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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 ‘증권맨’ 자존심 회복할까

역성장에도 3연임 성공...미래 성장 동력 구축에 높은 평가
리스크 관리 성공, 글로벌·IB사업 재개...실적 개선 기대감↑

 

[FETV=이가람 기자]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연임에 성공했다. 전례 없는 활황장 속에서도 역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추가 임기를 받았다. 권 대표가 구상하고 있는 글로벌 및 투자금융(IB)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권 대표가 올해에는 실적을 개선해 설욕할 수 있을지 금융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권 대표는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2017년 7월 대표직에 오른 후 2019년 3월 첫 번째 연임에 이어 두 번째 임기가 부여됐다. 당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권 대표의 연임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역대 한화투자증권 대표들의 재임 기간이 짧았고, 주식 거래량 급증으로 증권사들이 줄줄이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가운데 한화투자증권은 성적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0.63%와 32.84% 하락했다.

 

그럼에도 권 대표는 세간의 예상을 깨고 2년 더 한화투자증권을 이끌게 됐다. 권 대표가 추진한 사업들의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투자증의 지난해 순익 감소는 일회성 요인이 컸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주가연계증권(ESL) 자체 헤지 관련 운용 손실이 발생했고 실사 어려움 등으로 글로벌 사업이 중단됐다는 설명이다. 

 

한화투자증권은 권 대표가 심혈을 기울인 글로벌 리테일과 IB 부문이 슬슬 실력 발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베트남과 싱가포르에 각각 설립한 파인트리증권의 실적이 올해부터 반영된다.  또 부동산 관련 딜 수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던 최용석 상무를 본부장에 앉히는 등 IB 조직 개편 효과도 나타날 전망이다. 한화투자증권은 구조화금융을 중심으로 회사채·유상증자·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상장에 역량을 투입한다는 전략이다.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 조달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이달 초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조사에서 목표였던 2000억원의 두 배를 웃도는 청약금을 모집하면서 흥행을 거뒀다. 만기 3년에 1500억원과 5년에 500억원을 배정한 상황이지만 총 4790억원의 주문을 기록하면서 증액을 검토하고 있다. 금리는 3년물 1.76%과 5년물 2.33%로 형성돼 있다. 시장금리 상승에도 A+·긍정적 등급의 발행사라는 점에서 안정성이 부각됐다. 조만간 AA급으로의 진입도 무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권 대표는 또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ELS 관련 리스크를 크게 축소해 건전성 개선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ELS 총위험노출액(익스포저)를 줄인 결과 자기자본 대비 파생결합증권의 미상환액이 165% 수준까지 내려갔다. 한화투자증권과 신용도가 비슷한 증권사들의 미상환액 평균이 180%가량인 점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이와 함께 권 대표가 단행한 지분 투자가 평가 이익을 거둔 점도 호재다. 디지털금융 협업을 목적으로 580억원을 출자해 6.15%의 지분을 확보한 두나무가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올 초 2000원대였던 주가가 6000원대로 200% 가까이 급등했다. 두나무는 암호 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주식 플랫폼 증권플러스 등을 운영하고 있는 테크기업이다. 여기에 증권시장 입성 준비 절차를 밟고 있는 여행·숙박 플랫폼 야놀자 지분도 가지고 있다. 빅데이터 자회사 데이터애널리틱스랩을 정리해 내실을 다지는 전략을 세운 것도 권 대표다.

 

권 대표에 대한 내부의 평가는 호의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초의 공개채용 출신 최고경영자(CEO)라는 정통성과 취임 후 한화투자증권을 흑자로 전환시킨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권 대표는 1988년 한화증권에 입사한 이후 금융공학, 영업, 기획관리, 리스크 관리 등 다양한 부서를 거쳤다. 한화생명으로 건너가 투자부문장을 지내고 돌아오기도 했다. 그만큼 한화그룹의 사정에 밝은데다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가 금융계열사의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룹 차원의 지원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 대표는 “올해를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인식하고 미래를 대비한 성장 동력 확보와 디지털 전환에 힘 쏟을 것”이라며 “어떠한 환경 변화에도 생존할 수 있는 견고한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