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CJ대한통운이 지난해 영업실적을 발표하자 ‘택배비 인상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쏟아졌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고 택배 수요도 급증했지만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난관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택배기사 사망사고 이후 택배기사 처우 개선과 관련한 비용 부담도 적자폭을 키우는 또 다른 악재다. 한마디로 '외화내빈' 국면이다. '물류 1위' CJ대한통운을 둘러싸고 '택배비 인상은 시간 문제다'는 관측이 줄기차게 흘러 나오는 이유다.
![[사진=CJ대한통운]](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206/art_1612918254262_ac8877.jpg)
◆실적을 올랐는데...수익률은 하락..."돈은 버는데 남는게 없네"=CJ대한통운은 지난해 매출 10조7811억원, 영업이익은 32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3.5%, 5.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 4분기 기준, 전체 사업 가운데 매출 비중이 30%를 넘어선 택배부문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택배부문은 4분기에만 전년대비 24.6%, 전분기로는 9.1% 증가한 860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이 8000억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언택트(비대면) 수혜에 힘입어 택배물량이 전년 대비 26% 오른 4억6000만 박스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큰 폭으로 하회한 908억원에 그쳤다.
수익성이 악화된 이유는 역설적으로 택배물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CAPA(생산능력) 이상으로 몰린 물량을 감당하지 못해 예년 수준보다 도급과 간선비가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택배부문의 영업이익률은 4.0%에 그치며 2019년 4분기(5.4%) 대비 큰 폭으로 떨어졌다.
◆택배기사 처우 개선에...택배비 인상 초읽기=CJ대한통운은 수익성 악화에 발목을 잡히고 있는 만큼 택배비 인상에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에는 택배기사 처우와 관련한 인건비가 대거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택배비 인상이 현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분류작업을 위해 CJ대한통운은 대규모 인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사측에 따르면 지난달 1월10일까지 분류지원 인력은 3078명이 투입됐고 올해 1분기내 4000명의 인력을 투입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른 추가 비용은 연간 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인력이 투입되는 만큼 택배비 인상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하고 있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올해 택배단가 인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택배기사 처우 개선을 위한 분류인력 추가 투입, 간선·도급 비용 증가로 가격 인상에 대한 명분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과로사 문제와 관련한 합의문에도 택배비 인상을 명시화하기도 했다. 지난달 21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여당과 함께 발표한 ‘과로사 대책 1차 합의문’에 따르면 “택배운임 현실화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이와 관련해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운임 현실화란 결국 운임 인상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