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11번가 사장.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01145/art_16046364377884_62eb2b.jpg)
[FETV=김윤섭 기자] “11번가는 쇼핑정보 취득, 상품 검색, 구매 등 쇼핑과 관련한 모든 것을 제공하고 판매하는 쇼핑의 관문인 ‘커머스 포털’로 진화해 나갈 것이다”
지난 2018년 9월 3일 11번가의 시작점에서 이상호 사장이 강조한 발언이다. 그리고 지금 11번가는 '커머스 포털' 목표를 향해 힘차게 질주하고 있다. 라이브커머스, 동영상 리뷰, 십일절 마케팅등 시장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지난해 흑자를 기록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그러나 마케팅 비용을 줄이며 수익성을 높이다 보니 쿠팡을 비롯한 경쟁업체들에 비해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장기적으로 상장을 바라보고 있는 11번가인 만큼 수익성과 재무건정성이 매우 중요하지만 기업의 성장 잠재력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올해 코로나19로 이커머스시장이 더욱 치열해졌고 쿠팡, 네이버, 롯데, 신세계 등 내노라하는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고 있어 11번가와 이상호 사장의 향후 전략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 인공지능 전문가...독립 출발 11번가 첫 대표 맡아
이상호 사장은 SK플래닛의 기술총괄을 거쳐 SK텔레콤에서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개발한 국내 인공지능 분야 전문가다. 2016년 SK그룹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 다음커뮤티케이션에서 검색부문 부문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2018년 9월 독립 출범한 11번가 대표이사에 선임됐고 2020년부터 SK텔레콤 커머스사업부장과 인터넷 포털 운영 자회사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까지 겸임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이상호 사장의 리더십 아래 11번가는 ‘커머스 포털’로의 변화의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 ‘월간 십일절’ 등의 ‘데이(Day) 마케팅’이 성공적으로 안착했고 ‘동영상 리뷰 꾹꾹’으로 고객 참여형 동영상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론칭하기도 했다.
또 최근 대세로 떠오른 라이브커머스 등을 발빠르게 선보이면서 트렌드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상호 사장은 취임 초부터“재미, 정보, 참여의 쇼핑 가치 제공하는 커머스 포털”이라는 목표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독립 출범한지 1년만에 연간흑자 14억원을 기록하면서 이커머스업계의 신선함을 일으켰다. 초저가 경쟁과 할인경쟁으로 적자가 당연했던 이커머스 시장에서 수익성을 낼 수 있다는 예시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연간 기준으로 2018년 대비 692억원의 손익 개선을 이뤄냈다.
이상호 사장은 "새 출발 원년에 흑자전환을 달성하게 됐다"며 "고객에게 커머스 포털의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면서 2020년 또 한번 성장하는 11번가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효율적인 사업을 줄이고 마케팅비용울 줄이면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 결과 매출의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는 점은 약점을 꼽히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코로나19로 이커머스 업체들이 호황을 누린 가운데 영업손실 48억원, 50억원을 기록하면서 이런 시선은 더욱 커졌다.
이상호 사장이 커머스포털을 너무 강조하면서 컨텐츠 차별화에만 집중하다보니 외형적인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11번가 십일절 페스티벌. [사진=11번가]](http://www.fetv.co.kr/data/photos/20201145/art_16046364989821_7c1975.jpg)
◆ 올 3분기 매출, 영업이익 흑자 동시 기록...“커머스포털 전략 계속”
그러나 올 3분기 다시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357억원으로 전년 대비 7.7%, 전분기 대비 5.8% 증가했다.
이상호 사장은 “그동안 11번가는 여러 시장 상황의 변화와 예측하지 못한 변수 발생에도 고객과 판매자들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를 꾸준히 강화해 왔다”며 “국내 비교불가의 쇼핑 축제 ‘십일절 페스티벌’도 성공적으로 진행해 올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호 사장이 선제적으로 도입한 라이브커머스가 효과를 봤고 이마트몰과 제휴한 장보기 서비스도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또 올 9월 이커머스 앱 순이용자수에서도 쿠팡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면서 상승세를 입증했다.
디지털 광고 전문기업 인크로스가 공개한 이커머스 플랫폼 데이터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2020년 9월 이머커스 앱 순이용자 수에서 11번가는 993만명으로 쿠팡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 사장은 지속적으로 '커머스포털'이라는 큰 그림을 내걸고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과 제휴에 힘을 싣고 있다. 이마트는 물론, 생활가전 브랜드 다이슨과 이커머스 업계 단독 제휴를 맺었고, 안마의자 1위 바디프랜드와도 제휴를 맺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과도 협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상호 사장이 커머스 포털을 앞세워 여러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컨텐츠 차별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11번가가 상장을 목포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던 점도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수익성을 내는 기업으로 탈바꿈해야했기 때문이다.
최근 탈 통신을 선언한 SK텔레콤에게 11번가는 신사업의 한 축이다. 11번가는 올 3분기에 처음으로 매출성장과 영업이익 흑자를 동시에 기록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11번가가 상장하게 되면 SK텔레콤 내 속해 있어 가려졌던 가치를 객관적으로 인정받게 되는 만큼 올해와 내년까지 외형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아야하는 것이 이상호 사장의 과제다.
■ 이상호 11번가 사장 프로필
▲ 1971년생 ▲동국대 전자계산학 학사 ▲KAIST 자연어처리 석사, 음성처리 박사 ▲2008년 NHN 검색품질랩장 ▲2012 다이알로이드 대표 ▲2016년 SK플래닛 CTO ▲2017년 SK텔레콤 AI사업단장 ▲2018년 SK텔레콤 서비스플랫폼 사업부장 ▲ 2018년 9월 11번가 대표이사 ▲ 2020년 SK텔레콤 커머스사업부장,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