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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클로즈업]한국판 아마존 꿈 향해 달리는 쿠팡 김범석

전 청와대 출신 강한승 변호사 영입하며 4인 대표 체제로 확대
김천시 음성군에 각각 1000억원 투자해 첨단물류센터 건립
연간 인건비 최대 270억원...“1600억원 경제효과 예상”
쿠팡, 로켓배송 통해 지난해 매출액 7조 돌파
쿠팡페이, OTT 신사업 투자도 지속...“사업다각화”

 

[FETV=김윤섭 기자] 쿠팡이 로켓배송에 이어 로켓영입으로 외형 확장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속적으로 나스닥 상장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리스크 관리와 외형 확장을 통한 상장 준비를 위한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상반기에만 1만명 이상 고용을 진행하면서 인적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코로나 방역비로만 연내에 5000억원 이상을 사용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쿠팡이 올해 외형 성장을 어느 수준까지 이룰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 전 청와대 출신 강한승 변호사 영입하며 4인 대표 체제로 확대=쿠팡의 인재영입은 지난해부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질적 성장이 동반되지 못하는 외형 확대는 향후 경쟁에서 뒤쳐질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케빈 워시를 이사회에 끌어들였고, 나이키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며 외부 회계감사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보고 등을 담당한 마이클 파커를 최고회계책임자(CAO)로 영입했다. 쿠팡이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지속되는 이유기도 했다.

 

올해에는 국내파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코로나19로 국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고 정부의 규제 등 해결 과제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쿠팡은 지난 4.15 총선 이후 국회 보좌관 출신 인사와 추경빈 서울시 전 정무수석까지 부사장급으로 영입하면서 대관 업무를 강화했고 삼성그룹에서 33년간 일하며 안전관리자 출신으로는 최초로 삼성 임원이 된 유인종 안전분야 부사장과 인사 분야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쌓은 김기령 부사장도 외부에서 끌어오면서 내부를 다지기에 나섰다.

 

쿠팡의 정체성인 로켓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재영입에도 나섰다. 지난 7월 영입한 전준희 신임 부사장이 그 대표적 사례다. 전 부사장은 국내 유명 정보기술(IT)기업 창업부터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구글, 우버 등 글로벌 기업까지 다양한 개발환경을 경험한 컴퓨터 사이언스와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링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우버로 이직해 점프 자전거, 킥보드 공유사업 등 1인용 이동수단인 '마이크로 모빌리티', 우버와 대중교통 정보를 실시간 연계하는 '우버 대중교통 서비스' 등 우버의 핵심 프로젝트를 직접 설계하고 리딩했다.

 

쿠팡은 지난 28일 28일 강한승 전 김앤장 변호사를 경영관리총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17년 로켓배송 소송을 대리해 승소한 이후 쿠팡의 법률 자문을 맡아왔다.

 

강한승 대표는 청와대 법무비서관, 서울고등법원 판사, 국회 파견 판사, 주미대사관 사법협력관 및 UN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정부 대표, 헤이그 국제사법회의 정부 대표 등을 역임했다.

 

강 대표 영입으로 쿠팡은 김범석 대표, 고명주 인사총괄 대표, 박대준 신사업 부문 대표, 강한승 경영관리총괄 대표 등 4인 각자 대표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29일에는 우버를 현재의 위치까지 성장시키는데 현격한 공을 세웠다고 평가 받는 투안 팸 전 우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신임 CTO로 영입했다.

 

팸 CTO는 세계 최대의 승차공유 업체인 우버에서 7년간 CTO로 재직하면서연간 승차공유 횟수가 1000만 건 수준이었던 우버를 현재 세계 800개 도시에서 매년 70억 건 이상의 승차공유를 연결하는 서비스로 성장시켰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기업들에서 기술을 통해 빠른 성장을 현실로 이뤄냈던 팸 CTO의 경험은 쿠팡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팸 CTO는 “쿠팡은 날마다 고객의 기대 수준을 높이는 회사”라며 “ 많은 기술 기업들이 고객들이 이동하고 쇼핑하고 여가를 즐기는 방식을 바꿔 왔지만, 쿠팡은 말 그대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는 회사다. 세계인들의 삶을 바꾸겠다는 큰 비전을 가진 회사에 합류해 함께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은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말했다.

 

