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안재현 SK건설 사장이 올해 3분기 기대 이하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일회성 비용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한 게 실적부진의 주요 이유다. 현금흐름도 악화되면서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지 않았던 상반기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SK건설은 올해 실적 강화를 위해 신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어서 안 사장은 입장에선 부진한 성적표가 난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SK건설이 올해 최고 실적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 안 사장의 위기 극복 리더십이 중요진 모양새다.

◆영업이익 급감한 SK건설…왜?=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건설이 공시한 3분기 별도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7734억원, 영업이익은 160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8.2%, 60% 이상 감소한 것이며 전분기 대비로도 11.8%, 79% 이상 급감했다. 심지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73억원을 기록하며 재무상태도 악화됐다.
SK건설 관계자는 “공사 선급금이 증가한 영향으로 현금흐름이 악화됐다”며 영업이익이 감소한 이유에 대해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외 사업에서 공사기간이 지연돼 추가 원가가 반영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실제 SK건설은 에콰도르 에스메랄다스 정유공정 현대화 공사에만 손상차손 362억원을 반영했다.
◆해외사업 부진 예상되지만... 신사업으로 돌파구 찾아=국내 건설업계는 주택과 플랜트 사업을 통해 수익을 올리지만 내년에는 분양가 상한제와 코로나19의 여파로 업황 불황이 예상된다. 김치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분양가 상한제는 분양세대수 감소로, 코로나19는 유가 하락과 건설현장 공기 지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SK건설은 플랜트 사업의 원가율 상승에 따라 실적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화공 및 발전플랜트 부문 비중이 전체 매출 가운데 60%를 넘지만 매출총이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플랜트부문의 매출총이익률은 9.9%로 주택부문(17.4%)보다 수익성이 낮았다.
이에 안재현 사장은 전통적인 수익원에서 벗어나기 위해 친환경사업부문을 신설해 사업부문장을 맡아 신사업 발굴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하·폐수 처리부터 폐기물 소각·매립까지 할 수 있는 국내 최대 환경플랫폼 기업인 EMC홀딩스를 1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안재현 사장은 당시 “이번 인수를 통해 본격적으로 친환경사업을 영위하며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앞으로 국내 환경산업의 선진화와 글로벌 환경이슈 해결을 돕는 기술력 중심의 친환경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건설은 향후 기존 플랜트 및 인프라 현장과 접목한 신사업들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23일 기준, SK건설의 올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을 사상 최대인 2970억원으로 예측했다. 원가 반영으로 손실 반영이 예상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코로나19의 영향에도 SK건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재현 사장이 시장 기대를 충족하며 실적 부진을 뒤집고 친환경부문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