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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뷰] 김성현·박정림 각자대표, KB증권을 지탱하는 ‘양대 산맥’

 

[FETV=이가람 기자] KB증권이 올해 3분기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에 선정됐다. 온라인 고객을 대상으로 출시한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 ‘프라임클럽’과 탈석탄 동참, 소셜본드 및 그린본드 발행, 정기적 사회공헌활동 등 ESG(환경보호·사회책임·지배구조) 경영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사회적 이슈에 기민하게 반응하며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KB증권의 두 최고경영자(CEO)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B증권은 김성현과 박정림 각자대표이사 체계로 움직이고 있다. 김 대표는 투자금융(IB)·리서치센터·글로벌사업부문을, 박 대표는 자산관리(WM)·세일즈·경영관리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1963년 전남 광양에서 태어나 순천에서 성장한 김 대표는 연세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1988년 대신증권에 입사한 이래로 증권가를 떠난 적 없는 ‘증권맨’이다. 일찍이 위탁매매보다 IB에 관심을 가지고 회사채 시장에 뛰어드는 등 특유의 통찰력으로 초고속 승진해 기업금융팀장까지 올랐다. 대신증권을 떠나 한누리투자증권으로 이직했지만 회사가 KB국민은행에 인수되면서 KB증권 소속이 됐고, IB본부장과 부사장을 역임한 뒤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30년에 달하는 업력이 대변하는 IB전문가이자 12년째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내부인사다.

 

공사가 뚜렷해 사내에서는 치밀하고 꼼꼼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로는 직원들에게 불호령을 내리기도 한다. 반면 사석에서는 격의를 따지지 않아 소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대표는 증권가에 등장한 첫 여성 CEO다. 그 상징성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김 대표와 동갑인 박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와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체이스맨해튼은행, 조흥은행, 삼성화재, 국민은행 등 다양한 업종에서 활약했다. 내로라하는 WM전문가로 국민은행 WM그룹 부행장, KB금융지주 WM총괄 부사장, KB증권 WM부문 부사장 등 계열사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박 대표의 별명은 ‘여장부’다. 카리스마 넘치는 성격과 업무 장악력이 좋기로 자자하다. 도태되는 것을 싫어해 자료를 잔뜩 들고 다니며 새벽까지 검토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친화력과 기억력이 좋아서 직원들의 얼굴과 이름을 모두 외우고 있다고 전해진다.

 

 

KB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29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순이익 1288억원, 영업이익 2094억원을 벌어들였다. WM 사업부가 지난해 동기 대비 지난해 동기 대비 980% 이상 늘어난 1005억원의 영업이익을, IB 사업부가 32% 가까이 상승한 78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부실채권도 줄어들었다. 지난해 6월 말 1.06%였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년이 흐른 지난 6월 말 0.75%로 개선됐다.

 

그룹 차원에서 공들이고 있는 ESG가 국내 IB시장의 핵심 주제로 떠오르면서 수혜를 보기도 했다. 두 CEO는 환경전문인력을 충원하고, 은행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신재생사업 대부분을 수주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벌써 3400억원 규모의 ESG 채권 발행을 주관했다. 중소기업과 함께하는 소셜본드(2300억원)와 친환경사업에 투자하는 그린본드(1100억원) 발행을 주관하며 ESG 채권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3일에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엔씨소프트와 합작 법인을 구성했다. 기존의 금융서비스에 자산운용 플랫폼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간편투자 증권사를 선보이겠다는 목적이다. 이 새로운 형태의 증권사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자산운용을 실행하고 AI 프라이빗 뱅커(PB)가 자문을 진행하게 된다. 서비스 대상도 고액자산가가 아니라 대중이다.

 

줌인터넷과도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카카오페이, 토스 등 빅테크 업체들의 증권업 진출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젊은층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손잡았다. 신기술 기반 테크핀 비즈니스를 통해 금융소비자 편익을 증대시킬 계획이다.

 

일본의 대형증권사 닛코증권과 IB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 제휴 협약을 맺기도 했다. 국내 채권발행(DCM) 명가인 KB증권의 노하우와 닛코증권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두 CEO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단연 금융 사고다. 최근 박 대표는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판매사 CEO로서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통제 소홀과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통상 해임요구·직무정지·문책경고가 중징계에 해당한다. 징계 수위가 확정되면 연임과 금융권 취업이 최대 5년간 제한된다.

 

두 CEO 모두 연내 임기가 만료된다. 우수한 경영 성과에 연임이 점쳐진 것은 물론이고, 박 대표는 차기 은행장 후보로 거론되기까지 했다. 두 CEO의 경영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하지만 금감원이 금융사 CEO를 처벌할 법적 근거가 부족해 징계를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중징계가 떨어진다고 해도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계속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프로필

▲1963년 전남 광양 출생 ▲1988년 대신증권 입사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1988년 대신증권 입사 ▲2003년 한누리투자증권 ▲2008년 KB투자증권 ▲2017년 KB증권 부사장 ▲2019년 1월 KB증권 대표이사 취임 ▲2019년 12월 KB금융그룹 기업투자금융부문장 겸직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프로필

▲1963년 서울특별시 출생 ▲1986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1986년 체이스맨해튼 입사 ▲1994년 조흥은행 ▲1999년 삼성화재 ▲2004년 KB국민은행 ▲2016년 KB국민은행 부행장 ▲2017년 KB금융지주 부사장 ▲2019년 1월 KB증권 대표이사‧KB금융그룹 자본시장부문장 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