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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현대차 정의선의 ‘차이나’ 쇼크

충당금만 없었다면... 3분기, 역대급 실적 달성할 수 있었던 현대차
자동차 판매량 회복된다고 하지만... 현대차 중국 법인 적자만 1.3조
베이징현대, 역대급 불황…영업손실만 사드 사태 있었던 2017년比 10배
포기할 수 없는 中…세계 판매량 연 2000만대, 올해도 1000만대 돌파
친환경차도 중국 강세 보이는데... 현대차, 중국 점유율은 2%에 그쳐

[FETV=김현호 기자] 역대급 실적을 점쳤던 현대자동차가 3분기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충격에 빠졌다. 상반기 실적 부진을 딛고 판매 확대를 달성했지만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서 맥을 못추는 상황이다. '세타2' 엔진 리스크로 인한 천문학적 충당금도 3분기 성적표를 악화시킨 주된 이유중 하나다. 특히 중국의 경우 친환경차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란 점도 정 회장의 고심을 키우는 대목이다. 

 

◆현대차, 코로나에도 3분기 역대급 실적...왜?=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7조5758억원, 영업손실은 3138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적자는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한 이후 처음으로 이는 세타2 직분사(GDI) 엔진에 관한 품질비용 2조1000억원을 충당금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규모 충당금 설정이 없었다면 현대차는 역대급 실적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충당금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81.2% 오른 1조8000억원을 기록했을 것이고 마진율도 17분기 만에 가장 높았을 것”이라며 “그랜저, 제네시스 등 신차와 고가 차종 믹스 확대가 지속되면서 7780억원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판매량도 크게 확대됐다. 현대차의 3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99만7842대로 전년 대비 9.6% 감소했지만 국내시장은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효과로 판매량이 21% 이상 늘었다.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중교통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했고 여행수요가 감소하면서 자동차 구매 의욕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손실, 또 손실…중국 내 존재감 없는 현대차=3분기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중국에서는 좀처럼 존재감을 키우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은 전 세계 자동차 시장 가운데 내수 규모가 가장 큰 곳이며 친환경차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핵심 지역으로 분류된다.

 

현대차가 공시한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BHMC)는 3분기에 매출 4조6070억원, 영업손실은 7804억원이 발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33.8% 감소했으며 적자규모는 2847억원 증가했다. 올해 베이징현대의 영업손실 규모는 1조3204억원으로 2019년(-5234억원)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사드 사태가 발생한 2017년(-1594억원) 보다 무려 10배 가량 상승했다.

 

대규모 적자가 발생한 이유는 판매량 감소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 내 현대차의 도매 판매량은 2016년에 110만대를 넘었지만 지난해에는 65만대까지 추락했다. 올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베이징현대의 판매량은 1분기에는 10만8288대로 전년 대비 43.3% 감소했고 2분기에는 16.4% 줄어든 11만8000대, 3분기는 28.9% 떨어진 11만5000대로 총 34만여대에 그쳤다.

 

 

◆현대차, 세계 최대 시장 중국 공략할 수 있을까=현대차의 지역별판매비중 가운데 중국은 지난해 기준 16%로 한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아 친환경차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국 내 점유율 확보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2000만대 이상의 연간 판매량이 발생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도 1000만대 이상의 자동차가 판매됐고 이는 2위 시장인 미국에 비해 약 400만대 높았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중국의 강세가 눈에 띈다. 자동차 시장 조사기관 마크라인스(Marklines)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12년부터 올해까지 전 세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가운데 가장 많은 42.5%의 비중을 기록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했지만 중국의 회복세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중국은 이른 코로나 탈출과 낮은 기저효과로 다른 국가 대비 회복세가 빠르다”며 “2021년은 중국의 회복에 주목해야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은 내연기관차 퇴출 로드맵에 따라 전기차 판매량 확대가 예측된다. 앞서 중국 자동차공정학회는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를 퇴출하겠다”고 공언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영업전략가로 통하는 이광국 사장을 중국 사업 총괄 자리에 선임하며 변화를 모색했다. 이 사장은 중국과 별다른 접점이 없는 인물로 업계에서는 그동안 중국 전문가를 인사배치 했던 과거의 선례와 달리 파격적인 선택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중국 내 점유율은 2% 초반에 그치며 힘을 못 쓰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