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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클로즈업]롯데쇼핑 강희태號 ‘구조조정·롯데온’ 투트랙 달린다

지난해 구조조정 목표 절반 달성...올해 100여곳 추가 폐점 추진
당초 3-5년 예상에서 2년으로 기한 축소...강희태표 혁신 가속도
롭스 롯데마트에 합병, 롯데몰 6개 점포 인수 등 체질개선 단행
그룹 야심작 롯데온 성장속도 지지부진...롯데지주 사상 첫 감사 진행
신동빈 회장 “생존이 목적인 회사에 미래 없어..명확한 비전 있어야”

 

[FETV=김윤섭 기자] 롯데쇼핑 강희태號가 '‘구조조정·롯데온’ 투트랙 전략을 신축년 '코로나 포스트' 카드로 선택했다. 이틀 통해 올해 목표한 롯데쇼핑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수익성 개선 효과를 유도한다는 게 롯데쇼핑 야전사령관 강희태 대표의 각오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코로나19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살점을 도려내는 수준의 과감한 오프라인 구조조정 전략을 펼쳤다. 강 대표는 고강도 구조조정과 롯데온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유통사업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롯데온이 '유통왕국' 명예회복의 가이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대한민국 유통 1번지'' 부활을 꿈꾸는 롯데쇼핑 강희태號의 '‘구조조정·롯데온’ 투트랙 전략이 새롭게 주목받는 이유다. 

 

◆ 지난해 구조조정 목표 절반 달성...올해 100여곳 더 닫는다=지난해 정기인사에서 재신임된 강희태 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전반적인 체질개선과 롯데온 살리기다. 강 대표는 지난해부터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조직개편을 통해 롯데쇼핑 채질개선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수익성 개선에 나서기 위한 조치이자 강 대표의 위기감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은 현재까지 116개의 오프라인 점포를 폐점했다. 작년 2월 오프라인 점포 700개 중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 200개를 닫는 내용의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지 1년도 안 돼 목표의 절반을 달성한 셈이다.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점포 정리가 이뤄질 전망으로 당초 3~5년으로 예상한 구조조정 기한도 2년 안에 마무리할 가능성이 커졌다.


작년 가장 많이 폐점한 사업 부문은 롯데슈퍼(74곳)다. 이후 수익성이 79% 좋아졌다. 헬스·뷰티스토어(H&B) 롭스도 27곳 문을 닫았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롭스를 롯데마트에 편입하면서 4개 사업 부문으로 조직을 슬림화했다. 지난 2013년 롯데슈퍼의 TFT로 출발한 롭스는 H&B 시장 성장에 따라 덩치를 키워왔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고 CJ올리브영에 밀리면서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실제 롭스가 포함된 롯데쇼핑의 기타 사업부문은 올해 3분기까지 총 217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1924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계속됐다. 매장 수도 지속해서 줄여나가고 있다. 지난해 말 129개였던 점포는 올 3분기 기준 108개로 21개나 문을 닫았다. 강성현 롯데마트 신임 대표가 앞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롭스 대표를 맡았던 것도 통합을 압당긴 요인으로 풀이된다.

 

강 대표는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롭스 대표를 역임하면서 당시 매장을 단기간에 100개 가량으로 늘리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간 주요 인사에서 정통 롯데맨을 중요시했던 롯데그룹이 외부 출신인 강대표를 롯데마트 대표에 맡길만큼 강 대표에 대한 신뢰는 매우 두텁다는 평가다.

 

 

◆ 롯데쇼핑 구조조정효과로 지난해 3분기 호실적...구조조정 지속=롯데쇼핑이 사업부를 흡수 통합하는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지면서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는 데에는 지난해 3분기 구조조정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시장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3분기 매출액이 4조10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6.8% 증가한 1111억원, 당기순이익은 3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몸집줄이기에 들어선 만큼 매출은 줄었으나 비용을 줄이면서 수익성 개선에는 성공했다.

