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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유준원 상상인 대표 "아이들에게 새로운 미래 선물하고파"

'이동성 향상 프로젝트' 진행...장애아동 2600명 전동 휠체어 보급

 

[FETV=권지현 기자] “조그만 소셜벤처 회사 하나와 기업이 만나 한 계층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것에 감탄하곤 합니다. 이 아이들이 나중에 상상인그룹과 같은 회사에도 지원할지 누가 알겠습니까? 아이들이 자라서 ‘나 어렸을 때 상상인이 지원해 줘서 토도웍스가 도움 줘서 이렇게 잘 자랐다’고 이야기해 준다면 더없이 행복할 겁니다” (심재신 토도웍스 대표)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가 아이들에게 ‘새로운 미래’를 선물하고 있다. 그동안 비용과 기술적인 한계로 성인용 휠체어를 사용해야 했던 장애 아동들에게 ‘나만을 위해 맞춰진’ 휠체어를 선사하면서 아이들이 이전에 꿈꿀 수 없었던 일상을 열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이 값진 행보는 2018년 12월 유 대표와 장애인 모빌리티기기 개발·판매 기업 ‘토도웍스’ 심재신 대표와의 우연한 만남이 시작이었다.  

 

유 대표는 토도웍스와의 업무협약(MOU)을 시작으로 ‘휠체어 사용 아동 이동성 향상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본격적인 후원사업을 본격화했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휠체어를 사용하는 아동들의 활동성과 사회성을 높여 ‘꿈꾸고 행동하는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휠체어를 통해 이동하는 약 2600명의 전국 6~13세 아동들에게 토도웍스가 개발한 전동키트가 부착된 수동휠체어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휠체어는 최근 국가 휠체어 안전 시험을 통과했고 내년부터는 시중에 보급될 예정이다. 사업비는 54억원 규모로 우선 책정됐다. 올해 9월 까지 전국 1484명의 아동들이 후원을 받았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몸에 맞지 않는 휠체어를 타는 비율은 90%가 넘는다. 국가 보조금도 나오지 않는데다 가격마저 비싸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부모들은 저렴한 가격의 성인용 휠체어를 선택하는 실정이다. 자신의 몸에 비해 훨씬 큰 휠체어를 탄 아이들은 자세를 유지하지 못해 지체 장애가 악화되기도 한다. 유 대표가 ‘휠체어 사용 아동 이동성 향상 프로젝트’에 정성을 쏟는 이유다.

 

맞춤옷 같은 휠체어를 사용하게 되자 아이들의 활동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휠체어를 지원받은 한 아동의 엄마는 “우리 아이가 이렇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적이 없다는 게 아이에게 미안해진다”고 말했다.

 

맞춤형 휠체어만 선물한 것이 아니다. 유 대표는 체육대회 ‘세잎클로버 페스티벌’을 통해 아이들에게 ‘가능성’도 전달하고 있다. 이 페스티벌은 유 대표가 휠체어를 사용해 움직이는 아동들이 다양한 체육 프로그램을 통해 신체활동과 사회성을 기르고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제안했다. 세잎클로버의 꽃말은 ‘일상의 행복’이다. 작년 6월과 9월 두차례 진행했으며 휠체어 사용 아동과 가족, 그리고 봉사자로 상상인그룹 임직원이 참여했다. 

 

같은해 4월에는 식목일을 맞아 유 대표는 아이들과 서울 종로구 소재 경희궁 공원에 2600그루의 ‘희망나무’를 심었다. 당시 아이들에게 자신의 성장과 함께 자라가는 나무를 선물하고 싶었던 유 대표는 부지를 고민하던 중 서울시에 전화를 걸어 이 같은 상황을 나누었다. 유 대표는 부지선정과 관련, 최우선 조건으로 서울시에 ‘언덕이 없고, 접근성이 좋은 곳’을 제안했다. 휠체어를 타는 아이들의 특성을 고려한 결과다. 서울시는 유 대표의 취지에 공감하고 서울 중심에 소재한 평평하고도 넓은 경희궁 공원을 내주었다.

 

 

유 대표는 올해 4월 코로나19 여파로 움직임이 더욱 제한돼 답답함을 느끼는 아이들에게 작은 활기를 주고 싶어 ‘깜짝 선물’을 보냈다. 고기·쌈채소·야채·과일 등 10여 봉지의 먹거리들이 가득 담긴 꾸러미들이 휠체어 사용 아동 1000여명에 보내졌다. 식재료들은 농협유통 하나로마트와 협업해 학교급식 등 식재료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에서 생산·구매한 제품들로 구성됐다. 8월에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세잎클로버 페스티벌’을 통해 아이들을 만날 수 없게 되자 아동들의 정서적 건강을 위해 ‘반려나무’를 선물했다.

 

상상인그룹 관계자는 “아이와 처음 만났을 때 ‘이 아이가 스스로 이동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갖게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그만큼 아이나 여건 등 상황적으로 좋지 않은 경우들이 많은데 휠체어가 제공되고 나서 6개월~1년 후에 만나면 처음 봤을 때 느꼈던 모습보다 훨씬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바뀌어 있어 보람을 많이 느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