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창수 기자] 일명 '조카의 난'으로 불리는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간에 벌어지는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이 일파만파다. 박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지배주주의 경영권 남용을 견제하지 못했다며 강하게 지적하는 반면 박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박 상무 측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경히 맞서는 상황이다. 여기에 금호석유화학 노조까지 현 경영진 편에 서는 등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안개속으로 치닫고 있다.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는 11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 이사회는 부적절한 투자 결정을 걸러내지 못했고 지배 주주의 경영권 남용 견제에도 실패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아울러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발표하며 주주들을 향한 소통의 뜻을 밝혔다.
금호석유화학 노조는 이와 관련, 전날 경영진을 옹호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이날 사측에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위임 합의를 갖는 등 박 회장 편들기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이번 금호석유화학 '조카의 난'은 주주총회장에서 표대결을 통해 최종 승자가 판가름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 박철완 상무,“진정성 알아달라…기업가치 정상화할 것”= 박철완 상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일각에서 제 주주제안 제고 논의의 진의를 살펴보기보다 '조카의 난'이라는 한마디로 치부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런 단어로 요약될 만큼 가볍고 단순한 사안이 아니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 상무는 이날 자신이 지난 10여 년 동안 회사 해외영업 담당 임원으로 재직하며 일선에서 한 경험과 고민을 바탕으로 회사 미래를 위해 이번 주주제안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업계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박 상무는 이 자리에서 현 경영진과 이사회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경영진은 위법 행위 로 경영권을 남용했으며 이사회 또한 이를 견제하지 못하고 방임해 회사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주장이다.
그는 금호리조트 인수를 예로 들면서 "석유화학 기업인 금호석유화학과 어떤 사업 연관성도 없고 시너지가 발생할 수 없다"며 "가격도 현격히 높은 수준에서 인수를 결정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상적인 이사회와 투명한 거버넌스, 합리적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기업이라면 과연 이런 인수가 가능했겠느냐"며 "현 이사회는 부적절한 투자 결정을 걸러내고 지배 주주의 경영권 남용을 견제하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박 상무는 ‘주주 끌어안기’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박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금호리조트 인수 중단 △저평가된 기업가치 정상화 △전문성·다양성을 갖춘 이사회 구성을 통한 거버넌스 개선의 세 가지 선결 과제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5년 내 시가총액 20조를 달성의 비전을 내세웠다.
박 상무는 “조직구성원이자 최대주주라는 특수한 위치를 최대한 활용, 금호석유화학의 재탄생을 끌어내고 모든 주주들께 더 큰 가치를 환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노조 측은 경영진과 연합 모양새…주총 앞두고 갈등 격화 양상=이날 금호석유화학은 3개 노동조합이 사측에 임금, 단체 협약 관련 사항을 위임했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 노조는 10일 공동성명서를 통해 박철완 상무의 주주제안 내용을 비판한 데 이어 추가로 임단협을 사측에 위임, 사측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치훈 금호석유화학 여수공장 노조위원장은 위임식에서 “코로나19로 노동 현장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경영권 논란이 확대됨에 따라 올해는 더욱 각별한 마음으로 협상권을 회사에 전부 위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은 이에 대해 “금호석유화학은 올해까지 34년간 노사 무분규 협약을 이어왔다”며 “우리 회사의 노사 화합과 상생, 신뢰를 만들어온 노조의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박찬구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박철완 상무 간 갈등 봉합의 단초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달 말 주주총회를 앞두고 양측의 여론전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