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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뷰] '고객사랑 1등' 향해 뛰는 홍재은 NH농협생명 사장

'흑자 전환' 이어 '디지털 전환' 이끌어
효율·수익성 중심 영업 신채널 육성 집중

 

[FETV=권지현 기자] “지속가능하며 내실 있는 성장환경을 구축하고 농업인 및 고객과 소통하는 '고객사랑 1등 생명보험사'를 만들자” (홍재은 NH농협생명 대표이사 사장)

 

NH농협생명이 농업인을 포함한 고객 확보와 디지털을 접목한 신개념 서비스 제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생명보험업계 ‘빅3’를 넘어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보험사가 되고자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해가는 농협생명. 그 중심에 농협생명의 '황금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임기 2년 차 홍재은 사장이 있다.

 

1960년생인 홍 사장은 1986년 농협중앙회 입사를 시작으로 농협과 인연을 맺었다. 입사 25년 만에 농협중앙회 기업고객부 단장을 지낸 그는 이듬해 농협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4년 농협은행 자금부를 맡아 금융 실력을 쌓은 뒤 2017년 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1월 농협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홍 사장이 취임 후 맡게 된 첫 과제는 ‘흑자 전환’이었다. 그가 대표이사직을 맡기 직전인 2018년 말 농협생명은 114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적자로 돌아섰다. 취임 직후 체질개선, 리스크 관리 등에 힘쓴 결과 작년 말 당기순이익 401억원을 달성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첫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셈이다. 올해는 더욱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을 기울인 결과 상반기 순익 404억원을 기록했다. 6개월 만에 작년 한 해 치의 순익을 뛰어넘었다.

 

건강보험·종신보험·암보험 등 '보장성보험'의 비중을 재편한 것도 홍 사장이 거둔 성과다. 월납환산 초회보험료 기준 2018년 62%이던 보장성보험 비중은 홍 사장 취임 후 71%로 늘어났다. 이는 보험료 수입 증대로 이어져 보험사 본연의 모습에 더욱 충실해졌다는 평가다. 올해는 보장성 중심의 신상품 라인을 더욱 확대해 현재까지 7개의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

 

 

새로운 시도도 돋보인다. 사망보험금에 더해 기존에 납부한 주계약 보험료 전부를 돌려주는 '투플러스NH종신보험'은 출시 이후 시장에서 계속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비대면 소비 추세에 맞춰 고액 치료비 질병인 뇌출혈과 급성심근경색증을 보장하는 온라인 전용 상품 'NH온라인뇌심장튼튼보험'을 출시해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가장 주목할만한 점은 홍 사장이 만든 ‘디지털 전환’이다. 홍 사장은 작년 7월 인공지능(AI) 기반 시나리오형 챗봇 서비스인 '코리봇'을 선보인데 이어 올해만 3건의 디지털 혁신을 이뤄냈다. ‘개혁’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듯한 농협 계열사에서 그의 이 같은 행보는 파격적이라는 반응이다.

 

농협생명은 지난 7월 금융업계 처음으로 금융결제원 ‘바이오체인 인증’을 이용한 서비스를 내놓았다. 고객은 이 서비스를 통해 농협생명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이용약관에 동의하고 실명번호만 입력하면 다른 금융사에 등록한 본인의 지문·PIN번호·패턴 등으로 로그인, 보험계약대출, 보험금 청구 등 다양한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농협생명은 앞선 3월에는 알림톡과 문자로 발송하는 모바일 고객안내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1월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실손보험 간편청구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병원 앱에서 고객진료정보를 보험회사에 전송하는 것만으로 즉시 보험금 지급을 받을 수 있는 'NH8282 의료비 전자청구 시스템'을 개발해 작년 10월 금융혁신 부문 국리총리상을 수상했다.

 

농협생명은 '국민, 농민과 소통하는 고객사랑 1등 보험사'가 되기 위해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것에도 앞장서고 있다. 농협생명은 생보사 중 유일하게 '정책보험'을 운영함으로써 농촌과 농업인을 위한 농협보험의 가치실현에 나서고 있다. 의료서비스 취약지역 순회진료 봉사 활동을 통해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농업인들에게 다양한 의료복지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홍 사장의 다음 과제는 생보사 '빅3'진입이다. 생보업계는 수입보험료(올해 4월) 기준 삼성(21.7%)·한화(12.9%)·교보생명(10.4%) 등 3개사가 시장 점유율 45%를 차지하고 있다. 농협생명의 시장점유율은 8.7%로 4위에 자리한다. 앞선 순위인 교보생명과의 차이는 1.7%포인트(p)에 불과하다.  

 

다만 4위 자리마저도 지키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홍 사장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시장점유율 5.1%의 신한생명과 3.8%의 오렌지라이프가 합쳐 내년 7월 1일‘신한라이프’로 새롭게 출발한다. 현재의 시장점유율이 유지된다면 신한라이프는 농협생명을 앞지르고 업계 4위로 올라서게 된다.


이외 농협생명 보험 상품의 공제(방카슈랑스) 기반 특수성으로 인해 전속 설계사 채널 비중이 경쟁사보다 취약하다는 점도 홍 사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이에 홍 사장은 최우선적으로 효율성·수익성 중심의 중장기적인 영업 신채널을 육성할 예정이다. 신상품 공급을 통해 영업력을 지원하는 한편 채널 전반의 체질개선도 이뤄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농협생명이 보유한 전국 4700여개의 농축협 판매채널은 다른 생보사와 차별되는 가장 큰 강점인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해 고객 저변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홍 사장은 남은 올해 구체적인 목표를 ‘보장성 보험 350억원 달성’으로 정했다. 올 상반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순익 달성으로 깜짝 바람을 일으킨 그가 하반기에도 기분 좋은 레이스를 이어갈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