재 보다 '미래' 입증

 

[FETV=유길연 기자] KB금융지주가 비은행계열사들의 약진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거뒀다.

 

특히, 비은행계열사 중 인수 당시 ‘고가 매입’ 등으로 논란이 컸던 KB증권과 푸르덴셜생명이 그룹 실적 증대에 큰 기여를 했다. 금융권에서는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두 계열사의 인수합병(M&A)을 결정한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결단이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2701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동기(7295억원)과 비교해 74.1% 급증했다. 이에 KB금융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KB금융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배경에는 KB증권의 호실적이 있다. KB증권은 1분기 2211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에는 주가연계증권(ELS) 자체헤지 관련 추가 증거금 요구(마진콜) 사태로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증시 호황으로 크게 반등했다. 

 

KB증권이 대규모 실적을 올리면서 KB금융의 핵심 비은행 계열사로 완전히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1분기 적자에도 불구하고 국민카드를 제치고 은행에 이어 그룹 내 순익 2위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올해는 카드와 1분기부터 실적 차이를 800억원 가까이 벌렸다. KB증권은 1분기에 기록한 실적 추세가 당분간 유지한다면 올해 사상 최초로 5000억원이 넘는 순익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인수한 푸르덴셜생명도 그룹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푸르덴셜생명의 1분기 순익은 1121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전체 순익(2278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실적을 3개월 만에 달성했다. 이에 KB손해보험을 제치고 비은행계열사 실적 3위에 올랐다. 남은 분기도 준수한 실적을 거둔다면, 한 해 당기순익 3000억원대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계열사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KB금융 실적 가운데 비은행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1분기 전체 계열사의 순익의 총합 가운데 비은행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8.6%로 절반에 육박했다. 특히 국민은행의 순익이 17.4% 급증한 가운데 달성한 기록이라 그룹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증권과 푸르덴셜생명이 효자계열사로 활약하고 있지만, 인수 당시 평가는 좋지않았다. 지난 2016년 윤 회장이 현재 KB증권의 전신인 현대증권을 인수할 당시 업계에서는 고가 매입 논란이 일었다. KB금융은 현대증권 지분 22.56%를 인수하는데 1조원을 배팅했다. 당시 시장에서 예상했던 현대증권 적정 인수 가격은 7000억원이었다. 당시 시장에서는 KB금융이 시장 가격보다 2~3배 많은 금액에 현대증권을 인수했다면서 ‘승자의 저주’가 시작될지 모른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 인수가 유력시 되자 또 다시 ‘승자의 저주’에 대한 목소리가 나왔다. 생명보험업계가 '제로(0)금리'로 인해 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인수는 손해를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급기야 KB손보 노조는 작년 3월 KB금융 정기 주주총회에서 윤 회장의 푸르덴셜생명 인수 결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윤 회장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현재보다는 ‘미래’를 위한 결정이라며 정면 돌파를 택했다. KB증권은 향후 자본시장 발전에 따라 증권업 성장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저금리 경향이 이미 오래 이어진 유럽·일본에서도 생보사들의 가치가 높다는 것을 주요 인수 근거로 설명했다. 현재까지는 이러한 판단이 맞아떨어지는 분위기다. 

 

비은행부문의 약진으로 KB금융의 올해 실적 전망은 더욱 밝아지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올해 4조원이 넘는 당기순익을 기록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온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에는 은행 외 카드와 증권, 푸르덴셜생명 등 비은행 계열사들도 눈부신 실적을 기록했다”라며 “M&A 효과 가시화로 이제 KB금융 분기 경상 체력은 1조2000억원대 레벨로 추정되며, 수익성 향상에 따라 올해 추정 순익은 4조2000억원으로 2020년대비 약 21.8%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