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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FE워치]K-배터리 3총사 '폭스바겐 변심'에 초긴장 모드

폭스바겐, “배터리 자체 생산” 선언…“전기차 주도권에서 ‘甲은 완성차’ 재확인”
中 경쟁사 유리 각형 배터리 전환에…비중 적은 국내 배터리 3사 향후 추이 주목
“LGES-SKI간 소송전, 폭스바겐에 영향” 지적도...업계 “현재로선 뚜렷한 대응책 없어”

 

[FETV=김창수 기자] 최근 폭스바겐이 ‘파워 데이’ 행사를 열고 배터리 내재화(자체 생산) 및 주력 배터리 형태 변경 등을 골자로 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골자는 당초 계획했던 한국산 배터리 사용 계획을 직접 생산 방식으로 방향을 선회하겠다는 내용이다. 테슬라에 이어 글로벌 전기차 점유율 2위 폭스바겐의 이같은 변심(?)은 국내 배터리업계에도 충격을 넘어 커다란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전기차의 심장격인 배터리의 직접 생산은 배터리 제조사들과의 주도권 다툼에서 완성차 회사가 갑(甲)임을 명확히 하는 신호라는 평가다. 아울러 배터리 형태를 기존의 파우치형에서 중국 CATL 등이 많이 생산하는 각형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 것”,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 간 소송전 영향”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편 국내 배터리업계는 아직 이렇다 할 대응책을 수립하지 못한 가운데 향후 미칠 파장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 ‘완성차 공룡’의 폭탄선언…‘K-배터리’ 3사 긴장속 사태 주시=폭스바겐은 15일(현지 시간) '파워 데이' 행사를 열고 2030년까지 추진할 배터리와 충전 부문의 기술 로드맵을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2023년부터 ‘통합형 셀’이라 부르는 각형 배터리를 도입, 비중을 2030년까지 전체 적용분의 80%까지 늘린다고 밝혔다. 나머지는 원통형, 파우치형 등을 필요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폭스바겐은 아울러 오는 2030년까지 연간 생산 총 240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협력사와 함께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연산 능력(120GWh)의 두 배에 달한다. 폭스바겐은 유럽 내 6개 지역에서 각 40GWh를 생산할 예정이며 우선 스웨덴 셸레프테오, 독일 잘츠기터에서 각각 2023년, 2025년 양산에 들어간다.

 

글로벌 완성차 판매 1위이자 전기차 판매량 2위(2020년 기준)인 폭스바겐의 이러한 ‘태세 전환’은 향후 배터리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자사 전기차 탑재 배터리를 기존의 파우치형에서 각형으로 대거 전환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1위 경쟁 중인 중국의 CATL이 각형 배터리를 주로 생산한다. 아울러 폭스바겐이 이번에 스웨덴에서 배터리셀 공장 합작 설립에 나서는 노스볼트도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삼고 있다, 국내 3사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 배터리가 주력이며 삼성SDI의 경우 각형·원통형 등으로 분화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폭스바겐의 배터리 형태 전환이 LG-SK간 배터리 소송전의 여파라는 시각을 제시하고 있나 이는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폭스바겐은 수년 전부터 이미 배터리 내재화를 위한 준비를 해 왔으며 이에 따르는 로드맵 수립 및 공장 증설 등도 결심만으로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폭스바겐이 테슬라에 이어 ‘배터리 내재화’를 내세움으로써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 주도권 다툼에서 배터리 제조사를 상대로 우위에 있음을 명확히 했다는 평가다. 배터리 회사들로서는 시장 점유율 1, 2위인 테슬라나 폭스바겐의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될 경우 점유율 대폭 확대가 가능하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배터리를 직접 생산해 차량 단가를 낮추고 가격 경쟁력 강화로 차량 판매를 늘리겠다는 전략을 택했다.

 

한편 국내 배터리업계의 한 관계자는 폭스바겐의 이번 발표에 대해 “폭스바겐이 로드맵을 발표한 지 아직 며칠 지나지 않았다”며 “대응책을 내놓을 만한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