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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Pick]"롯데·이마트·SKT·MBK 4파전 총성"...이베이코리아 인수전 '눈치싸움'

두달간 실사후 5-6월 본입찰 거쳐 인수자 선정
이베이 수시 단숨에 3강…쿠팡, 네이버 쫒는다
티몬, 1번가 상장 변수…이커머스 춘추전국시대

 

[FETV=김윤섭 기자] 인수가액 5조원으로 추정되는 이베이코리아는 과연 누구의 품에 안길까?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출발을 알리는 총성이 울렸다.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이커머스 넘버3다. 이베이코리아를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가 180도 바뀌게 된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세인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이같은 막강한 폭발력 때문인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눈독을 들이는 기업이 많다. 이마트·롯데·SKT·MBK 등 굵직한 기업 4곳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중 '쿠팡은 최근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고, 이마트도 네이버와 손잡고 연합작전에 착수했다. 롯데와 SKT, MBK 등도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기업은 단박에 이커머스 3위에 오른다. 그리고 이커머스시장 판도변화의 헤게모니를 쥐게 된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본격화하는 데 발맞춰 이커머스시장 판도변화에 대비한 쿠팡의 움직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기업의 경우 쿠팡의 잠재된 라이벌이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다. 

 

◆ 이마트, 롯데, SKT, MBK, 이베이코리아 본입찰 적격 후보로 선정=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본입찰 적격후보자명단(숏리스트)에 이마트, 롯데쇼핑, SK텔레콤.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포함됐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관사는 최근 이들 업체에 숏리스트 포함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업체는 이베이코리아에 대한 실사 등을 거쳐 5~6월로 예상되는 본입찰에서 최종 인수가를 제시할 예정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옥션·G마켓을 소유한 오픈마켓 이커머스업체로 결재액 기준 네이버와 쿠팡에 이은 국내 이커머스 3위 기업이다. 최근 롯데와 이마트, SKT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면서 인수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23일 서울 롯데빅마켓 영등포점에서 열린 51회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인수를 검토하기 위해 IM(투자설명서)을 수령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시를 통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특히 롯데쇼핑은 최근 롯데온의 새 수장으로 이베이코리아 핵심 임원을 영입하면서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조영제 전 대표를 사실상 경질한 후 외부에서 적합한 인물을 찾아왔다.

 

롯데온 새 수장으로 유력한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 본부장은 삼성물산·현대차그룹·LG텔레콤 등을 거쳐 2007년부터 이베이코리아에서 일했다. 이베이코리아에서는 간편 결제와 모바일 e쿠폰 사업 등을 맡은 온라인 쇼핑몰 전문가다.

 

 

롯데쇼핑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를 사실상 공식화한데에는 롯데쇼핑의 '롯데온'이 기대만큼의 실적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계열사 통합 이커머스 '롯데온'을 내놓고 이커머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시 롯데쇼핑의 막강한 오프라인 인프라와 온라인 역량이 결합해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재까지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롯데쇼핑은 코로나19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실적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매출은 16조761억원으로 8.8%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19% 하락한 3460억원을 기록했다.

 

또 최근 쿠팡을 비롯한 경쟁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진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미국 증시 상장에 성공하면서 약 5조원의 자금을 투입할 준비를 마쳤고, 신세계는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의 지분교환을 통해 온오프라인 최강 연합군을 결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점유율 기준으로 롯데온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약 16% 점유율을 확보해 3강체제를 굳힐 수 있다는 평가다.

 

◆ 롯데, 이마트 인수전 참여 공식화...주도권 경쟁 박차=네이버와의 지분교환을 통해 온오프라인 연합체제를 구축한 이마트도 이베이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다. 강희석 이마트대표는 24일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급변하는 이커머스 환경에서 이마트가 성장하고 환원하는 사업 체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본입찰 참여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 올해 유통업 경쟁 심화를 전망하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선제적 투자를 강조하기도 했다. 강 대표는 "기존 사업역량을 활용할 수 있고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유통 전후방 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이마트의 미래 성장동력을 준비하고자 한다"며 "투자 효율성을 검토하되 성장 잠재력이 있는 사업 기회에는 과감하게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예비입찰에 깜짝 참여했던 SKT도 커머스 사업 강화를 위한 의지를 밝혔다. 지난해 아마존과의 제휴에 이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까지 참여하면서 SKT가 11번가를 새로운 핵심 사업으로 키우려는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다. SKT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관사 측에 예비입찰 참여 의사를 전달했다"며 "이커머스 영역에서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SK렐레콤 대표는 지난 25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커머스 사업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박 대표는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화하고 온라인 중심의 소비 경제 활동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온라인 쇼핑이 전체 쇼핑의 30%를 넘어섰고, 반 이상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SK텔레콤은 작년부터 진행한 아마존과의 협력을 차근차근 준비 중"이라며 "올 하반기에는 대한민국 국민이 갖고 있지 않았던, 글로벌 상품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고 커머스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의지에 대한 질문에는 "영향이 있는 포트폴리오, 바인딩이 되지 않는 구조에 참여해서 전략을 유동적으로 구사해야 한다"며 "전략에 대한 부분이기때문에 구체적으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변을 아꼈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기업가치 강화를 위한 카드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 홈플러스는 온라인 매출 비중을 20% 가까이 끌어올리는 등 온라인 강화에 역량을 투입하고 있으나, 치열한 이커머스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시장에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MBK파트너스가 SK텔레콤과 손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이 경우 이커머스와 대형마트의 경쟁력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 이베이코리아 국내 이커머스 3강...인수시 단숨에 상위권으로=이베이코리아는 이커머스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재평가 받고 있다. 당초 5조원에 달하는 높은 몸값이 매각이 성사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쿠팡의 상장과 함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상장 직후 쿠팡 시가 총액이 100조원까지 치솟은 걸 감안하면 몸값 5조원은 오히려 저평가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거래액 20조원을 돌파하며 쿠팡, 네이버쇼핑과 함께 3강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또 유일하게 16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알짜' 매물이기도 하다.

