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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김범석의 쿠팡, “이커머스 넘어 플랫폼으로 간다”

쿠팡, 이커머스 넘어 배달, OTT서비스, 택배 등 사업 다각화 박차
쿠팡 지난 7월 OTT회사 훅 인수...최근 관련 상표권도 출원
우버 전 CTO, 청와대 출신 변호사 등 인재영입통해 경쟁력 강화
쿠팡 공격 확장 배경엔 나스닥 상장 포석?...“정해진 것 없다”
쿠팡 지난해 적자 7000억원...“확장·투자 계속하겠다”

 

[FETV=김윤섭 기자] 쿠팡. 요즘 확장세가 무섭다. 지난해 매출 7조원을 기록하면서 경쟁사를 깜짝 놀라게 하더니 올해들어선 공격적인 국내외 인재영입에서 수천억원 규모의 천문학적인 물류센터 투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택배사업을 비롯한 광범위한 사업다각화까지 그야말로 총력전이다.

 

코로나19발 악재가 무색할 정도도 나홀로 영토확장세가 뚜렷하다. 쿠팡이 공격적인 사세 확장에 나서자 일각에서는 쿠팡이 나스닥 상장 작업을 본격화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제기하고 있다. 쿠팡의 일거수 일투족이 부러움과 시샘, 그리고 이목을 끄는 상황이다. 

 

◆ 이커머스 넘어 배달, OTT서비스, 택배 등 사업 다각화 박차=쿠팡이 국내 OTT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최근 신규 사업목적에 OTT 관련 내용을 추가하는 등 미국의 아마존처럼 콘텐츠를 활용해 e커머스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키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쿠팡은 지난 7월 싱가포르 OTT 서비스 업체인 ‘훅(Hooq)’의 소프트웨어 사업을 인수하는 등 OTT 사업 진출을 준비해왔다

 

쿠팡은 OTT서비스를 위해 지난달 13일 사업목적에 ‘온라인음악서비스제공업’과 ‘기타 부가통신서비스(온라인 VOD 콘텐츠 서비스)’를 추가했다. 또 특허청 키프리스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쿠팡와우 플레이’와 ‘로켓와우 플레이’, 이달 7일 ‘쿠팡 스트리밍’과 ‘쿠팡 플레이’, 8일 ‘쿠팡 오리지널’ ‘쿠팡 티비’ ‘쿠팡 플러스’ ‘쿠팡 비디오’, 12일 ‘쿠팡 라이브’ 등 OTT 관련 상표권을 잇따라 출원했다

 

쿠팡은 지난달 라이브 커머스 분야 경력직원 채용에 나서는 등 방송 관련 인력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쿠팡 측은 OTT 시장 진출 여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OTT 시장 진출이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SK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쿠팡의 사업목적 추가를 두고 "사실상 쿠팡의 OTT 서비스 출시가 임박했다고 봐야 한다"면서 "OTT 서비스 제공은 인터넷 플랫폼으로 가는 전철을 밟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 쿠팡 지난 7월 OTT회사 훅 인수하며 움직임 본격화=쿠팡의 OTT시장 진출설은 지난 7월 동남아 OTT 서비스 업체인 훅을 인수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이 일제히 “쿠팡은 지난 3월 청산 신청한 뒤 후크 디지털을 매입하는 거래를 체결했다”고 보도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쿠팡의 인수에 대해서 업계에서는

 

마존과 텐센트가 스트리밍 시장에 진출해 경쟁력을 키워 온 것처럼 유통사업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쿠팡이 훅의 자산을 인수한 구체적인 배경은 확실하지 않지만 아마존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로 스트리밍 시장에 진출한 것처럼 유통사업의 총체적 경쟁력 강화 차원의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면서 “한국의 아마존으로 여겨지는 쿠팡이 미국의 거대 기업인 아마존을 거울삼아 음식 배달과 디지털 경제 등 새로운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해왔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OTT 시장은 올들어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여파로 언택트 바람이 확산되면서 OTT 시장 규모가 더욱 커졌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OTT 시장 규모는 7801억원으로 추정된다. 2014년 1926억원에서 연평균 26.3%씩 신장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이커머스 업체들은 가격과 배송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해 왔으나, 최근엔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콘텐츠를 앞세워 고객들을 묶어 두는 락인(Lock-in) 전략을 취하고 있다"라며 "쿠팡은 국내 이커머스 쇼핑 사업만 하기 때문에, 아마존이나 네이버에 비해 락인이 어렵다. 이번 인수는 콘텐츠 서비스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가 굳건히 지키고 있던 배달앱 시장에서도 쿠팡의 힘이 발휘되고 있다. 아직 1위와 2위간의 격차는 크지만 성장속도가 가파른만큼 향후 성장 기댓값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서 발표한 배달대행서비스 앱 사용량 모바일인덱스 보고서 에 따르면 쿠팡이츠 월간 사용자는 지난해 8월 17만4057명에서 올해 8월에는 74만8322명으로 4.3배 증가했다.

