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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뷰] 양종희 KB손보 사장, '고객중심·디지털' 시대 열다

 

[FETV=권지현 기자] "자신감은 자신의 가치를 알고 이를 믿는 데서 나온다. KB손해보험 임직원 모두 가치경영의 선도자라는 자신감을 갖고 고객 중심으로 정도 영업을 실행하자" (양종희 KB손보 사장, 올해 상반기 영업 경영전략회의에서)

 

올해로 취임 5년차를 맞은 양종희 사장이 KB손보의 새로운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보험계약자를 위한 소비자보호에서부터 기업 미래를 향한 디지털 전환까지 밑그림을 완성해 가고 있다. 그 중심에 '고객'이 있다.

 

◆ ‘뱅커’에서 '보험맨'으로 변신

 

양종희 사장은 1961년생으로 전주고와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KB국민은행 입행으로 금융권에 발을 들인 양 사장은 지점장으로 근무하던 2008년, KB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이사회 사무국장, 경영관리부장, 전략기획담당 상무, 부사장 등을 지냈다. 2016년 KB손보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으며 지난해부터 KB금융지주 보험부문 부문장을 겸임하고 있다.

 

양 사장은 취임 당시 KB손보의 목표를 ‘고객선호도 1위 보험사’로 정했다. 이에 맞춰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상품과 보장서비스 제공 등 고객 혜택 강화에 집중했다. 개인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전국 7개 고객센터와 109개의 보상센터·콜센터, 홈페이지·모바일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켰다. 또 기존의 고객지원본부를 고객부문으로 격상시켜 흩어져있던 고객 부서를 통합하고 총괄기능을 더했다. 올해는 소비자보호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 '듣기'가 소비자보호의 첫 출발

 

주간임원회의 시 양 사장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고객의소리(VOC)’ 듣기다. KB손보는 2012년부터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된 고객패널단 ‘KB희망서포터즈’를 통해 고객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있다. 그가 고객의소리를 경청하는 이유는 여기에서부터 소비자보호가 시작된다는 믿음 때문이다. 최고경영자(CEO)의 이 같은 모습에 임직원들도 적극 동참했다. KB손보는 ‘소비자보호 리포트’를 발간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소비자보호 관련 현황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성과도 거뒀다. '보험은 고객과의 약속'이라는 마음으로 고객보호에 나선 결과 보유계약 10만 건당 민원건수는 3년 연속 줄어들었다. 계량평가 부문 중 민원발생건수와 민원처리 노력에서는 업계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아 지난해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실태평가에서 최우수회사로 선정됐다. 불완전 판매율은 작년 0.05%를 기록해 0.2%이던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2019년 손보업계 평균 불완전 판매율은 0.07% 수준이다.

 

 

◆ 디지털 키워드는 ‘현장 중심’

 

양 사장은 '현장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보험계약자와 관련 업무자 모두 현장에서 효율을 경험할 수 있도록 디지털고객부문을 신설했으며 디지털전략·다이렉트·정보기술(IT)본부와 고객 관련 부서를 배치했다. 성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기업성보험 온라인간편가입서비스’를 통해 사업자가 온라인 본인인증을 통해 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해 가입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5분 이내로 줄였다. 또 법인용 차량도 개인용처럼 모바일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가입을 할 수 있는 법인차량 전용 가입시스템을 선보였다. 자동차보험 비대면 보상 프로세스를 강화하자 보상처리가 빨라졌고 비용구조도 개선됐다. 장기보상에서는 고객이 참여해 보험금을 지급받도록한 고객 주도형 서비스를 도입했다.

 

◆ 혁신 경영...‘가보지 않은 길’ 가다

 

KB손보 직원들은 2018년부터 한 달짜리 장기 유급휴가를 가고 있다. 200만원 한도에서 항공료 등 휴가비까지 지원된다. 대상 인원은 3000여명에 달하며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휴가 시작일도 매월 15일로 정했다. 직원들이 일과 삶을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양 사장이 먼저 제안한 대표적인 ‘혁신’ 사례다. 양 사장은 ‘1등 DNA 캠페인’을 통해 임직원 자긍심 고취에도 나섰다. KB손보는 2017년부터 '1등 기업문화' 확산을 위해 우수한 역량을 가진 직원들을 홍보채널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전파하고 있다. 이 캠페인을 통해 '나도 스타'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양 사장은 이 같은 사내 문화 혁신뿐만 아니라 신사업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KB손보는 지난 3월 도심형 요양시설을 표방한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 빌리지’를 오픈했다. 이 빌리지는 KB손보가 2017년 말 자회사로 설립한 KB골든라이프케어에서 선보인 첫 번째 요양시설이다. KB손보는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향후 도심형 프리미엄 요양시설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내년까지 서울과 수도권에 2, 3개의 사업장 추진이 예정돼있다.

 

양 사장은 요양시설 사업을 KB금융그룹의 대표적인 헬스케어 사업으로 성장시켜 KB손보가 ‘국내 1위 요양 사업자’로 발돋움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KB금융 브랜드의 경쟁력과 자체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제휴 사업과 요양시설 위탁운영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 올 마지막 ‘미션’...실적 회복과 4연임   

 

소비자 보호와 디지털 체계 구축으로 올 한해 바쁜 시간을 보낸 양 사장에게 실적 악화는 고민거리다. KB손보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42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6.2% 감소했다. 1분기부터 3분기까지는 1866억원의 누적 순익을 거뒀다. KB손보의 순익 하락은 보험업계가 저금리 장기화로 어려움에 처한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투자 환경마저 악화돼 해외대체투자에서 영업이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양 사장은 업계 대표 장수CEO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3연임 성공으로 KB금융의 보험 부문장을 맡고 있는 양 사장의 4연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양 사장의 임기는 오는 12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