 

지난해 기준 이베이코리아의 이커머스 점유율은 12%로 네이버(17%)와 쿠팡(13%)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순간 쿠팡과 네이버를 위협하는 위치까지 단숨에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주요 이커머스업체 거래액은 ▲네이버 (27조원) ▲쿠팡(22조원) ▲이베이코리아(20조원) ▲11번가(10조원) ▲위메프(7조원) ▲티몬(5조원) ▲카카오(4조6000억원) ▲SSG닷컴(3조9000억원) 등으로 추정된다.

 

이베이코리아가 내세우는 핵심 경영전략인 문어발식 팽창보다는 각 분야별 내실 있는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가 통했다는 평가다. 이베이코리아는 상품 소싱부터, 물류, 결제 서비스 영역까지 고정비를 획기적으로 줄여 효율적인 경영을 자랑한다. 특히 물류 서비스의 질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기 위해 CJ대한통운과 협약을 체결하고 효율적인 자사 물류처리 시스템을 구축한 점은 업계에서도 높게 평가받는 부분이다.

 

또 16년이라는 시간동안 쌓아온 충성고객들도 이베이코리아의 강점으로 꼽힌다. 유료 회원제 스마일클럽을 비롯해, 스마일카드, 스마일배송, 스마일 페이 등 스마일 시리즈가 충성고객들을 락인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실제 스마일클럽 가입자는 지난해 기준 300만명을 넘어섰고, 스마일카드도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 하반기 티몬, 마켓컬리 상장 유력...이커머스 업계 격동기=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판도변화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쿠팡 상장에 이어 하반기 티몬, 마켓컬리의 상장이 예고돼있고 11번가의 아마존 협업과 상장여부도 관심사다. 마켓컬리는 팡에 이어 연내 증시 상장을 공식화했다. 마켓컬리가 상장을 공식화한 배경에는 지난해 코로나19 속에서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하면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분석이다.

 

마켓컬리의 지난해 거래액은 1조원대로 쿠팡(20조원대 추정)에 비하면 적은 규모다. 그러나 신선식품 새벽 배송에 있어서는 쿠팡, SSG닷컴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마켓컬리 운영업체인 컬리는 최근 주주들에게 김슬아 대표 이름으로 보낸 정기주주총회 소집 통지서에서 지난해 매출액이 9523억원(연결 기준)으로 전년(4259억원)보다 123.5% 증가했다고 밝혔다.

 

마켓컬리는 최근 김슬아 대표가 최근 팀장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연내 상장 추진 계획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컬리 관계자는 "연내를 목표로 상장 준비에 들어간 것은 맞다. 미국 증시로 한정하지는 않았다"면서 "한국과 미국 시장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문을 연 마켓컬리는 국내 '새벽배송'의 선구자다. '샛별배송'으로 불리는 새벽배송을 도입해 다른 곳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프리미엄' 상품으로 입소문을 탄 마켓컬리는 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하며 신선식품 분야에서 국내 주요 유통업체 중 하나로 부상했다. 회원 수는 이달 현재 70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달 문을 연 김포 물류센터를 포함 총 4개의 물류 센터를 운영중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장을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티몬은 최근 상장전지분투자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연내 기업공개의 본격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이번 티몬의 유상증자에는 외국계 투자회사들도 참여해 티몬의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 그리고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한국 이커머스 산업에 대한 해외 자본의 높은 평가와 관심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티몬은 지난 19일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해온 상장전지분투자를 통해 3050억원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PSA컨소시엄이 국내 기관과 외자유치 등을 통해 255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하고, 기존 최대주주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도 500억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투자자들은 교환사채(EB, exchangeable bonds)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증자에 참여했다. 교환사채는 자본으로 인정돼 티몬의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된다. 티몬은 투자유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에 따라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기업공개(IPO)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진원 티몬 대표는 “티몬의 경쟁력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성공적으로 투자유치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자본결손금을 정리하고 하반기 성공적인 IPO를 위해 구체화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티몬은 수시채용과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같이 실시해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쿠팡의 상장과 함께 국내 이커머스 판도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 3강 체제를 구축하게될 업체가 누가될지 향후 전략경쟁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