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애플이 현대자동차와 ‘애플카’를 생산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카가 개발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 인력이 필요한 만큼 현대차의 기술력을 통해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의 속도를 키우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8일 한 경제전문지에 따르면 현대차는 애플과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을 위한 협상을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매체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최종 재가만 남겨둔 상태라고 한다. 다만, 현대차는 “애플과 협의 중이나 초기 단계로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시장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양사의 협력 소식이 전해지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등 그룹 계열사의 주가가 일제히 오르기도 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존 애플과 현대차의 움직임을 감안했을 때 이 같은 전개는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현재 현대차는 올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적용한 전기차를 출시해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태다. 정의선 회장도 “2021년은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이 이루어지는 한해가 돼야 한다”며 “E-GMP에 기반한 신차 출시로 더욱 편리하고 안전할 뿐만 아니라 고객의 다양한 취향과 니즈를 반영한 매력적인 친환경 이동수단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친환경차로 대표되는 전기차의 시장점유율을 키우기 위해서는 테슬라를 결제할 필요가 있다.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49만9550대를 달성하며 2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고 모델3는 지난해 11월까지 30만488대가 판매됐다. 이는 현대차의 코나EV 판매량(5만3062대) 대비 24만7000여대 앞선 것으로 시장점유율은 12%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친환경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 1330만대에서 2025년도에는 5660만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테슬라는 가격은 낮추고 생산량은 끌어올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시키기겠다고 밝힌 만큼 현대차가 단숨에 테슬라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애플과의 협력이 이뤄질 경우 엄청난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미래 자동차 산업진출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모바일 디바이스 운영체제, 콘텐츠 산업을 보유한 애플과의 협업은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현대차그룹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기에 충분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애플은 지난 2014년 ‘프로젝트 타이탄’으로 불리는 자율주행차 사업부를 신설했고 2017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통당국(DMV)으로부터 자율주행차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공용도로 주행을 허가받기도 했다. 이에 현대차가 애플과의 협업이 현실화 될 경우 생산력과 기술력을 끌어올려 테슬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전기차 시장의 선두 반열에 다다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