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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클로즈업]출항하는 LG에너지솔루션 김종현號 배터리시장 '태풍의 눈' 예고

1일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출범, 초대 CEO ‘1세대 K배터리 주역’ 김종현 사장 내정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소송전', 美 ITC 최종 판결 목전 본격 협상 움직임
ITC, 미국 내 혼란 속 최종 판결 재연기, 대통령 거부권 행사 등 가능성 제기
LG화학, 글로벌 車 배터리 점유율 2위로 밀려나
“국제 경쟁력 제고 위해 SK이노와 협력해야” 목소리도

 

[FETV=김창수 기자] LG화학이 1일 배터리부문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함에 따라 SK이노베이션과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판결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초대 CEO에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지낸 김종현 사장이 내정됐다. 김 사장은 LG화학 내 요직을 두루 거치며 ‘1세대 K배터리 중흥’을 이끌어낸 인물로 평가받는다.

 

LG화학 측의 소송 주체가 LG에너지솔루션으로 바뀌면서 일각에서는 두 차례 연기된 바 있는 ITC의 최종 판결을 앞두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합의 움직임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및 대선 여파 등으로 ITC가 재차 최종 판결을 미룰 가능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판결에 따른 최종 승패를 확실히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조사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에서 LG화학이 수위에서 밀려나는 등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양측이 ‘K배터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 초대 CEO, ‘K배터리 중흥 주역’ 김종현 사장= 1일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을 이끌 초대 CEO에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지낸 김종현 사장이 올랐다. 김 사장은 LG화학 소형전지사업부장, 자동차전지사업부장, 전지사업본부장 등 전지 부문에서 굵직한 요직을 역임하며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을 주도한 인물이다. 특히 지난 2018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은 이후 전지 사업을 명실상부한 세계 1위 자리에 올려놨단 평가를 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김 사장 주도하에 오는 2024년 매출 30조원 이상을 달성 및 배터리를 중심으로 하는 세계 최고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설 법인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약 13조원 수준이다.

 

 

◆신설 법인 출범, ‘배터리 소송전’에 미치는 영향은?= SK이노베이션과의 미국 ITC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바통을 LG에너지솔루션이 넘겨받음에 따라 소송 판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 측이 LG에너지솔루션 출범과 동시에 배터리 소송 합의금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LG그룹 내 배터리 분사 및 계열 분리 관련 이슈들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고 보고 본격적인 재협상에 돌입한다는 것이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이 2022년 초부터 미국 공장을 가동하려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협상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ITC 소송전에서 현재까지는 LG화학이 다소 유리한 입장에 있지만 안심하기는 이른 형국이다. 일단 이미 두 차례 연기된 최종 판결이 미국 국내 사정 등을 이유로 재차 연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배터리업계의 한 관계자는 “ITC 판례를 볼 때 최종 판결을 3,4차례 연기한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ITC가 이번 미 대선 최고 관심지로 떠오른 조지아주의 분위기를 고려, 자국 내 일자리 창출 등 공익 여부를 추가로 따져보겠단 중재안을 내거나 예비결정을 뒤집고 수정 지시를 내릴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예정대로 오는 10일(현지 시각)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경우 미국 대통령의 최종 승인이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 재임 기간에 모두 걸치게 되는 것도 관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치열한 경쟁 벌이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업계 “협력해야” 한목소리= 한편 급성장하는 전기차 산업과 함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패권 다툼도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글로벌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에서 중국의 CATL은 총 19.2GWh(기가와트시)를 기록해 LG화학을 제치고 23.1%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LG화학의 동기간 누적 사용량은 18.9GWh(22.9%)을 기록, 근소한 차이로 2위로 내려앉았다. 또다른 국내 업체인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5.1GWh(6.2%), 4.6GWh(5.5%)로 각각 4위, 5위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제 살 깎아먹기’ 식으로 치킨 게임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며 원만한 협상을 통해 긍정적 결과를 도출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양사 역시 소송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를 우려해 합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앞서 10월26일 최종판결 연기 결정 당시 LG화학은 “경쟁사가 진정성을 갖고 소송 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것이 일관된 원칙”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소송의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도록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할 수 있길 바란다”고 협상의 여지를 남겨 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