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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선고 앞둔 삼성 이재용, 경제난 우려 '선처' 호소 확산

서울고법 형사1부, 18일 오후 선고 공판 진행

[FETV=김현호 기자] “살아있는 권력의 부탁을 기업인이 어떻게 거절하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뇌물공여 혐의 등에 관한 법원의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가 경제를 걱정하는 위기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선고를 2주 앞두고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이재용 부회장을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유의 몸을 만들어 주세요”라는 청원에 6만명에 가까운 동의가 이뤄졌고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취임 이후 7년 만에 기업인 재판에 탄원서를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두드러지는 삼성의 ‘준법’,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이재용=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송영승·강상욱 부장판사)는 18일 오후 2시 경,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관계자들의 뇌물공여 혐의에 관한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이번 혐의로 이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이 된 이후 1468일 만에 법적 판단이 마무리 되는 셈이다. 특검은 결심공판을 통해 "살아있는 권력이든, 경제적 권력이든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처벌해야 한다"며 이 부회장에 징역 9년을 구형했다.

 

벼랑 끝에 서있는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선고에 핵심 쟁점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언급하며 "준법을 넘어 최고 수준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갖춘 회사로 만들겠다"며 "회사 가치를 높이고 사회에 기여하는 일만 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준법감시위는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를 조정한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선임하며 삼성의 변화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2월5일 출범한 준법감시위는 시민단체 후원내역 무담열람을 사과하라는 권고를 통해 삼성의 공식 사과를 이끌어냈고 경영권 승계문제와 관련한 사과도 이 부회장이 직접 실천으로 옮기면서 준법경영의 뿌리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스스로도 준법경영 변화를 실감하고 있고 변화는 이제부터“라며 ”불편하게 느껴지더라도 과거로 돌아갈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국가 경제를 위해서라도...”, 박용만도 나섰다=5만9000여명이 동의한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이 부회장을 경영에 전념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청원인은 “지난 몇 년 동안 수사, 재판, 감옥 등으로 정신적·육체적으로 시달렸고 충분히 반성하고 사과했다”며 “그 어떤 기업인이더라도 권력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재계를 대표하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도 국가 경제를 걱정하며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15일, 이 부회장 재판부에 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도 등을 감안해 재판부에 선처를 바라는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보냈다고 했다. 이는 박 회장의 지난 임기 7년 가운데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도 신년 현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최근 삼성의 변화를 위한 노력은 자발적인 움직임”이라며 “온전한 한국형 혁신벤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선 이 부회장의 확고한 의지와 신속한 결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갈 길 바쁜 삼성... 리더십 부재에 빠질까=고(故) 이건희 회장의 추도사에서 나온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하다)를 언급한 이 부회장은 "회사를 선대보다 더 크고 강하게 키우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 가운데 2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반도체와 인공지능(AI), 6G, 자율주행 등 신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를 받지 않을 경우 최소 형량은 5년이다. 이럴 경우 리더십 공백을 겪을 수밖에 없는 삼성은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