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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고객소통 ‘톡톡 튀네’

MZ세대 겨냥 '젊고 친숙함' 강조...순익 증가 등 '반사이익'도

 

[FETV=권지현 기자] 저축은행들이 달라지고 있다.

 

스마트 기기의 주 사용자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2030세대) ‘취향 공략’을 위해 ‘언어 유희’, ‘B급 감성’ 등을 고객 마케팅에 접목하고 있다. 상품 경쟁 못지않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 경쟁으로 오랜만에 저축은행업계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22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SBI가 SBI를 찾습니다’ 캠페인을 통해 주목을 받았다. 이 캠페인은 SBI저축은행 이니셜인 S.B.I를 활용한 캠페인으로 이 이니셜을 가진 가족, 친구, 점포, 반려동물 등을 찾고 대중과 소통하는 활동이다. 자사의 사명을 고객의 일상적인 ‘이름’과 연계한 만큼 업계와 고객의 반응은 뜨거웠다.

 

선정된 이름도 재밌다. 서울시 도봉구에 위치한 도너츠 가게 ‘상범이네(Sang Bum Ine)’, 연기과 대학생인 ‘신별이(Shin Byeol-I)’씨, 반려묘 ‘식빵이(Sik Bbang-I)’ 등 S.B.I 이니셜을 지닌 '일상'들은 의외로 많았다. 우리네 실생활가까이에서 마주칠법한 이름과 이야기를 통해 ‘친숙한’ 금융사로서의 이미지를 심어주고자 했던 SBI저축은행의 전략이 성공한 셈이다.

 

OK저축은행은 아예 자사의 이름을 딴 캐릭터 ‘읏맨’을 만들었다. ‘읏’은 OK저축은행은 ‘OK’를 옆으로 누인 모습에서 따왔다. 읏맨은 ‘빙신(氷神)’ 등 건전한 금융 생활을 저해하는 캐릭터를 물리치며, 부동산 투기로 경제를 위협하는 ‘얘두사’도 혼쭐을 내준다. 얘두사는 ‘얘도 (부동산을) 사’와 그리스 신화 속 사람을 돌로 변화시키는 괴물 ‘메두사’에서 착안했다.

 

고객의 반응도 뜨거웠다. 캐릭터가 공개된 OK저축은행의 페이스북은 최근 팔로워 30만명을 돌파해 업계 최다 팔로워를 확보했다. 유튜브는 구독자 10만명을 넘어 ‘실버 버튼’을 수상했다. 읏맨의 ‘황당한’ 설정을 통해 자칫 무겁게 다가올 수 있는 저축은행의 이미지와 서비스를 가볍고 유쾌하게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JT친애저축은행은 ‘펫팸족’을 겨냥해 5개의 반려견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들 캐릭터는 JT친애저축은행이 실제로 주최하는 반려견 콘테스트 JT왕왕콘테스트의 우승견 ‘쩜피와 그의 친구들’이라는 설정을 갖고 있다. 캐릭터들의 인기도 뜨겁다. 카카오톡에 이모티콘으로 출시돼 다운로드 27만건을 기록했으며, 라인(LINE)에 선보인 이모티콘은 ‘인기 크리에이터스 스티커’ 분야 1위를 차지했다.

 

JT친애저축은행은 이들 캐릭터를 자사 금융 상품과 연계해 ‘고객 증가’로 이어지도록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JT쩜피플러스 정기적금’의 경우 영업점 창구에서 반려견과 함께 찍은 사진을 제시해야 가입할 수 있으며, 개설된 통장의 표지에는 캐릭터 그림과 고객과 반려견의 이름을 넣을 수 있도록 했다. ‘쩜피’를 활용한 체크카드도 선보였다.

 

페퍼저축은행도 첫 광고를 선보이며 기발한 소통 행렬에 가세했다. 페퍼저축은행은 ‘페퍼’를 ‘페어 퍼펙트’로 풀어낸 스토리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페어 퍼펙트는 금융 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고객의 불편함을 스포츠 경기 속 불평등한 상황에 빗대어 표현했다. 특히 ‘펜싱 편’에서 짧은 칼과 긴 칼의 대결이라는 불평등함을 페퍼저축은행이 동등한 칼의 길이로 바꿔주고, ‘양궁 편’에서 멀어진 과녁을 다시 가깝게 만들어주는 장면은 소비자의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페퍼저축은행이 '조력자'라는 이미지를 심어준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톡톡 튀는 소통 아이디어는 젊은 고객에게 좀 더 다가가고자 하는 저축은행들의 노력의 일환”이라며 “회사 역시 이를 매우 장려하는 분위기여서 임원은 물론 최고경영자(CEO) 차원에서 이같은 눈에 띄는 발상이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저축은행의 이색 아이디어는 호실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기발한 전략을 선보인 SBI·OK·JT친애·페퍼저축은행은 순익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9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1년 전보다 24% 성장했다. OK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은 각각 1282억원, 327억원의 순익을 내 전년 동기보다 72%, 38% 순익이 늘었다. 페퍼저축은행은 75억원에서 187억원으로 무려 150%나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