 

특히 대형마트(롯데마트) 매출이 1조595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4%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320억원으로 160% 신장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부진점 영업 종료 등 경영 효율화로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3분기 시장 기대치를 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하면서 향후 기대감도 높아진 상태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구조조정 성과가 주목할 만하다"며 "향후 2년내 총 200여개 매장이 감소하면서 가벼워진 손익구조가 부각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구조조정 효과는 2021년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롯데쇼핑은 구조조정 대상 점포의 향후 3년 예상 적자를 6000억원 수준, 연간 2000억원의 실적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분석했다.

 

◆ 롯데자산개발로부터 280억원 들여 롯데몰 6개 점포 인수=몸집을 빠르게 줄여나가는 가운데에서도 강희태 대표는 롯데몰을 인수하면서 오프라인 경쟁력 약화를 만회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롯데쇼핑은 롯데자산개발이 운영 중인 잠실 롯데월드몰 등 이달 1일 부로 6개 점포를 인수했다. 롯데자산개발이 수년째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롯데쇼핑이 복합쇼핑몰 사업과 유통사업을 통합 운영하도록 해 효율화를 꾀하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양수 가액은 280억이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잠실 롯데월드몰과 롯데몰 김포점·수원점·은평점·수지점·산본점 등 6개 점포의 운영을 맡게 된다. 롯데자산개발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쇼핑타운대구의 지분 100%, 롯데프로퍼티즈(하노이)싱가포르의 지분 10%도 롯데쇼핑으로 넘어가 롯데쇼핑이 신규 사업 개발도 맡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롯데쇼핑이 승부수를 던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롯데몰 사업이 코로나 사태 이후 회복되면서 롯데쇼핑과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롯데자산개발이 최근 실적이 크게 악화해 재무상태가 좋지 않아 롯데쇼핑에 부담을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줄어드는 것 외에 롯데몰이 떠 앉고 있는 부채상환 부담도 더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롯데자산개발은 복합쇼핑몰과 리조트 개발, 오피스 임대업 등을 하는 롯데그룹 계열사다.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BU장(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6월 말부터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롯데자산개발은 2017년부터 실적이 크게 악화하고 있다. 매출액은 2017년 1786억원, 2018년 1606억원, 2019년 1663억원으로 제자리 걸음 중이고 영업손실은 2017년 12억원, 2018년 170억원, 2019년 215억원 등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본잠식 상태로 돌아섰다. 롯데자산개발은 경영난에 지난 10월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 부회장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데에는 롯데쇼핑과의 시너지 효과가 크게 기대되기 때문이다. 롯데몰이 잘 되면 롯데쇼핑내 대부분 사업부문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부터 이어온 구조조정으로 인한 외형축소 방어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각 롯데몰 내외부에는 롯데쇼핑 계열 브랜드들이 들어서 있다. 롯데몰 은평점과 수지점의 경우 내부에 롯데시네마,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유니클로 등 롯데쇼핑 내 사업부문이나 계열 및 관계사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롯데쇼핑이 승부수를 던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롯데몰 사업이 코로나 사태 이후 회복되면서 롯데쇼핑과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롯데자산개발이 최근 실적이 크게 악화해 재무상태가 좋지 않아 롯데쇼핑에 부담을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줄어드는 것 외에 롯데몰이 떠 앉고 있는 부채상환 부담도 더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 롯데쇼핑 고강도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 박차=고강도 구조조정과 함께 체질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롯데쇼핑은 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롭스 등 회사 5개 사업을 총괄하는 HQ(헤드쿼터) 기획전략본부장에 정경운 전 동아ST 경영기획실장을 영입하면서 주요 계열사 중 가장 먼저 체질 개선에 나섰다.

