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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물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품는다...산은 등에 업은 조원태號 첩첩산중

산업은행, 모회사 한진칼에 8000억원 지원
인수 이후 양사 항공여객 점유율만 54%
아시아나항공 자본잠식률만 56% 넘어
주주연합 극심한 반발, "모두 동원해 저지"

[FETV=김현호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한다. 당초 대한항공은 인수설(說)과 관련해 ‘검토중’이라고 밝혔지만 이날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인수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사실상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이 사실상 본격화하는 셈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할 경우 대한항공은 명실상무한 글로벌 10대 항공사로 거듭 태어나게 된다. 

 

하지만 넘어야할 산이 많다. 우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경영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맞대결을 펼쳤던 조현아 3자연합과의 꼬인 실타래를 풀어내야한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로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경영난과 인수과정에서 파생되는 인력구조조정 문제 등도 선결 과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발판삼아 초대형 글로벌 항공사로 비상하려는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 입장에선 모든 게 쉽지 않은 과제들이다. 게다가 민간기업에 대한 무분별한 혈세 지원이라는 사회적 여론도 조 회장과 대한항공으로선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산은, 한진칼에 8000억원 투입…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 되는 대한항공=내년 초 2조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계획한 대한항공은 산업은행의 지원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했다. 산은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에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기로 했다. 향후 산은은 EB를 보통주로 전환해 한진칼의 주주 역할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이번 지원에 따라 30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영구전환사채를 인수하고 신주인수대금 1조5000억원 등 총 1조8000억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된다. 이럴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연말까지 운영자금을 확보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게 대한항공 측의 설명이다.

 

조원태 회장은 “이번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내 항공산업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항공 산업의 구조 개편을 통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추가 공적자금 투입을 최소화하여 국민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판단이 이번 거래를 성사시킨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점유율 50% 초대형 항공사 ‘뜬다’=이번 인수가 완료될 경우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의 점유율을 합산할 경우 우리나라 항공여객 점유율은 54%가 된다.

 

이번 거래가 완료될 경우 한진그룹의 글로벌 경쟁력은 세계 10위권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해 여객과 화물운송 실적 기준, 대한항공은 19위 아시아나항공은 29위다. 인수 이후 단순 계산할 경우 세계 7위까지 뛰어오른다.

 

조원태 회장은 “인구 1억명 이하 국가는 대부분 1개의 네트워크 항공사만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대한항공은 노선망, 항공기, 공급규모 등 주요 지표에서 글로벌 초대형 항공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고 말했다.

 

◆조원태, 주주연합 반발에 대형 부채까지... ‘산 넘어 산’=이번 인수를 우리나라 항공업계는 지난 32년간 이어진 양강 구도가 독주체제로 전환된다. 조원태 회장은 “코로나19로 고사 직전에 있는 국내 항공산업의 조속한 안정을 위한 결단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양사의 부채와 주주연합의 극심한 반발은 넘어야할 산으로 분류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항공의 부채 총계는 23조원, 아시아나항공은 12조원이다. 더군다나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잠식률은 56.3%, 부채비율은 2291%에 달한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일, 기존 주주들은 아무런 보상을 받을 수 없는 무상감자까지 시행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데 90% 이상 효과가 있다고 밝혔던 화이자로 인해 항공업계는 백신수송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여객수요 회복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프랑스, 영국 등에서는 봉쇄령이 내려졌고 독일, 체코 등 일부 국가는 부분 봉쇄령까지 내려졌다. 또 미국은 지난 1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에만 20만 명이 넘게 나오면서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주주연합(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은 “법률상 허용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이를 저지할 것”이라며 극심한 반발을 하고 있다. 주주연합은 이날, “조원태 회장의 단 1원의 사재출연도 없이 오직 국민의 혈세만을 이용하여 한진그룹 경영권 방어 및 아시아나 항공까지 인수하려는 시도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