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 키움증권 사장. [사진=키움증권]](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939/art_1601199167713_8d2307.jpg)
[FETV=이가람 기자] 키움증권이 다시 한 번 ‘위탁매매 강자’의 면모를 드러냈다.
키움증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거래가 급증하며 역대급 실적을 냈다. 지난 2분기 매출액 2조787억원, 영업이익 3139억원, 순이익 2215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대비 195%, 380%, 317% 증가했다.
키움증권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28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118억원)보다 7.74% 늘었다. 이 가운데 위탁매매 부문의 수익 비중이 70%에 육박한다. 경쟁사의 위탁매매 사업 기여도가 평균 40%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준이다. 개인주식시장 점유율 1위는 올해에도 키움증권이 쉽게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 상승세도 눈에 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첫 주식 시장 개장일인 지난 1월 2일부터 상반기 마지막 거래일인 6월 30일까지 주요 증권사 중 키움증권만 주가가 상승했다. 이 기간 7만9000원에서 8만7200원으로 10% 이상 올랐다. 자기자본 규모가 키움증권보다 훨씬 큰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모두 적게는 10%, 많게는 30% 떨어졌다.
이 같은 성과는 시장의 흐름을 읽는 감각이 뛰어나고 디지털에 밝은 이현 키움증권 사장의 역량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다.
![이현 키움증권 사장이 지난해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 출범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939/art_16011993623856_3070a0.jpg)
◆키움 성장사와 함께하다
1957년 광주에서 태어난 이 사장은 서강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상경계열이 아닌 인문계열을 대표하는 학문을 전공했지만, 이 사장의 발걸음은 자본 시장으로 향했다. 1983년 조흥은행에 입사한 이 사장은 은행권의 업무가 전산화되는 과정을 겪었다. 이 시기에 배운 코딩 작업을 계기로 금융의 디지털화에 눈을 뜨게 된 이 사장은 1987년 동원증권 산하 동원경제연구소로 이직했다. 은행보다 유연한 증권사로 가야만 하고 싶은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였다.
이 사장은 인터넷 보급률이 크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태스크포스(TF)팀의 수장으로 동원증권의 온라인 사업을 전두 지휘하며 새로운 사업 영역 개척에 나섰다. 실명 확인 대행으로 지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하는 등 이 사장의 선구안이 빛났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키움증권(당시 키움닷컴증권) 창립 멤버가 됐다. 키움증권은 지난 2000년 국내 최초로 지점이 없는 온라인 특화 증권사라는 특징을 내세워 출범했다. 이 사장은 인터넷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주식 거래 수수료를 낮추는 전략을 펼쳤다. 그 어떤 금융사보다 비대면 시대를 먼저 열었던 것이다. 이 사장은 금융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와 디지털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키움저축은행 대표, 키움자산운용 대표 등 요직을 거쳐 지난 2018년 키움증권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됐다.
이 사장은 키움증권의 설립에 기여한 동시에 성장 기반을 갈고닦아 온 만큼 회사에 애정이 많다고 알려졌다. 그만큼 직원들도 아껴서 내부에서는 ‘아버지’로 불리며 존경을 받고 있다. 자상한 성격과 매너 있는 언행도 이 사장의 ‘덕장 리더십’을 돋보이게 만드는 데 한몫을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젊은 직원들보다 앞서 트랜드를 파악하기도 한다.
◆다음 목표는 '금융업계 아마존'
이 사장은 일찍이 유튜브가 온라인 방송 강자로 떠오를 것을 예상하고 공식 채널인 ‘채널K’를 내놨다. 올 상반기를 기준으로 6만9000명의 구독자가 모였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이 사장은 유튜브를 통해 시황과 이슈 분석, 초보 투자자를 위한 주식 이야기, 홈트레이딩시스템 및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활용법 등 투자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증권업의 디지털화를 선도한 이 사장의 다음 목표는 ‘금융업계의 아마존’이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아마존이 전 세계 모든 상품을 저렴하고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 것처럼 키움증권도 각 금융사가 출시한 상품을 저가에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다.
이 사장의 선구안이 또다시 돋보일 수 있을지, 그의 행보에 시장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프로필
▲1957년 광주광역시 출생 ▲1975년 광주 숭일고 졸업 ▲1982년 서강대 철학과 졸업 ▲1988년 고려대 경영학 석사 ▲1996년 국민대 경영학 박사 ▲1983년 조흥은행 입사 ▲1989년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 ▲2000년 키움닷컴증권 이사 ▲2007년 키움증권 전무 ▲2009년 키움증권 부사장 ▲2013년 키움저축은행 대표이사 ▲2015년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 ▲2018년 키움증권 사장