 

기획전략본부는 롯데쇼핑내 유통 계열사인 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롭스 등 5개 사업부를 총괄하는 조직이다. 롯데쇼핑내 요직으로 분류되는 자리에 외부 인사를 앉힌 것은 롯데쇼핑 창사이래 처음이다. 순혈주의를 타파한 사실 자체가 신 회장의 강력한 쇄신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유통업계의 대세로 자리잡은 온오프라인 시너지 확대에도 나선다. 롯데그룹 유통BU는 지난달 1일 강 부회장 직속 TF인 '데이터 거버넌스 태스크포스'를 공식 출범하고, 윤영선(46) 롯데정보통신 상무를 TF장 겸 CDO(데이터 최고 책임자)로 임명했다. 네이버·카카오 등 IT공룡에 맞서 '데이터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평가다.

 

롯데쇼핑은 강희태 부회장 직속으로 데이터 거버넌스 TF를 설치하고, 각 계열사에서 수집한 유통데이터를 한데 모아 맞춤형 쇼핑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윤 상무는 롯데그룹내 손꼽히는 빅데이터 전문가다.

 

TF가 추진하는 데이터 분석의 결과는 우선 지난 4월 출범한 롯데그룹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ON)'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데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에서 과감한 전략을 통해 불황을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반면 지난해 4월 출범한 롯데온은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고 있지 못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빠르게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유통 패러다임 전환에 뒤쳐졌다는 평가다.

 

 

◆롯데그룹 야심작 '롯데온' 성장속도 아직은지지부진...롯데지주 첫 감사 진행=롯데온은 지난해 4월 롯데쇼핑이 출범시킨 통합온라인몰이다. 2년간 총 3조원을 투자할만큼 공을 들였고 출시 이전과 직후 업계의 큰 관심이 모이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롯데온의 상황은 좋지 못하다.

 

이에 지난해 말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이 e커머스 사업본부를 감사 중이다. 약 3개월 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감사에선 롯데쇼핑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ON) 출범 과정과 실적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전해졌다.

 

실제로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롯데온 애플리케이션 월 사용자수는 112만명으로 1위 쿠팡(2141만명)의 5.2% 수준이다. 업계 라이벌인 신세계그룹의 SSG닷컴과 비교해도 성장세가 느린상황이다. SSG닷컴은 올해 목표였던 거래액 3조6000억원을 넘어 거래액 4조원에 육박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롯데온은 출시 초기 반복된 오류와, 계열사간 통합이라는 목적에 부합하지 못하는 통합시스템 등이 지적되면서 출시 초반 빠르게 치고나가지 못했다. 작년 하반기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출시 초기에 받았던 기대에는 못미치고 있다.

 

최근 매물로 등장한 이베이코리아의 인수후보로 롯데그룹이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약 16조의 거래액을 기록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에서 선두권에 위치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단숨에 이커머스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수조원에 해당하는 높은 몸값이 책정된 만큼 당장 롯데그룹이 인수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동빈 회장도 위기감을 강조하면서 혁신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지난달 13일 진행된 올해 첫 VCM(사장단 회의)에서도 위기를 강조하며 혁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보였다. 롯데는 13일 ‘2021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을 열었다.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각 사 대표이사, 롯데지주 및 4개 부문 BU(Business Unit) 임원 등 130여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경영성과에 대해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경영지표가 부진했다”며 이는 “우리의 잠재력을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위기 때 혁신하는 기업이 위기 후에도 성장 폭이 큰 것처럼, 올 2분기 이후로 팬데믹이 안정화에 들어갔을 때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또 사장단에 “각 사의 본질적인 경쟁력, 핵심가치는 무엇입니까?”라고 질문을 던지며 “5년 후, 1년 후 회사의 모습을 임직원들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키는 단지 우수한 제품만이 아니라 운동선수에 대한 존경의 가치를 고객들에게 전달하며 다른 회사가 따라갈 수 없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게 됐다”며 “각 회사에 맞는 명확한 비전과 차별적 가치가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아울러 “생존에만 급급하거나, 과거의 성공 체험에 집착하는 기업에겐 미래도, 존재 의의도 없다”며 “혁신적으로 변하지 못하는 회사들은 과감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진행된 롯데쇼핑의 과감한 구조조정도 신 회장의 핵심 전략이다. 몸집을 줄여서라도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