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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로 본 SK-LG 배터리 전쟁...승자는 'SK'

합의 후 첫 거래일 SK이노베이션 11.97%↑ vs LG화학 0.62%↑
美 배터리 사업 정상화·글로벌 전기차시장 주도권 재확보 기대

 

[FETV=이가람 기자]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길었던 ‘배터리 분쟁’이 끝났다.

 

소송은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합의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정리됐지만 증권시장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승리했다.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배상액의 규모를 뛰어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SK이노베이션은 전장 대비 2만8500원(11.97%) 오른 26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도 2조6000억원가량 늘어나면서 코스피 상위 15위권에 안착했다. 비상장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호재가 모기업인 LG화학에 반영됐다. LG화학은 전장보다 5000원(0.62%) 늘어난 81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장초 84만5000원까지 치솟았다가 증가폭을 줄이면서 결과적으로 주가 상승률이 SK이노베이션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2019년 4월부터 이어진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영업 비밀 침해 사건이 마무리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두 회사 간 배터리 소송 최종 결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 주면서 SK이노베이션에 미국 내 10년 수입 금지 제재를 내린 바 있다. 그리고 경제적 효과를 고려해 지속적으로 합의를 요구해 왔다.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두 회사는 미국 행정부의 거부권 행사 시한을 하루 앞두고 결국 합의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2조원(현금 1조원·로열티 1조원)을 지급하고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모든 소송을 취하하는 것이 골자다. 향후 10년간 추가 송사도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상 LG에너지솔루션의 완승인 것이다.

 

하지만 실리를 챙긴 쪽은 SK이노베이션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막힐 뻔했던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내 배터리 사업이 이번 합의를 통해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예정대로 미국 조지아주에 공장을 건설해 수주 물량을 받아내겠다는 방침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합의라며 리스크를 털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중국의 CATL과 일본의 파나소닉 등 경쟁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다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배터리 분쟁은 SK이노베이션의 최대 악재였다”며 “현재 시가총액에 반영된 배터리 가치는 3조원 수준에 불과해 앞으로 주가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과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도 SK이노베이션이 받을 충격은 미미하다는 입장이다. 코스닥 상장을 앞둔 SK아이이테크놀로지 기업공개(IPO)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추가 차입 없이 재원 확보가 가능해 합의금으로 활용하기 충분하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2차전지 분야에서 세계 선두권으로 성장해 온 두 회사가 모든 법적 분쟁을 종식하기로 한 것은 참으로 다행”이라며 “산업생태계 구성원들이 경쟁과 동시에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협업해 나가는 것이 국익과 기업의 장기적 이익에 모두 부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