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윤섭 기자] GS리테일이 빅커머스 변신을 위한 '계열사 합병' 기초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오는 7월 GS홈쇼핑과의 합병을 예고한 상태다. GS리테일은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그동안 독자 운영해온 온라인몰을 연계한 통합플랫폼을 출시하는 한편 새로운 방식의 간편결제 시스템도 도입하고 있다.
이뿐 아니다. GS리테일은 최근 물류회사인 메쉬코리아와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지분투자와 업무협약까지 체결하면서 통합 후 탄생할 빅커머스 기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GS리테일은 허연수 부회장은 계열사 통합을 통해 오는 2025년 매출 25조원 규모의 빅커머스 변신한다는 각오다. GS리테일이 GS홈쇼핑과의 통합후 유통업계의 주도권 경쟁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과시할지 유통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 GS리테일-홈쇼핑 합병 준비 착착...온라인몰 통합한 '마켓포' 시범운영=GS리테일이 본격적인 온·오프라인 통합 운영 체제에 돌입했다. 오는 7월 GS홈쇼핑과 합병을 앞두고 두 회사 브랜드가 모두 참여한 통합 앱을 시범 운영 중이고, 온라인몰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용 간편 결제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GS리테일은 지난달 말 GS리테일과 GS홈쇼핑 통합 플랫폼 '마켓포'를 선보였다. 정식 오픈은 합병이 있는 7월이고, 합병 전 약 3개월 간 시범 서비스를 제공한다. GS리테일의 강점인 식품과 세탁·청소 등 편의점 특유의 생활 밀착 서비스가 핵심이며 오픈마켓을 하지 않는 대신 수산물, 반려동물 등 2011년부터 GS홈쇼핑이 투자해 온 각 분야의 전문몰들이 입점되는 것이 특징이다.
GS리테일의 온라인몰 ‘GS프레시몰’과 밀키트 브랜드 ‘심플리쿡’, 유기농 전문 온라인몰 ‘달리살다’,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랄라블라’ 등이 입점됐다. GS홈쇼핑의 모바일 앱 ‘GS샵’도 TV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상품 위주로 들어왔다. 라이브커머스 채널 ‘M:LIVE(마켓포 라이브)’에서도 GS프레시몰 등 제품을 판매한다.
동원F&B의 반찬 배송업체 ‘더반찬’과 수산물 전문 e커머스 ‘얌테이블’ 등 외부 전문몰들도 입점했다. GS홈쇼핑이 투자했거나 협력하는 회사들이다. 오는 7월 정식 출시에 맞춰 청소·택배·세탁·집수리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도 탑재한다. 쇼핑 외 소비자들의 실생활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GS리테일의 오프라인 사업도 전제가 다 입점한다. 연내 편의점 GS25와 수퍼마켓 GS더프레시 상품을 1시간 내 배달하는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 오는 7월 간편결제 시스템 'GS페이' 도입 예정=최근 이커머스 업계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떠오른 간편결제도 선보인다. GS리테일은 "100여명의 IT 개발자가 오는 7월을 목표로 GS페이를 개발 중"이라고 했다. GS페이는 GS25·더프레시·랄라블라와 GS홈쇼핑 등에서 쓸 수 잇는 간편 결제 서비스다. 향후 GS칼텍스 등 GS그룹사로 확대하고. 제3자 영역으로까지 검토할 계획이다.
GS리테일은 지난 1월 페이먼트 플랫폼 관련 제휴를 위해 7개사를 대상으로 경쟁 입찰을 진행했다. 그 결과 KB국민은행과 KG이니시스를 제휴사로 선정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KB금융그룹 계열사 회원 3540만명, KG그룹 회원 1576만명을 보유한 핵심 파트너로 안정적인 이용자 확보에 좋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GS리테일과 KB금융그룹은 구매 데이터 분석 및 활용을 논의·협력하게 된다.
간편결제는 최근 유통업계에서 고객 확보에 필수요소로 꼽힌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발표한 ‘2020 4차산업혁명 지표’의 일평균 간편결제·간편송금 서비스 이용실적은 3833억원(2019년 1~9월)으로 2018년(2255억원) 대비 70% 증가했다.
현재 쿠페이(쿠팡), SSG페이(신세계), L페이(롯데), 스마일페이(이베이코리아), SK페이(11번가), 티몬페이(티몬) 등이 운영중이며 이외에 e커머스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네이버, 카카오 등 IT 플랫폼 업체들도 각각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을 운영하고 있다.
◆ 2600만 고객 데이터 통합 작업 돌입..."맞춤형 플랫폼 되겠다"=지난 2월부터는 IT, 데이터 분석, 멤버십, 정보 보호와 관련한 실무자 150여명으로 구성된 '통합 고객 태스크포스'를 발족하고 데이터 분석 및 고객 통합 시너지 확대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양사 통합 TF는 오는 7월로 예정된 합병 시점을 전후로 총 2600만 명 규모의 고객 데이터 통합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우선 데이터 분석 체계를 구축해 고객의 생애주기별 구매 특성을 확인하고, 모든 연령대가 통합된 GS리테일 플랫폼에서 생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맞춤형 혜택과 추천 알고리즘 등을 제공한다. 또 소비자가 로그인을 한 번만 해도 통합 GS리테일의 여러 유통 채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싱글사인온 시스템'을 마련한다.
