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2 (목)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누가 더 튀나"...카드업계는 지금 '디자인 전쟁' 중

'개성'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 겨냥한 '생존전략'

 

[FETV=권지현 기자] '우주선, 공모전, 그래피티, 두꺼비, 투명...'

 

카드사들의 카드 디자인이 달라지고 있다. 기존에는 '단순함', '미니멀리즘'을 디자인의 키워드로 삼았다면 이제는 '개인화', '다양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며 카드 플레이트를 구성하고 있다. 나만의 개성이 묻어나는 소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고객 트렌드를 겨냥한 카드사들의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최근 프리미엄 특수소재 카드에 3종의 플레이트 디자인을 도입한 '더 퍼플 오제' 카드를 선보였다. 프리미엄 카드 플레이트에 다양한 디자인을 도입한 것은 현대카드가 처음이다. VVIP 고객에게 발급하는 프리미엄 카드는 그동안 디자인을 하나로 통일해 고객이 '공통된 자부심'을 갖게 했었다. 현대카드가 그야말로 금기사항을 깬 것이다.

 

현대카드의 '원 카드 멀티 디자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대카드는 이미 지난해 우주선을 기본 콘셉트로 '디지털 러버' 카드 4종을 선보이며 카드 플레이트 개인화 전략을 선언했다. 카드 이름에서도 드러나듯이 이 카드는 기획 단계부터 철저하게 디지털 공간에서 자기만의 세계를 즐기는 젊은 세대를 겨냥, 멀티 전략을 추구했다. 지난달에는 한발 더 나아가 '디자인' 개념을 일상생활로 확장한 굿즈(상품) 'MX부슷템'을 선보였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의 멀티 디자인 전략은 자신의 취향이 반영되기를 바라는 고객 트렌드를 반영해 다양한 옵션을 부여한 결과로, 지난해 시작점을 거쳐 올해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자신의 소비 성향이 존중받기를 바라는 고객의 선택을 받고자 특히 올해는 타사와의 콜라보레이션 형태가 아닌 자체 기획·제작된 디자인을 선보이는 등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BC카드는 색다른 방식으로 디자인 전쟁에 나섰다. 업계 유일하게 캐릭터 디자인 공모전을 진행, 고객에게 새로운 디자인을 추구하는 카드사라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총상금 2500만원 규모의 이번 공모전에는 다양한 연령대가 참가했으며, 당선작은 굿즈, 이모티콘 등 다양한 형태의 부가상품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BC카드 관계자는 "고객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디자인'을 고민하던 중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신진 디자이너와 프리랜서가 떠올라 공모전이라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는 청소년 카드에 과감하게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샘바이펜의 '그래피티'를 담았다. KB국민카드의 이 같은 시도는 그동안 청소년 카드 디자인이 일정한 수요를 보장한 유명 만화캐릭터 등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KB국민카드가 샘바이펜을 선택한 이유는 그가 지닌 10대들과의 공감 능력 때문이다. 샘바이펜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청소년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아티스트로 알려져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현재 10대들의 취향은 다양하고 세분화돼 있는데 이들의 선택을 받고자 생각해 낸 것이 바로 힙합"이라며 "자유로운 표현이라는 점에서 힙합과 공통분모를 함께하고 있는 그래피티가 떠올라 10대가 선호하는 느낌을 카드 플레이트에 녹일 수 있는 아티스트를 물색, 해당 카드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하나카드는 '뉴트로(새로움+복고)'를 무기로 디자인 경쟁에 가담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11월 하이트진로와 함께 카드 플레이트에 진로 두꺼비 캐릭터를 새긴 '진로두꺼비 애니플러스카드'를 출시했다. 카드 신제품에 '옛 감성'을 접목해 직관적인 즐거움으로 고객의 선택을 받고자 한 것이다. 더불어 하나카드는 고객이 원하는 대로 디자인해 사용할 수 있는 '나만의 카드 디자인 서비스'도 선보였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진로 두꺼비 카드의 경우 반응이 좋아 재출시하게 됐다"면서 "본인의 다양한 개성을 표출하고 나만의 자아를 중요시하는 최근 고객 성향과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기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카드는 2년 만에 카드 디자인을 전면 개편했다. 특히 이 같은 움직임은 그동안 NH농협카드가 다른 카드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디자인 변화가 적었던 터라 더욱 눈에 띈다. 그만큼 고객의 개성을 중요시하는 디자인을 내놓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이 업계에 팽배하다는 방증이다. 구체적으로 NH농협카드는 그라데이션 컬러, 색상의 명도, 입체감을 활용한 4가지 타입의 디자인 플랫폼을 구현했으며, 처음으로 투명 카드 플레이트를 선보인다.

 

NH농협카드 관계자는 "고객의 개성과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디자인 혁신을 결정했다"며 "이번 디자인 개편으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