 

앱 실 사용률을 살펴볼 수 있는 총 설치기기 대비 사용자 수 비율은 61.0%로 요기요 59.5%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이 집계한 9월 한 달간 배달앱 월간 순이용자 수(MAU)에서도 배달의민족(1318만명), 요기요(660만명)에 이어 쿠팡이츠(150만명), 위메프오(50만명) 순으로 나타났다.

 

◆ 우버 전 CTO, 청와대 출신 변호사 등 인재영입통해 경쟁력 강화=사업확장뿐 아니라 인재영입에서도 ‘로켓’의 속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해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케빈 워시를 이사회에 끌어들였고, 나이키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며 외부 회계감사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보고 등을 담당한 마이클 파커를 최고회계책임자(CAO)로 영입하면서 영입을 본격화하더니 올해에는 국내파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코로나19로 국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고 정부의 규제 등 해결 과제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 4.15 총선 이후 국회 보좌관 출신 인사와 추경빈 서울시 전 정무수석까지 부사장급으로 영입하면서 대관 업무를 강화했고 삼성그룹에서 33년간 일하며 안전관리자 출신으로는 최초로 삼성 임원이 된 유인종 안전분야 부사장과 인사 분야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쌓은 김기령 부사장도 외부에서 끌어오면서 내부를 다지기에 나섰다.

 

쿠팡의 정체성인 로켓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재영입에도 나섰다. 지난 7월 영입한 전준희 신임 부사장이 그 대표적 사례다. 전 부사장은 국내 유명 정보기술(IT)기업 창업부터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구글, 우버 등 글로벌 기업까지 다양한 개발환경을 경험한 컴퓨터 사이언스와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링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또 지난달 28일에는 강한승 전 김앤장 변호사를 경영관리총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17년 로켓배송 소송을 대리해 승소한 이후 쿠팡의 법률 자문을 맡아왔다. 강한승 대표는 청와대 법무비서관, 서울고등법원 판사, 국회 파견 판사, 주미대사관 사법협력관 및 UN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정부 대표, 헤이그 국제사법회의 정부 대표 등을 역임했다.

 

29일에는 우버를 현재의 위치까지 성장시키는데 현격한 공을 세웠다고 평가 받는 투안 팸 전 우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신임 CTO로 영입했다. 팸 CTO는 세계 최대의 승차공유 업체인 우버에서 7년간 CTO로 재직하면서연간 승차공유 횟수가 1000만 건 수준이었던 우버를 현재 세계 800개 도시에서 매년 70억 건 이상의 승차공유를 연결하는 서비스로 성장시켰다.

 

 

◆ 지난해 매출 7조 돌파...물류센터 투자 계속간다=물류센터 투자도 지속한다. 쿠팡의 대표적 전략인 ‘계획된 적자’ 전략을 유지하면서 쿠팡의 정체성인 배송에서의 경쟁력을 잃지 않겠다는 김범석 대표의 의지로 풀이된다.

 

쿠팡은 5일 충북 제천시와 대규모 물류센터 설립을 위한 투자유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올해 음성군과 김천시에 이은 3번째 대규모 물류센터 설립추진이다. 이 3곳의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금액만 3000억원을 넘어선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액 7조15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64.2% 증가한 수치며 쿠팡 자체 최고 매출이자 국내 이커머스 업체 중에서도 최대 매출 기록이다. 영업손실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7205억원으로 감소했다. 아직까진 적자규모가 높지만 적자를 줄이면서 시장에서 제기되는 불안감을 일부분 해소했다.

 

올해 코로나19로 온라인쇼핑 비중이 크게 늘면서 매출액 10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분기 거래액만 3조원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처럼 적자 폭을 줄여나간다고 가정할 때 수년내 흑자 전환의 희망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삶에 녹아든 쿠팡이 한국판 아마존으로의 진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