양사는 데이터 분석 체계를 구축 후 생애 주기 별로 고객의 쇼핑 경험을 상호 교차, 확대하는 한편 전 연령대에 걸쳐 GS리테일의 플랫폼 내에서 생활 소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맞춤형 혜택 제공, 추천 알고리즘의 강화 등의 소비자 편의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GS홈쇼핑에서 인기 있는 스테이크 상품을 대량 구성이 아닌 단품으로 GS25에 출시해 밀키트를 자주 이용하는 1~2인 가족 회원에게 맞춤형 할인 쿠폰을 발송하거나, GS25에서 건강 지향적 소비 패턴을 보이는 소비자에게 GS홈쇼핑의 운동 기구 판매 방송 알림과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오진석 GS리테일 전략부문장(부사장)은 “양사의 합병으로 GS리테일 고객이 업계 최고 수준으로 확대된다”며, “통합 GS리테일이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해 데이터 활용을 통해 유아기부터 노년기에 걸친 전 연령대의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생애 주기 별 소매 플랫폼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대표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협업..."온오프라인 시너지 확대"=최근 유통업계에 화두로 떠오른 패션플랫폼과의 시너지 확대에도 나선다. GS리테일은 19일 무신사와 △결제 시스템의 독점 연동 △무신사 자체 브랜드 패션 상품의 판매 △상호 간의 보유 플랫폼을 활용한 마케팅 협업 등을 주요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고객이 편의점 GS25에서 독점적으로 현금 결제를 통해 무신사 스토어의 패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결제 시스템의 구축을 올 상반기 중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로 인해 외국인, 미성년자 등 신용카드가 없거나 온라인 결제가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도 무신사 스토어의 이용 편의가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GS25는 2018년부터 온라인 쇼핑몰 100여 곳과 현금 결제 대행 서비스 제휴를 맺고 있는데, 작년 한해 동안 서비스 이용자의 결제액은 총 320억원을 넘겼다.
하반기부터는 GS리테일의 주요 소매 플랫폼에서 무신사의 자체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 상품도 판매된다. GS리테일은 적합한 상권 내 GS25와 랄라블라 매장을 선정해 무신사 전용 매대를 구성하고 티셔츠, 드로즈, 마스크, 립밤 등 기본 패션 아이템을 우선적으로 선뵌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GS리테일의 1만5000여 오프라인 플랫폼을 통해 운영되는 반값택배, 박스25(택배 보관서비스), 우리동네딜리버리 등 고객 접점의 물류 서비스와 무신사의 840만 온라인 회원 간의 시너지 확대를 위한 신사업 협력과 차별화 된 마케팅 활동을 앞으로 펼치기로 했다.
오진석 GS리테일 전략부문장(부사장) “이번 제휴는 양사가 서로 가장 필요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한 사례”라며 “국내 최대의 오프라인 망을 보유한 GS리테일이 10·20 고객이 70%가 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대표적인 온라인 쇼핑 플랫폼 무신사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함으로 미래 고객 확보와 쇼핑 경험을 크게 확대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 GS홈쇼핑, 메쉬코리아 2대 주주 등극...배송경쟁력 키운다=GS홈쇼핑은 배송경쟁력 강화를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 GS홈쇼핑은 19일 휴맥스 등 기존 주주가 보유한 물류회사 메쉬코리아의 지분 19.53%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GS홈쇼핑은 네이버에 이어 메쉬코리아의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GS홈쇼핑은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메쉬코리아와 협업한다는 방침이다. 다회차 당일배송, 즉시배송과 밀키트를 비롯한 식품 판매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GS홈쇼핑 측은 "여러 업체 중 메쉬코리아가 계약구조나 수익모델, 배송 분야 등에서 당사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메쉬코리아는 400개가 넘는 주요 도심 소형 물류거점인 '부릉스테이션'을 바탕으로 마이크로 라스트마일에 특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는 7월 GS리테일과의 합병을 앞둔 만큼 GS리테일, GS홈쇼핑, 부릉 간 배송혁신 협의체를 조직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시너지를 확대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GS리테일은 1만5000여 개의 오프라인 물류 거점을 갖췄고, 일반인 도보배달 플랫폼 '우딜'로 6만 명의 배달원을 모집한 상태라고 전했다. 여기에 메쉬코리아 배송 기사가 GS홈쇼핑 상품을 편의점에서 찾아 배송하거나, 기존 GS리테일의 물류 서비스와 결합한 새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협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성화 GS홈쇼핑 CVC사업부 상무는 “GS홈쇼핑은 앞으로도 고객이 원하는 풀필먼트서비스를 위해 다양한 투자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합병을 앞두고 있는 GS리테일과 메쉬코리아와의 협업 시너지를 극대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합병을 위해 공격적인 움직임에 나서고 있는 GS리테일은 합병을 통해 매출 25조원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합병을 공식화 했다. 두 회사의 합산 자산은 9조원, 연간 취급액은 15조원이다. 국내 유통업계에서 자산 규모로는 롯데쇼핑(33조원)이, 연간 매출 기준으로는 이마트(19조원), 거래액은 네이버쇼핑(27조원) 등이 1위 사업자다.
GS리테일 대표이사 허연수 부회장은 “GS리테일은 지난 50년간 계속해서 변화하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산업 트렌드에 맞춰 발빠르게 변화하고 스스로를 혁신해 왔다”며, “5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GS홈쇼핑과의 합병을 통해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통합 쇼핑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고객과 함께 100년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