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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헬스케어' 향해 "닥치고 돌진"...한국판 '리봉고' 될까

고령화·디지털 등으로 시장 급성장...'미래 먹거리'로 부상
서비스 다양하지만 단순한 수준에 그쳐...시간 필요할 듯

 

[FETV=권지현 기자] “주머니 속에 의사 선생님을 넣고 다닌다고 생각해 보자. 이런 서비스는 실제 인간 의사보다 더 효과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언스케일’의 저자 케빈 매이니)

 

국내 보험사들이 헬스케어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고령화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다. 특히 스마트 기기,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 등의 발달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디지털 헬스케어 국내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약 2조원에 달하며, 연 평균 15.5%씩 급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보험업권의 헬스케어 서비스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도 보험사의 헬스케어 시장 진입을 유인하고 있다.

 

정희수 생명보험협회 회장은 신년사에서 "급속한 고령화 및 만성질환 증가로 인한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는 헬스케어서비스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공사보험 정보공유 체계 마련 등을 통해 생보산업의 헬스케어 시장 확대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보험사 10여 곳이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보험 가입 시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월 정액 상품, 헬스케어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 다양하다. 그러나 건강 목표 설정, 간단 지수 체크, 질병 정보 획득 등 단순 서비스에 그치고 있다. 이에 보험사의 적극적인 기술·서비스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험사가 제공하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살펴보면 삼성생명은 ‘S-워킹’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매일 목표로 설정한 걸음 수를 충족하면 보험료를 할인해 주며 걷기 관련 콘텐츠를 제공한다. 한화생명의 ‘헬로’ 앱은 본인이 먹는 음식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면 영양소와 칼로리를 자동으로 분석해 알려준다. 교보생명은 생활습관 형성, 건강검진 결과 조회 등을 제공하는 ‘케어' 앱에 최근 정신건강을 분석해주는 멘탈케어 서비스를 추가했다.

 

신한생명은 ‘헬스노트’를 통해 병명 혹은 질병코드를 입력하면 진료비용과 합병증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오렌지라이프는 ‘헬스톡’에서 간단한 문진만으로 건강검진결과, 주요 질병 4년 내 발생확률값 등을 알려준다. AIA생명은 ‘바이탈리티’를 통해 월 5500원을 납부하면 전용 보험 상품에 대한 보험료 할인과 건강 관련 리워드 혜택을 제공하며, 메트라이프의 ‘360헬스’ 앱은 사용자가 신체정보·식습관 등을 입력하고 휴대폰 카메라 렌즈로 혈관건강을 체크하면 비만지수·영양 및 운동 점수 등을 분석한 헬스리포트를 매주 제공한다.

 

삼성화재는 자사 건강보험 가입 피보험자이면서 당뇨병 보유고객을 대상으로 ‘마이헬스노트’ 앱을 통해 당뇨병에 특화된 건강 정보를 제공한다. 의료진 자문을 통해 질문에 대한 답변도 얻을 수 있다. 현대해상의 ‘하이헬스챌린지’는 건강 전문가가 일대일로 배정돼 건강 관련 궁금증을 해결해 주고 건강관리 목표를 달성하도록 도와준다.

 

이 같은 헬스케어 서비스를 통해 축적된 고객의 데이터는 향후 관련 보험상품 판매, 건강 정보 분석 상품 판매, 오프라인 헬스케어와의 연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고객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게 함으로써 손해율(보험료 대비 보험금)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리봉고(Livongo)’ 사례를 들며 보험사들이 건강 수치 체크, 정보 획득, 질의응답 수준의 서비스 제공에서 벗어나 더욱 적극적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헬스케어를 개인 사례에 맞춰 진일보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리봉고는 지난해 8월 미국 영상진료 기업 텔라닥에 22조원에 인수됐다.

 

헬스케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 대형 생명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헬스케어에 많이 참여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 서비스가 비슷한 수준인 것이 사실”이라면서 “일반인 대상 건강관리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는 만큼 시간을 갖고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