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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칫값 못한' 대형 저축은행들...2곳 중 1곳 수익성 '뒷걸음질'

웰컴·한국투자 등 5곳 ROA 하락...지속성장 위한 '수익구조' 재편 필요

 

[FETV=권지현 기자] 대형 저축은행 2곳 중 1곳이 덩치는 커졌지만 수익성은 도리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특히 지난해 저축은행 대출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저축은행들의 이자수익이 늘어난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 주목된다. 대형 저축은행의 자산은 크게 불었지만 순익이 낮아져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수익구조' 재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저축은행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상위 10개 저축은행 가운데 절반인 5개(웰컴·OSB·애큐온·한국투자·유진저축은행)사의 지난해 총자산수익률(ROA)이 1년 전보다 하락했다. 'ROA'는 저축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을 얼마나 올렸는지를 말해준다. ROA가 낮다는 것은 저축은행이 그만큼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눈에 띄는 점은 ROA가 떨어진 5개 대형 저축은행 모두 전년보다 총자산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작년 말 기준 웰컴·OSB·애큐온·한국투자·유진 등 5개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46조7118억원으로 2019년 말(37조1617억원)보다 9조5500억원 불었다. ROA는 기업의 당기순이익을 자산총액으로 나눠 계산하므로, 자산이 증가했음에도 ROA가 하락했다는 것은 불어난 자산만큼 순익은 증가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특히 지난해 저축은행 대출이 증가해 이자수익이 크게 확대된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낮은 수익성은 더욱 주목된다. 작년 국내 저축은행들은 전년(6조356억원)보다 8.7%(5253억원) 늘어난 6조5609억원의 이자수익을 거뒀다. 순익도 크게 늘었다. 2019년 1조2779억원이던 당기순익은 1년 만에 9.9%(1275억원) 늘어난 1조4054억원을 기록했다. 덩치는 커졌으나 순익이 따라가지 못한 5개 저축은행의 수익구조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가장 큰 폭으로 수익성이 하락한 곳은 웰컴저축은행이다. 웰컴저축은행의 지난해 자산규모는 4조2705억원으로 전년(3조694억원)보다 1조2000억원 이상 크게 불었다. 그러나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졌다. 2019년 3.82%인 ROA는 1년 만에 1.04%포인트(p) 하락해 2.78%를 기록했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자산이 늘었으나 당기순이익이 줄어 ROA가 하락했다"면서 "다른 대출상품보다 금리가 낮은 기업대출이 50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웰컴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970억원으로 1년 전(1028억원)보다 5.6%(58억원) 감소했다.

 

OSB저축은행은 대형 저축은행 가운데 두 번째 큰 폭으로 수익성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OSB저축은행의 자산은 2조4065억원으로 1년 전(1조9905억원)보다 4160억원 늘어났다. 반면 순익은 대폭 줄어들었다. 작년 OSB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08억원으로 전년(204억원)보다 절반에 가까운 47%(96억원)나 급감했다. 이에 ROA는 0.94%에서 0.51%로 0.43%p 악화됐다.

 

업계 3위 한국투자저축은행도 수익성이 떨어졌다. 2020년 한국투자저축은행의 ROA는 1.61%로 전년(1.89%)보다 0.28%p 하락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ROA가 낮아진 것은 늘어난 자산 대비 순익 증가폭이 턱없이 적었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자산은 4조5566억원으로 1년 전(3조4117억원)보다 1조1449억원 늘어났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585억원에서 604억원으로 19억원 증가에 그쳤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해 자산이 2조3532억원에서 3조4993억원으로 불어 한국투자저축은행과 비슷한 규모(1조1461억원)로 늘어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ROA는 1.27%에서 0.94%로 0.33%p 하락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1년 만에 자산이 1조원 이상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280억원 느는데 그쳐  ROA가 낮아졌다.


유진저축은행 역시 자산은 불었으나 수익성은 하락했다. 유진저축은행의 지난해 ROA는 1.8%로 1년 전(1.84%)보다 0.04%p 떨어졌다. 작년 1년 동안 자산이 2조9110억원에서 2조9843억원으로 733억원 증가했지만 순익은 42억원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저축은행들이 대출이 늘어 이자수익이 증가했지만 대형사들은 수익 포트폴리오 다양화 등으로 온전히 증가분을 흡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산이 크게 늘어난 만큼 수익구조 재편에 힘써 이에 걸맞은 순익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