◆ 김천시 음성군에 각각 1000억원 투자해 첨단물류센터 건립=첨단물류센터 투자도 코로나19가 무색할 만큼 이어가고 있다. 우선 경북 김천시에 1000억원을 투자해 로켓생활권 확장을 위한 첨단물류센터를 짓는다.내년부터 2년간 1000억원을 투자하며 넓이만 축구장 12개에 달한다. 쿠팡 김천 첨단물류센터는 대구, 대전 물류센터를 지원함과 동시에 경북 서북부 지역의 물류 허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쿠팡에 따르면 이번 투자는 김천시 5년내 투자 유치 건 중 손 꼽히는 규모로 물류센터 인력을 포함해 배송인력 등 최대 1000명의 신규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성별, 나이에 제한없이 여성과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지역주민을 우선 채용해, 일자리 사각지대 해소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또 한국은행 산업연관표에 따르면 첨단물류센터 건설기간 동안 지역경제유발효과는 2022년까지 약 1600억원으로, 취업유발효과는 약 650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규모 물류센터 설립에 따른 쿠팡의 지역 고용 인건비 지출만 최대 270억원으로 추산된다. 쿠팡은 올해 코로나19 대비로 연간 5000억원의 추가 지출 예상하고 있지만, 지역경제 활성화와 상생, 고객경험을 위한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쿠팡은 지난 7월에도 음성군 지방산업단지에 대규모 첨단물류센터인 '금왕 물류센터'를 설립하고 전국 로켓배송 생활권 구축을 위한 물류 인프라 확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왕 물류센터는 약 3만 평 규모로 오는 2021년 8월에 완공될 예정이며 총 투자 비용은 1000억원에 이른다. 쿠팡은 금왕 물류센터를 충청도 전역의 로켓배송을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 쿠팡, ‘로켓배송’ 통해 지난해 매출액 7조 돌파=쿠팡이 이처럼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지난해 매출 7조를 돌파하며 과감한 투자의 결실을 얻었기 때문이다. 쿠팡은 연결 기준 2019년 매출액 7조 153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64.2% 증가한 수치며 쿠팡 자체 최고 매출이자 국내 이커머스 업체 중에서도 최대 매출 기록이다. 영업손실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7205억원으로 감소했다.

 

쿠팡은 지난 2018년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고 2014년부터 누적적자 3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매출액 10조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지난 1분기 거래액만 3조원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 측은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 와우배송 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된 점, 가전과 신선식품 등 주요 카테고리가 빠르게 성장한 점, 고객 수가 꾸준히 늘어난 점이 매출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재구매율과 구매 단가가 올라가면서 물류 효율이 올라갔다는 설명이다. 현재 쿠팡 회원은 약 2500만명으로 추정된다.

 

사업다각화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사업에서 경쟁력과 성장성을 찾는다는 계획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싱가포르 OTT 서비스인 ‘훅’의 소프트웨어 자산을 인수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쿠팡은 지난 3월 청산 신청한 뒤 후크 디지털을 매입하는 거래를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쿠팡 관계자는 “확인해 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구체적인 가격과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혹은 2015년 싱가포르텔레커뮤니케이션스, 소니픽쳐스텔레비전, 위너브라더스엔터테인먼트가 만든 합작사로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전역에 영화와 드라마 시리즈를 제공했지만 경쟁에 밀려 지난 3월 청산 신청을 하고 4월 말 서비스를 중단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쿠팡의 이번 인수에 대해 아마존과 텐센트가 스트리밍 시장에 진출해 경쟁력을 키워 온 것처럼 유통사업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쿠팡이 훅의 자산을 인수한 구체적인 배경은 확실하지 않지만 아마존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로 스트리밍 시장에 진출한 것처럼 유통사업의 총체적 경쟁력 강화 차원의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면서 “한국의 아마존으로 여겨지는 쿠팡이 미국의 거대 기업인 아마존을 거울삼아 음식 배달과 디지털 경제 등 새로운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해왔다”고 분석했다.

 

◆ 쿠팡페이, OTT 신사업 투자도 지속...“사업다각화”=현재 OTT 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여파로 시장 규모는 더욱 커졌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OTT 시장 규모는 7801억원으로 추정된다. 2014년 1926억원에서 연평균 26.3%씩 신장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이커머스 업체들은 가격과 배송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해 왔으나, 최근엔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콘텐츠를 앞세워 고객들을 묶어 두는 락인(Lock-in) 전략을 취하고 있다"라며 "쿠팡은 국내 이커머스 쇼핑 사업만 하기 때문에, 아마존이나 네이버에 비해 락인이 어렵다. 이번 인수는 콘텐츠 서비스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가 굳건히 지키고 있던 배달앱 시장에서도 쿠팡의 힘이 발휘되고 있다. 아직 1위와 2위간의 격차는 크지만 성장속도가 가파른만큼 향후 성장 기댓값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서 발표한 배달대행서비스 앱 사용량 모바일인덱스 보고서 에 따르면 쿠팡이츠 월간 사용자는 지난해 8월 17만4057명에서 올해 8월에는 74만8322명으로 4.3배 증가했다.

 

앱 실 사용률을 살펴볼 수 있는 총 설치기기 대비 사용자 수 비율은 61.0%로 요기요 59.5%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이 집계한 9월 한 달간 배달앱 월간 순이용자 수(MAU)에서도 배달의민족(1318만명), 요기요(660만명)에 이어 쿠팡이츠(150만명), 위메프오(50만명) 순으로 나타났다.

 

배민 MAU는 지난해 9월 1030만명에서 올해 9월에는 1318만명으로 증가했지만, 요기요는 같은 기간 731만명에서 660만명으로 줄어들면서 시장 판도의 변화가 시작된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같은 기간 쿠팡이츠 MAU는 34만명에서 150만명으로, 위메프오는 8만명에서 50만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김범석 대표의 목표는 쿠팡이 소비자들의 삶에 완벽히 녹아드는 것이다. 쿠팡 없는 세상을 상상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김대표의 이러한 목표는 쿠팡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올해 코로나19 속 언택트 소비가 자리잡으면서 연매출 10조원을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처럼 적자 폭을 줄여나간다고 가정할 때 수년내 흑자 전환의 희망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삶에 녹아든 쿠팡이 한국판 아마존으로의 진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